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11-01-23 23: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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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이탈리아||루카 구아다그니노||틸다 스윈튼||120||||루카 구아다그니노||하나, 밀라노의 만찬. 함박눈이 내린 어느 날, 레키가(家) 우두머리의 생일파티가 열린다. 눈이 세상을 평등하게 만든 바깥과 달리, 화려한 컬러가 지배하는 저택은 위계의 날이 시퍼런 곳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뽐내는 속으론 을씨년스러운 겨울 밀라노의 차가운 기운이 맴돈다. 장손이 요리사에게 경주의 우승을 빼앗긴 게 저녁 내내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그림을 버리고 사진을 선택한 손녀는 가문의 지위에 상처라도 입힌 듯 눈총을 받는다. 섬유사업을 바탕 삼아 명문가를 세운 할아버지는 근대화와 산업의 도시인 밀라노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기계를 신봉하는 그는 규칙·질서·복종·침묵의 세계를 창조했다. 그날, 할아버지는 아들 탄크레디와 장손 에도아르도에게 공동으로 사업체를 물려주겠노라고 선언한다. “나를 대신하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졸지에 부자를 경쟁자로 만들어버린다. 그는 자신은 황제이고, 레키가가 왕과 왕비와 귀족으로 구성된 사회인 줄 착각한다.

그런데 어쩌나, 로마에서 멀리 떨어진 그의 나라는 ‘Fake Empire’인 것을, 기계 및 자본과 친숙한 그의 내부엔 고귀한 피가 흐르지 않는 것을. 루키노 비스콘티,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배우를 불러오고, 파격적인 구도와 함께 엄격한 프레임을 구사하며, 옛 영화의 품격마저 수혈한 <아이 엠 러브>를 두고 많은 평자들은 비스콘티의 영화를 거론한다. 하지만 여기에 비스콘티의 비애나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분노 같은 건 없다. 오히려 조셉 로지가 이탈리아영화의 선배보다 더 큰 그늘을 지운다. 부르주아의 실내를 예리한 칼로 해부하면서도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는, 그리고 건조한 비웃음을 날리는 로지가 루카 과다니노의 곁에 서 있다.

둘, 산레모의 전원. 탄크레디의 아내 엠마는 러시아 여자다. 탄크레디의 손에 이끌려 이탈리아로 온 그녀는 자본주의사회의 휘황찬란함에 현혹돼 본명까지 버린 채 이탈리아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가족, 아내, 어머니가 되고자 언어를 배우고 교양을 쌓았으나 마음만은 위장을 하지 못하는 법이다. 가장과 허식에 지치고 고향의 향수에 젖을 때 그녀가 하는 일이라곤 러시아 음식을 만드는 것뿐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두 사건이 생긴다. 딸 엘리자베타가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는 순간, 엠마는 여성으로서 자유와 성을 생각한다. 아들의 친구 안토니오가 나타나 낯선 행복을 안긴다. 산레모의 따뜻한 햇살 아래로 엠마가 들어서는 때부터 <아이 엠 러브>는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의 영향 아래 놓인다. 런던에서 피렌체로 복귀한 만년의 로렌스가 근대 문명에 대한 환멸을 작품에 담은 것처럼, 밀라노에서 산레모를 방문한 엠마는 냉혹한 관념과 끝없는 탐욕과 차가운 기계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안토니오를 통해 자연과 인간성과 쾌락을 회복한다. 산들바람이 불고, 벌이 윙윙대는 가운데 꽃과 풀과 산딸기 사이에서 육체적 관계를 나누는 부르주아 여성 엠마와 요리사 안토니오는 귀족의 아내 코니와 사냥터지기 멜러즈에 다름 아니다.

물론 <아이 엠 러브>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어지는 마지막 만찬과 장례식 챕터에서 다시 과거로 돌아간 엠마는 마침내 정체성을 찾는다. 거울로 둘러싸인 폐쇄된 공간에서 괴물로, 비인간으로 사는 자들은 자기 얼굴을 보지 못한다. 괴물은 타자와 마주했을 때에야 자신의 추악함을 깨닫는다. 엠마와 엘리자베타가 그랬으나, 레키가의 남자들은 결코 그 영역에 들어설 수 없었다. 폭발하는 틸다 스윈턴의 연기와 존 애덤스의 음악 등 <아이 엠 러브>의 만듦새는 더없이 훌륭하지만 보편성이 낮은 탓에 울림은 적다.

글/이용철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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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1.01.23 23:34
오랫만에 만나는 이탈리아 영화다

틸다 스윈튼이 엄청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걸 알겠다
그녀는 [마이클 클레이튼]에서도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밀라노, 산레모, 런던 등 내가 가본 도시들이 나와서 반가왔다

감독이 일련의 다큐 작품들로 유명한데
그래서인지 다큐적 촬영과 편집이 돋보였다

와인 마시는 장면이 여럿 나오는데 라벨이 안보여서 서운했다
시어머니와 마시는 장면에서는 독일 리슬링 슈페트레제가 나왔는데
메이커 이름이 가물가물...

이 영화에서 요리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
요리와 관련된 영화들 중에서는 베스트에 속한다
희대야, 박헌수 감독하고 같이 꼭 봐라!
요리와 섹스...관련된 아주 멋진 커트들이 나온다

산레모 야외에서의 정사 장면은 최근에 본 그 어떤 정사 장면보다도 좋았다

하지만...예술영화 평론가들이 그렇게 입에 거품을 물고 찬양할만한 영화는 아니지 않나 싶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라고 추천은 못하겠다||6||

김무섭

2011.01.26 00:16
비스콘티와 이탈리아 후배 감독에게 브라보! 이런식의 제대로 된 멜로드라마를 자주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기를!||8||

강지숙

2011.01.26 01:02
오늘 이거 보려다가 러브&드럭스 봤어요.
후회되네요||0||
profile

박민호

2011.02.05 03:21
[아이 엠 러브]는, 러브 스토리가 아니었다..

계급(?)사회속의 한 여성과 그녀의 가족, 음식과 꿈에 대한 영화였다고 생각은 드는데,
어느것 하나, 내 눈에 만족을 느껴주거나 내 관심사는 전혀 없었던..
심산 선생님께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라고 추천은 못하겠다'고 하신 이유를 확실히 알겠던 영화..
||3||

김숙정

2011.02.18 10:47
전... 너무 좋았어요~
음악도 좋고... 연기도좋고... ||10||

김숙정

2011.03.04 13:17
1. 2등을 한경기가 무엇이더냐??
2. 수영장에서 엄마에게 전해달라던 메모는 무슨내용인거냐??
3. 마지막에 엄마에게 하고싶었던 중요한얘기란게 무엇이었니??

에도야...좀 알려다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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