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윤정 등록일: 2009-12-18 17:36:55 IP ADRESS: *.193.120.108

댓글

3

조회 수

3141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알다시피 올 해 상영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뽑은 것은 올 한해 동안 '내가' 겪은 다양한 문화적, 예술적 체험들 가운데 가장 뇌에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가을이 숨가쁘게 넘어갈 즈음 영화감상문 레포트 부탁 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양심의 불법을 넘어 사람을 아는 것이 죄라는 이유로 본 영화가 바로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는 니콜라스의 빛나는 수상에 이어 작품뿐 아니라 그 당시 영화 포스터(수중 키스신), ‘스팅’의 OST까지 유명했다.  
하지만 정작 나는 그 유명의 이유를 안지 얼마 안되었다.
단지 어둡고 우울한 모드라는 이유로 지금껏 외면했던 영화
솔직히 다시 보라면 또 보기 싫은 영화
하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즘 봐야한다고 적극 추천이다.

줄거리는 알콜 중독자 벤이 삶의 종착지로 택한 라스베가스에서 창녀 세라와 만나 비극적 짧은 사랑을 나눈다는 이야기이다.
재미로 보겠다면 한마디로 땡기는 맛이 없다.
또한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한 낯 알콜중독자와 창녀의 퇴폐적 사랑스토리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그들의 사랑은 종처럼 뇌리에, 가슴에 울린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랑’
마치 사랑의 뷔페에 신물이난 현대인들에게 사랑의 원조를 맛보이는 것과 같다.
주인공 남녀의 심리가 독특한 영상과 함께 잘 표현되어 있으며 특히 연기가 꽤 일품이다.
현재 파산된 케서방이 그때 잘나갔던 케이지를 볼 면목이 없을 듯 하다.

‘당신이 빠진 구멍’
주인공 벤이 여관 문구를 술에 취해 ‘당신이 빠진 구멍’이라고 잘못 읽고 웃는 대목은 정말 잊혀지지 않는다.
우리가 구멍에 빠진 것은 생각하지 않고 남이 구멍에 빠진 것만 보이는
역으로, 보는 우리에게 콧방귀를 뀌고 있는 셈이다.
또한 밤거리에서 마티니를 들고 벤치에 앉아 있는 벤의 모습은 얼마나 멋있는지..
(춥지만 않다면 꼭 재현하고 싶다)
우습게도 그때 세라와의 대화 나누는 장면 뒤로 전도하는 수녀들의 모습이 배경이다.
이 아이러니 한 장면을 나는 수중 키스신 보다 제1위로 삼았다.

두 주인공들이 택한 죽음과 생존의 어긋난 길이 아니었더라면 어쩌면 라스베가스를 둘이서 행복하게 떠났을지 모르는 이 영화, 덕분에 몇 일, 몇 주를 꿈속에서 까지 케서방이 나오며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있는 그대로의 사랑’법을 배우며 내 곁에 있는 사랑을 점검하고 돌아보게 했던, 내가 뽑은 올해의 영화이다.
못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한 해가 기울어가는 요즘 함께 ‘라스베가스를 떠나’ 봄은 어떨까.
profile

심산

2009.12.18 18:14
*.237.80.129
좋은 글 감사! 그런데...내가 알게 된 4번째의 '이윤정' 님인데...
혹시 우리 전에 만난 적이 있던가요?
Do I Have To Know You...?^^

이윤정

2009.12.19 13:57
*.193.120.108
강의를 낮에도 수강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낮 강의를 좀 마련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profile

심산

2009.12.19 18:25
*.110.20.12
그러니까...제가 아는 이윤정 님은 아니신 거군요?

낮 강의는 그 동안 몇 번 시도해보았습니다만
수강인원이 많지 않아 유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당분간...낮 강의 개설 계획은 없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31 주영진 동문, 영진위 애니공모전 최우수상! + 3 유대헌 2011-12-27 2515
30 이런 드라마 공모 하네요 + 4 김주영 2012-02-15 2356
29 지친 목요일, 속마음을 꺼내 읽다 + 3 심산 2012-05-15 1870
28 웹툰 스토리 작가 관심있으신 동문님~ 엄선웅 2012-07-09 2450
27 [화산03] 불암산행 2012-7-31 + 1 배영희 2012-08-01 1587
26 이우탁 동문, KBS 미니시리즈.시트콤 공모전 당선 + 3 유대헌 2012-08-20 3324
25 김민경.장현미.변지안 동문, 스크린라이터스 판 공모전 수상 + 3 유대헌 2012-09-04 2943
24 유강호 새책 <샌프란시스코에 반하다 > + 8 유강호 2012-12-05 2117
23 류주희 동문, 전주시나리오공모전 우수상 + 7 유대헌 2012-12-05 2302
22 장은경.류주희 동문, 영진위 애니메이션 최우수상 수상 + 10 유대헌 2012-12-07 2880
21 배가선 동문, 대종상단편영화제 우수작품상 수상 + 4 유대헌 2012-12-07 2804
20 신동훈 동문, 실경수상뮤지컬 부용지애 시놉시스 공모전 대상수상 + 6 유대헌 2013-02-06 2431
19 장은경 동문, 시나리오마켓 최우수상 수상 + 18 유대헌 2013-02-24 3877
18 명로진 샘 하산 기념, 몰래카메라 + 6 오명록 2013-06-12 2293
17 나재원 동문, CJ아지트 극영화부문 선정 + 21 유대헌 2013-06-19 4161
16 박효연 동문, 경북시나리오 공모전 당선 + 5 유대헌 2013-09-06 4045
15 홈피 개편을 축하드립니다 + 3 김진석 2013-10-15 1596
14 아름다운 작업실의 식구를 구해요!!!! + 4 file 차무진 2013-10-22 2774
13 이소영 동문,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 13 file 심산 2014-01-02 3567
12 유강호 동문 [LA 맛집 들여다보기] 출간 + 5 유강호 2014-01-12 4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