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9-10-13 15: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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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1]

유기전에서 죽공예전으로 옮기다
김대우 신작영화 [방자전]에 단역 출연
2009년 10월 8일 밤, 양수리 종합촬영소

김대우의 감독 데뷔작 [음란서생]에서 ‘문제의 유기전’을 접수한 통속소설 유통업자를 기억하십니까? [여는글] 11번 글을 보시면 당시의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그 작자가 이번에는 죽공예전 주인으로 변신했습니다. 아마도 통속소설 업계에서 퇴출당한 후 먹고 살기 위해 죽공예전이라도 연 모양인데 장사가 영 신통치 않은 모양입니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거리의 왕자’ 방자를 붙들고 하소연을 늘어놓고 있으니 말입니다(ㅋ).

며칠 전 양수리 종합촬영소에 다녀왔습니다. 현재 한창 프로덕션이 진행 중인 김대우 감독의 차기작 [방자전]에 단역 출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번 촬영 역시 ‘취화선 세트’에서 이루어졌는데, 현재의 죽공예전은 예전의 유기전에서 불과 몇 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묘한 감회에 사로잡혔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김대우 감독은 예전보다 훨씬 더 유연해졌고 훨씬 더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언제 보아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멋진 친구입니다.

[img2]

사진반의 김진석 선생님을 감언이설로 꼬드겨(?) 운전기사 겸 스틸작가로 대동했습니다(ㅋ). 촬영현장에는 처음 와본다며 무척 신기해했지만 이내 녹초가 되어버렸습니다. 김진석 선생님 왈, “영화 촬영이라는 게 이렇게 힘든 건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다림의 예술’입니다. 일단 크랭크인하기도 어렵지만 촬영 자체도 사람의 진을 뺍니다. 저는 오후 4시에 도착해서 한 두 시간 촬영을 지켜보다가, 6시 반쯤 저녁을 먹고, 7시부터 분장을 하고, 다시 자정이 넘을 때까지 기다리다가 가까스로 촬영에 돌입,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일정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대사라고 해봐야 고작 “이서방!” 한 마디뿐이었는데 말이죠.

김대우의 [방자전]은 ‘예측불허의 걸작’입니다. 저는 시나리오를 읽는 내내 그의 상상력에 혀를 내둘렀고,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에 사로잡혔으며, 시도 때도 없이 배를 잡고 구르다가, 급기야는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제가 출연한 장면은 방자(김주혁)가 거리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시퀀스입니다. 이 장면에서의 방자는 마치 [대부2]에 나오는 젊은 비토(로버트드 니로)와도 같습니다. 저는 그에게 굽신거리며 주책없는 하소연을 늘어놓는 죽공예전 주인이고요(ㅋ). 김대우의 [방자전]은 내년 설날 즈음에 개봉할 예정입니다. 단역으로 불러준 김대우 감독과 [방자전]의 모든 스태프 캐스트들에게 이 자리을 빌어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올립니다.

[img3]

추신: 김진석 선생님이 누굽니까? 사진작가 아닙니까! 생전 처음 방문해본 촬영현장에서 사진을 안 찍었을 리가 없지요. 김진석 선생님이 초점을 맞춘 대상은 ‘무명의 스태프와 캐스트’들이었습니다. 그의 사진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가슴이 짠해집니다. 그의 카메라에 담긴 엑스트라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김진석블로그 바로가기
영화촬영장에서의 하루, 모두가 ‘주인공’
http://blog.ohmynews.com/post9/252854

댓글 '30'

김희정

2009.10.13 16:18
김대우 감독님 신작이 촬영 중에 있군요. 어떤 작품일지 무척 궁금하네요. 더불어 심산쌤의 멋진 연기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방자전> 기대하겠습니다. *^_^* (참, 김진석 선생님은 드라마반에 언제쯤 들러주실러나? ^^)

김진석

2009.10.13 16:18
ㅎㅎ 심산선생님 연기 무지 잘하시던데요. 선생님 덕분에 좋은 경험 했습니다. 꾸벅

김진석

2009.10.13 16:21
갈겁니다. 열심히 커뮤니티 보고 있구요. 다만 4달 연거푸 주말에 강의하고 일했더니 몸이 망가져가지고요^^ 밥 열심히 먹고 보충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반에서 뵐게요. ^^

김희정

2009.10.13 16:25
넹~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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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2009.10.13 16:46
첫번째 사진.. 평소 심쌤과 큰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드네요^^ㅋ
잘 어울리세요~!^^

김명수

2009.10.13 17:26
잘 어울리시는데요 쌤~ ^^

강지숙

2009.10.13 17:33
마지막 사진에 저 비굴한 매달림. 어떤 장면일지 표정만으로도 알 것 같아요. 굿!!!

황현명

2009.10.13 17:36
쌤, 이 기회에 액팅스쿨도 함 만들어 보시죠..^^

서영우

2009.10.13 17:43
현명? 프로필 사진이 왜 이래? 혹시 또다른 현명이시면 죄송.

황현명

2009.10.13 18:01
프로필에 본인사진만 올려야헌다는 편견은 버료~~
이분이 영원불멸 정윤희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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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9.10.13 18:34
그래 세번째 사진의 저 표정...내가 봐도 넘 비굴하다...ㅋ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공식대사는 "이서방!" 한 마디인데
그나마 대사로 분류되어 있지 않고 지문 속에 묻혀있다
(시나리오반 친구들은 무슨 뜻인지 알지?)

