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백동진 등록일: 2011-01-06 16:25:14 IP ADRESS: *.65.37.7

댓글

4

조회 수

2054
[img1]

홀로 떠나는 여행은 혼자 보는 영화와 비슷하다.
영화를 본다는 목표만 있을뿐 언제 어디서 어느 영화를 보는가는 너무나 자유스러운 선택일수있기 때문이다.

개암사를 올라가는 길은 버스에 내려서 약 40분간을 걸어가야했다.내소사처럼 버스내리면 바로 앞에 있는게 아니였다.누군가와 같이 갔다면 확실하게 알아보지 않은것에 대해서 무척 미안해했을거였다.
그렇게 40분정도를 걸어올라가 개암사를 보고 내려올때였다.
다리밑에서 뭔가가 톡하고 튀어올랐다. 바로 사진속의 조놈이었다.조놈이 무엇인줄은 나도 모른다.단지 내 앞에 나타났다는 사실이 중요할듯. 난 사진기를 최대한 가까이 대고(난 줌렌즈가 없다.) 대충 뷰파인더를 멀리서 보면서 한장 찍었다.이것도 기념이리라.....
그리고 다시 길을 떠났다..한 5분정도 갔을까..차 한대가 내 옆을 지나쳐갔다.난 갑자기 아까 그 놈의 생사가 궁금해졌다.차에 깔렸을까..? 그렇담 아까 내 사진이 그놈의 마지막 사진이 되었겠군...난 끓어오르는 궁금증을 참지못해 다시 그 곳을 돌아갔다.
놈은....살아있었다.이것도 인연이면 인연이다.난 가방을 길옆에 내려놓고 아스팔트에 누워버렸다... 팔꿈치로 최대한 조심스럽게 기어서 녀석에게 다가갔다.한장...좀더 다가갔다...또 한장...팔꿈치가 아파왔다...조금더...조금더...드디어 내 매크로렌즈의 최소 촛점거리까지 다가갔다...마지막 한장.. 그게 위의 사진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뒤쪽에서 접근하였기에 찍을수있었던 사진이리라....
마지막 사진을 찍고 카메라를 내리고 녀석을 보니..참 가관이다.. 덩치는 산만한놈이 카메라를 들고 중앙선한가운데에 드러누워있다니...

떠난다는것만이 목표이고 나의 생각외에는 그 어떤한것으로부터도 자유로울수있는것.... 그것이 홀로 떠나는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profile

심산

2011.01.06 16:26
*.224.135.66
와우, 글도 사진도 So Cooool!!!

서영우

2011.01.06 16:52
*.182.111.5
역시 다가가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사진 멋져요.

김명수

2011.01.06 17:26
*.253.60.49
나는 동진씨 사진이 참 좋아!! ^^

류진희

2011.01.06 22:33
*.123.194.209
우와 ~ 글이 너무 재밌어요 . 그리고 사진 찍고 계신 모습을 상상하니 더 재밌네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91 아름다운 작업실의 식구를 구해요!!!! + 4 file 차무진 2013-10-22 2773
90 내가 뽑은 올해의 노래 [좋은길-김형중] + 4 이정환 2009-12-19 2772
89 우주와 인간의 깊이 차이 + 2 이동욱 2009-12-28 2768
88 세상에서 가장 슬픈 기타를 연주했던 사나이 + 6 심산 2011-02-07 2763
87 The Man from Earth + 4 김정한 2009-12-29 2751
86 [번개공지] 5월 16일 자전거번개 + 7 오명록 2010-05-06 2750
85 올바른 시나리오 계약을 위한 토크 콘서트에 모십니다. + 1 file 나재원 2014-07-07 2745
84 빚으심 그 큰 은혜 + 1 심산 2010-04-17 2745
83 신화, 세상에 답하다 + 7 김정한 2009-12-29 2741
82 작가의 저작권 지키는 좋은 선례 만들고 싶다 + 4 심산 2011-05-04 2738
81 [번개] 7월 25일(일) 자전거번개 오후 6시 + 5 오명록 2010-07-13 2724
80 수학능력사회영역(삼국지) + 4 김형범 2009-12-29 2692
79 쿵푸팬더2 스토리헤드 필 크레이븐 닥터링워크숍 강상균 2011-06-30 2692
78 내가 뽑은 올해의 책 #8 [만들어진 신] + 4 file 김정한 2009-12-13 2685
77 내가 만난 올해의 좆만이들 + 9 문영화 2009-12-11 2682
76 내가 뽑은 올해의 책 #5 [심산의 와인예찬] + 4 file 김정한 2009-12-09 2671
75 내가 찍은 올해의 사진 [랑탕 히말라야] + 4 file 김만수 2009-12-21 2664
74 내가 뽑은 올해의 책 #2 [언어의 진화] + 4 file 김정한 2009-12-08 2642
73 내가 뽑은 올해의 연예프로그램 [청춘불패] + 7 file 황현명 2009-12-21 2634
72 내가 찍은 올해의 사진 [메멘토 모리] #2 + 2 file 김형범 2009-12-14 2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