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동욱 등록일: 2009-12-21 22:18:41 IP ADRESS: *.85.2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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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6


8, 90년대 영국 음악을 좋아한다.
블러를 좋아하고, 오아시스도 괜찮고, 펫 샵 보이즈는 예술 그 자체다.

애네들 노래는 좋은 노래가 상당히 많아 가장 좋아하는게 뭔지 고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동욱이가 젤 좋아하는 8, 90년대 영국 노래는 이 놈들이 아닌 다른 놈들의 노래다.

바로 펄프의 컴온 피플이다.
왜냐? 모든것이 다 좋지만 무엇보다도 가사가 졸라게 졸라게 좋기 때문이다.

가사는 대략 다음과 같이 동욱이에게 해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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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온 그 여자애는 지식에 목말라 했지
세인트 마틴 대학에서 조각을 공부하다가, 거기서 그녀의 눈에 내가 들어온거야

그 여자앤 지 아빠가 돈이 무지하게 많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그럼 난 비싼 럼주랑 코카콜라를 마실 수 있것구나"라고 말했지
그 여자앤 "fine"라고 말했어. 그리고 나서 30초 있다가 이렇게 말했지

나는 보통 사람들처럼 살고 싶어
나는 보통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어
나는 보통 사람들과 자고 싶어
나는 너 같은 보통 사람들과 자고 싶다구
흠, 내가 딱히 뭘 할 수 있었겠어?

나는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게"라고 말했지

나는 일단 그 여자애를 슈퍼마켓으로 데리고 갔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딘가에서 시작해야만 했고, 그래서 거기서 시작한거지

내가 말했지 "네가 돈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 봐"
하지만 그 여자애는 그냥 웃으면서 말했지 "너 정말 웃기다" 나는 말했어.
"그래? 근데 여기에서 너 빼고 웃고 있는 사람 한 명도 없어"

너 보통 사람들 처럼 살고 싶은 거 확실하니?
너 보통 사람들이 보는 무엇이든 보고 싶은게 확실해?
너 보통 사람들이랑 자고 싶은게 확실해?
너 정말로 나같은 보통 사람이랑 자고 싶은거야?

하지만 그 여자애는 이해하지 못했지
그냥 웃으면서 내 손을 잡을뿐.
그래서 이렇게 말해줬지.

가게 위에 있는 아파트를 빌려.
스스로 머리를 자르고 직업을 구해
담배를 피우고 당구를 쳐
학교에 가본 적이 없는 척을 해 봐
하지만 그래도 넌 여전히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는 거지

왜냐하면 네가 밤에 침대에 누워서
바퀴벌레가 벽을 타고 기어올라가는 것을 볼 때
넌 그냥 아빠한테 전화만 걸면 모든 걸 멈출 수가 있잖아

넌 절대로 보통 사람들처럼 살지 못할거야
넌 절대로 보통 사람들이 하는 일을 하지 못할거야
너는 절대로 보통 사람들처럼 실패하지 않을거야
너는 절대로 너의 삶이 시야에서 미끄러져 나가는 걸 보지 않을거야
그리고 춤추고, 술 마시고, 막 나가지 않겠지
단지 다른 할 일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보통 사람들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불러
따라 부르면 어떻게 될지도 몰라
보통 사람들과 함께 웃어
설사 그들이 너와 네가 하는 멍청한 짓들을 보고 웃더라도 함께 웃어

넌 절대로 이해하지 못해
의미도 없이, 어떻게 해볼 수도 없이, 딱히 갈 곳도 없이 삶을 살아가는게 어떤 기분인지 말이야
넌 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라겠지
그리고 네가 왜라고 고민하는 사이에 그들은 시뻘것게 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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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 시. 사회부적응자만이 쓸 수 있는 시다.
사회부적응자라도 제대로 하면 이런 시를 쓸 수 있는 걸까?
profile

심산

2009.12.21 22:28
*.110.20.12
동욱, 마감된 거 알면서도 그냥 같이 좋은 시 감상하자고 올린 거지? 고마워...ㅋ

이동욱

2009.12.21 22:39
*.85.236.49
뭐 그냥 올린거죵. 여기 올리니 심쌤께서 댓글도 달아주시는군용. ㅋㅋㅋ
profile

심산

2009.12.21 22:43
*.110.20.12
연말 이벤트는 연말 이벤트로 끝난 거고...
이런 글을 상시적으로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
뭐 가령 메뉴제목은 [동문마당] 정도로 하고...

일단 만들면 북적대야 하는데...
새글이 잘 안올라오면 만들 이유가 없는데...
잘 판단이 안되네?

이동욱

2009.12.21 22:46
*.85.236.49
ㅋㅋㅋ 멋진 생각이신데요. 선생님.
책이든 영화든 음악이든 사진이든 수필이든
문화의 냄새가 나는 소재면 뭐든 다 환영하는 그런 게시판을 만드세요.

김정한

2009.12.24 03:04
*.47.197.18
만들어주시죠...^^
동문마당이라... 그것도 좋네요.
서로 다른 강좌를 듣는 바람에 같은 심산 동문이면서도 잘 모르는 것 보다는 훨~ 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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