...그런데 현장에서 김감독이 추가주문을 했다
처음에는 '화내기-구슬리기-부탁하기' 톤으로 했다가
서너 번 테이크를 가본 다음에
'알랑대기-하소연하기-애원하기'의 톤으로 추가 대사들을 해대란다!

그래서 내가 한 대사들은 이렇다...

"이서방!
(삐진듯이 이서방 어깨를 툭 치며) 자네 벌써 나를 무시하나?
(엽전 꾸러미를 이서방 손에 은근히 쥐어주며) 나, 은혜 모르는 놈 아니야?
(이서방 일행이 저지 무마하자) 아니야! 앞에 나서달라는 게 아니야!
그냥 헛기침만 몇 번 해주면 돼!
(다시 엽전 꾸러미를 들이밀며) 자, 자, 뭐...어려운 일도 아니고!
(이서방 일행이 다시 떠밀자) 그럼, 오늘 저녁에 술 한잔 어때?
내가 술 한잔 받아줄께!
(떠나가는 이서방 일행의 뒷통수에 대고 소리친다) 나 은혜 모르는 놈 아니야!
나 심가야, 심가! 이서방! 잘 좀 부탁하네~~!"

...대사들은 저렇게 많이 쳤지만
그냥 분위기만 나올 가능성도 많다
거의 BGM에 가까운 대사랄까...ㅋ

성지현

2009.10.13 18:32
쌤. 마지막 사진.. 연기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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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록

2009.10.13 19:24
아~~부럽다...부러워 하면 지는건데...이런걸보고 부러워한다면... 정상이 아닐텐데.. 근데도 부럽다... 현장이....
샘 고생하셨습니다. 영화볼때 샘나오는 씬에서 마음껏 호통하게, 한풀이하듯 웃어드리겠습니다.^^

김영희

2009.10.13 20:15
'심'가야, '심'가!^^
김작가님은 표정 포착의 대가이시군요.^^

김보경

2009.10.13 20:23
김대우 선생님은 정말 잘생기셨군요. 새삼스럽게 또 허걱.

한수련

2009.10.14 02:17
선생님 생일 축하 드리려고 전화했더니 전화기가 꺼져있던데 이거 찍으러 가셨군요!
진짜 배우 얼굴이시네요^^

정윤정

2009.10.14 03:37
액팅스쿨에 한표 더해요~!
선생님, 진짜 잘 어울리시는데요? 배우 얼굴 맞으세요

김진석 선생님 블로그 살짝 보고 왔어요. 정말 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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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로진

2009.10.14 13:19
ㅋㅋㅋㅋ
미치겠다.....사진만 봐도 짐작이 됩니다.
심샘의 연기도 가늠이 되구요.
아.....웃다 지치네요. ㅋㅋㅋㅋ
이 참에 그냥 연기반도 하나 만드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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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9.10.14 17:37
그렇지? 김대우는 언제 봐도 미남이지...?
참 근사한 친구야...^^

최상

2009.10.15 00:02
샘 귀여우세요~ㅎ 저도 맨 위 사진처럼 샘 머리 잡아보고 싶다는~~~(o^^)o

이유미

2009.10.15 00:22
감독님 옆의 심산선생님도
못지 않은 훈남이세요 ^^

안슬기

2009.10.15 21:39
마지막 사진 연기필 제대론데요!^^ㅎㅎ
올리신 대사까지 같이 읊으니 이건... ㅋㅋㅋㅋㅋ

서유선

2009.10.17 19:46
이제보니 배우얼굴이시네요 ㄷㄷㄷㄷ
이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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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님

2009.10.19 17:36
우리 심산샘은 언제 영화 만드실까?
그럼 나도 단역 출연시켜 달라고 할텐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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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9.10.20 14:42
영님아 딴 소리 말고...히말라야나 가자!
[SM클럽]으로 와보렴...^^

김수강

2009.10.21 01:40
수업 하실땐 생각 못했는데 정말 배우 얼굴이시잖아요. 리얼해요. 한컷에서 완전 몰입 연기 묻어납니다. 스크린에서 샘 얼굴 꼭 확인하고 즐거워 하겠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김영주

2009.10.21 16:24
음란서생에서 쌤 발견하고 놀란기억이 생생한데 이번엔 미리 알고봐서 찾는 묘미가 있겠는걸요.ㅎㅎ
샘의 bgm대사들 유심히 살펴 볼게요. ㅋ 기대~~~

김선아

2009.10.21 17:11
오오오..선생님...마지막 사진은 완전 연기에 몰입하신 듯^^...기대기대...완전 기대요...

장은하

2009.10.22 14:11
전 사실 음란서생에서 샘보고 손발이 오그라 들었어여..왠지 조마조마..ㅋㅋ 아는분이 직접 연기한걸 본적이 없는지라 내가 더 떨리던걸여..크크 이번에도 기대하며 보게 되겠네여~

김신애

2009.10.23 12:25
'방자전' 나오면 꼭 봐야겠네요.
심산선생님 연기가 기대돼용. 영화속 선생님 찾기!! 꼭 해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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