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서영우 등록일: 2009-12-09 11:57:32 IP ADRESS: *.145.16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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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준비한다는건 얼마나 신나고 행복한 일이던가.
더군다나 보잘 것 없는, 아니 이미 기준규격 미달인 사람을 아껴주고 이해해주고 보듬어 주는 그 사람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건 비용 대비 최대의 효과인 것이다.우리서로 정을 나눈지 벌써 2년이 흘렀다고 한다. 각종 기념일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나였기에 우리 2주년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가을이 깊던 어느날 예상치 않게 그녀는 현관문을 조용이 들어서며 넌지지 말했다. 오늘이 우리 2년되는 날이야.그녀 손에는 작은 케익과 와인 한병이 들려 있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던가? 엊그제 같은데... 처음 손을 잡고 입을 맞추고 때마침 내리던 흰 눈을 보던 그날이.

우리는 사진을 공부했다.
사진이 좋고, 서로가 함께 하는 것이 좋았다.서로 같은 곳을 거닐고, 같은 피사체를 찍으며 미친 년놈들 마냥 배실배실 웃었다.서로 다르게 찍은 모양새에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공부했다.
때로는 파트너 처럼.

그녀는 사진을 잘 못하는게 장비탓이 아니라는걸 몸소 보여준다.
그녀가 쓰는 카메라는 5년도 더됀 구형 DSLR. 조리개를 조작하려면 단추를 두번은 눌려야 하고 렌즈는 꼬진 번들렌즈. 카메라에서 사진이라도 볼라치면 '다음'버튼을 불이나도록 눌러야 하는 그런...
그래서 선생님 카메라의 뱅글뱅글 돌리는 기능을 무척 부러워 했었지.

중고장터를 뒤지다가 우연히 싸게 나온 새 장비 하나를 발견하곤,
이거다 싶어 냉큼 사들인 카메라 하나.
그걸 받아들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던 그 모습.

그때 장비를 팔았던 사람이 보여준 사진 하나가 기억난다.
단지 멍때리다가 셔터를 눌렀다는 말에 다시 사진만 멍하니 바라보게 했던..,
그저 '얻어 걸렸다'는 말로는 '제 4회 내셔널 지오그래픽 국제 사진전(한국부문) 인물부분 대상' 수상을 설명하는겸양에 그저
쩝~

사진가와 피사체의 간극 따윈 온데간데 없고.
그 시간을 똑 떼어다 놓은것 같은.
그 사진.
올해의 사진이다.
김형욱님의 '사라진 캄의 사람들'
[img1]

덧붙임)
저자의 허락을 구하지 않았으니 게시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된다면 사진은 내려야 겠습니다. 사진 전시는 아래 링크로...
http://www.nationalgeographic.co.kr/contest/2009_contest/apply_view.asp?picType=M&seqNo=12336&mstSeq=3&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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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로진

2009.12.09 15:08
*.192.225.244
이거 사진 맞아?
무슨 박물관이 살아있다.....전시품 같애. ㅋㅋㅋ
그만큼 생소하면서도 리얼하다는 뜻.

그리고
2주년 축하한다!
(영우야! 여자는 기념일에 약하다. 잘 챙기고 잘 해라 잉? ^^)

김정한

2009.12.09 15:12
*.47.197.18
흠... 오른쪽의 저 꼬마는 깔깔이네. 말년 병장의 포쓰가~~
profile

심산

2009.12.09 15:12
*.33.43.60
와우 물론 사진 좋다! 글 좋고...
하지만, 영우야...네가 찍은 올해의 사진을 보고 싶어!^^

서영우

2009.12.09 15:45
*.145.163.157
명로진선생님//감사합니다.... 저도 기념일에 약합니다. 이제는 제 생일도 가물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_-
김정한형님//사진 자체의 포스가 장난 아니죠.
심산선생님//제가 찍은 올해의 사진... 골라서 올리겠습니다. 사진선택과제중

김진석

2009.12.09 16:08
*.12.40.230
2주년 파티해야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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