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8-12-01 03:02:16 IP ADRESS: *.131.1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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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마이너리티 영화 성적표

올해 국내 극장가에는 ‘예고된 흥행’도 있었지만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벼락같이 관객몰이에 성공한 ‘깜짝 스타’도 있었다.

올해 한국영화 최다 관객 동원 영화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예고된 흥행작이었다. 200억원의 제작비와 김지운 감독에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등 톱스타 캐스팅, 대형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등에 업은 마케팅 물량 공세로 예상만큼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더욱 뜨겁고 흥미로웠던 것은 ‘무명’의 반란이었다. 별다른 톱스타도, 거대 자본을 투입한 마케팅전도 없었지만 틈새시장을 파고들며 작품의 재미나 입소문만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이들 작품은 극장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흥행업자에게는 ‘도박’보다 더한 매력이 된다. 관객에겐 ‘발견’의 쾌감을 준다. 반면 큰 돈과 인력을 들여서도 참패한 영화도 있다. 시류를 잘못 읽었거나 작품을 잘못 만든 탓이다. 여기에는 ‘예고된 재앙’도 있고 불의의 참패도 있다. 흥행업자를 웃고 울리고, 관객에겐 관전의 재미를 준 올해의 ‘서프라이즈 히트작’과 ‘최악의 참패 영화’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

▶올해의 서프라이즈 히트, ‘테이큰’과 ‘고死’

미국 영화계에는 ‘슬리퍼 히트’라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단관이나 수십개 스크린에서 소규모로 상영하다가 입소문이 나서 수백~수천개 상영관으로 배급 규모가 늘어나 흥행을 일군 작품을 말한다. 국내의 경우에는 점차로 상영 규모를 늘려가는 환경이 애초부터 불가능하기 때문에 예상치 않은 흥행은 ‘슬리퍼 히트’라기보다는 ‘서프라이즈 히트’(깜짝흥행)가 더 적당하다.

올해 최고의 서프라이즈 히트작은 프랑스 영화 ‘테이큰’이다. 소규모 영화사인 와이즈&와이드의 첫 수입영화인 ‘테이큰’은 지난 4월 개봉해 23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60억원의 흥행수입을 거둬들였다. 비교적 싼 수입가로 들여온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외화의 흥행 검증 시장인 미국보다도 무려 1년 먼저 한국에서 선보였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 같은 흔한 선전문구조차 없었던 이 작품은 빼어난 액션 스릴러라는 입소문만으로 크게 흥행했다. 국내 대형 영화사나 할리우드 직배사의 작품이 아니라는 점도 이례적이다.

한국영화 중에서는 단연 ‘고死’가 최고의 서프라이즈 히트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범수 남규리 김범 등이 주연한 공포영화 ‘고死’는 25억원의 총 제작비가 투입돼 164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았으며, 총 매출은 103억원, 순수익은 24억원을 기록했다.

액션 스릴러 ‘뱅크잡’(55만명)과 재난영화 ‘미스트’(52만명)도 수입가를 훨씬 뛰어넘는 흥행성적을 일군 ‘중박’ 규모의 서프라이즈 히트작이며, ‘지구’는 환경 다큐멘터리라는 마이너 장르의 약점을 갖고도 2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영화 중에서는 ‘영화는 영화다’(132만명)가 기대를 훨씬 넘는 성적을 냈다.

▶작은 영화의 반란

배급규모 100개 스크린 이상의 ‘메이저리그’ 못지않게 뜨거웠던 것이 최대 수십개관에서 개봉하는 작은 영화의 ‘마이너리그’였다. 예술영화관 네트워크를 통해 주로 상영되는 이 작품들은 적은 가격으로 수입한 외화가 많다. ‘렛 미 인’이 대표적으로, 1000만원 들여 수입해 26일까지 5만명을 돌파해 손익분기점을 훌쩍 뛰어넘었다. ‘구구는 고양이다’ 역시 4만명 가까운 흥행성적을 내며 이누도 잇신 감독 작품의 흥행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이누도 잇신 감독은 국내 ‘마이너리그’의 최고 스타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 ‘황색눈물’ 등 국내 개봉작 모두가 5만~10만명의 성적을 기록했다.

‘스마트 피플’(4만6000명) ‘누들’(4만명) ‘비투스’(3만5000명) ‘피아노의 숲’(2만8000명) 등도 상업영화로 치면 수백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이다.

이러한 외화의 서프라이즈 히트작 출현은 국내에 외화 수입 붐을 가져오기도 했다. 극장시장은 줄어들었지만 외화 상영편수는 지난 10월까지 258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9편보다 늘었다.

▶예고된 재앙 혹은 불의의 참패

외화는 적은 돈으로 들여와 짭짤한 재미를 본 작품이 많았으나, 한국영화는 큰 돈을 들여 실패한 사례가 많았다. 공포영화 ‘외톨이’(7만 5000명) ‘맨데이트:신이 주신 임무’(1만2000명) ‘무림여대생’(2만5000명) ‘날라리 종부전’(3만1000명) ‘잘못된 만남’(4만9000명) 등은 대규모 제작비가 들어간 상업영화지만 흥행 스코어는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등에 가까운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헤럴드경제] 2008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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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8.12.01 03:08
*.131.158.52
허걱! [렛미인]을 천만원에 사왔다니...
흠, [뱅크잡]도 많이 남겼군!
[테이큰]! 나도 봤지만...정말 저렇게 대박을 칠 줄이야...^^

지근수

2008.12.01 11:32
*.147.156.77
흥행 여부는 하늘도 모른다고 던데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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