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김정한 등록일: 2009-12-09 01:54:23 IP ADRESS: *.47.19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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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도배 들어갑니닷!!!!!!!!

하이힐을 신은 자전거 - 장치선 뮤진트리

장치선 작가가 이 책을 출간하고 어떤 모습으로 웃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부럽다. 젠장... 은 아니고 진짜 함께 웃으며 축하인사를 건네고 싶다.

인디라이터 심화반 수업을 함께 듣던 그녀는 그 뜨거운 여름 내내 이 원고와 씨름을 하고 있었다.

얼핏 생각하면 “여자가 쓴 자전거 이야기”는 왠지 무언가 살짝 어긋난 느낌이 든다. 물론 이것 역시 내가 갖고 있는 일반적인 편견에 따른 감정적 오류이리라.

이 책 제목을 듣는 순간, 그런 편견이나 감정적 오류 따위는 그냥 날라가 버렸으니 말이다.
생각해보니 이 책의 제목은 말 그대로 “촌철살인”에 다름 아니다.

촌철-살인 寸鐵-殺人 |상위어 : 살인, 촌철
발음 : 촌ː철살인
품사 : 명사 
한 치의 쇠붙이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뜻으로, 간단한 말로도 남을 감동시키거나 남의 약점을 찌를 수 있음을 이르는 말.

(다음 국어사전 발췌)

자전거가 하이힐을 신다니! 이거야 말로 제대로 이 책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해준 그녀만의 센스가 아닌가?
(처음 이 원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리뷰를 쓰게 된다면 꼭 이 말을 해야지!’하고 맘먹고 있었다. 드디어 써먹었다. ㅋㅋ)

보통 ‘책을 쓴다’라는 말을 듣거나 ‘작가’라는 직업을 생각할 때 우리는 보통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어쨌든 전문가쯤은 되어야 두툼한 책 한 권을 완성할 내공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작가가 되고 싶다’라는 꿈은 보통 사람이 꾸기에는 너무도 높은 벽이라고 지레 포기하기 쉽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편견이 여지없이 깨진다.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장치선 작가의 ‘하이힐을 신은 자전거’라는 책이 돋보인다.
그녀는 이 책 곳곳에서 자신은 ‘자전거 전문가가 아님’을 밝히고 있다.
그냥 편하게고 스타일리쉬하게 자전거를 타고 싶어 하고, 그렇게 타고있음을 스스로 언급하면서 아마추어 바이크 족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녀는 자전거를 타기 위해 탱탱한 쫄복을 입지도 않고, 헬멧이나 보호 장구를 하지도 않는다. 그녀는 아버지의 추억 속에서 시장표 짐자전거를 이야기하고 있고 자신이 타는 자전거는 수백수천을 호가하는 장비가 아니라 십만 원 언저리면 살 수 있는 접는 자전거라고 말한다.

자전거 전문가라 말할만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코웃음을 칠만한 수준의 자전거를 갖고 있고, 여전히 능숙하게 라이딩을 하지 못하지만 그녀의 입담은 라이더들의 코를 누르기에 충분하다.
어쨌든 몇 십 년 자전거를 타고, 차 한 대 값을 투자한 사람들도 자전거에 관한 책 한 권을 내지 못했지만 그녀는 이렇듯 멋지게 “하이힐을 신은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책이 아마추어 자전거 애호가가 쓴 적당한 수준의 글장난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책을 들여다보면 여기저기에서 그녀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를 뒤졌는지 알 수 있다.
단순히 인터넷을 뒤져서 글 몇 줄 복사해온 수준은 물론 아니다.

[Part 2 스타일로 즐긴다]에는 그녀가 직접 발로, 아니 페달을 밟으며 두 눈으로 확인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북촌에서, 청담동에서, 홍대거리는 물론 저멀리 상주에 직접 가서 거리를 누비며 취재한 글을 만날 수 있다.
그녀는 북촌에서 페달을 밟으며 느끼는 감정과 함께 곳곳에 숨은 카페를 소개하고, 맛집을 알려주고 있다.
심지어 자전거를 세워두기 적당한 카페를 찾아 헤맨 이야기는 제법 그럴듯하다.
외제차가 즐비한 청담동에서 당당하게 ‘자전거도 발렛파킹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도심 속 모험담을 이야기한다.
홍대거리, 그 사람 많은 곳에서는 과연 어떻게 페달을 밟을 수 있을까? 그 답 역시 이 책에 숨어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상주라는 도시가 대한민국 최대의 자전거 천국인지도 몰랐다.

전문적으로 스피드를 즐기거나 험로를 찾아서 떠나는 MTB매니아들에게는 이 책은 심심하다 못해 하품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처럼 생활 속에서, 그냥 한강변을 따라 바람을 즐기고 싶거나 동네 한 바퀴 돌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싶어 하는 사람들, 또는 연인과 함께 자전거 데이트를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즐겁고 유쾌한 자극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장치선 작가의 자전거가 다음번엔 어떤 신발을 신을지 궁금하다.

이 책을 덮으면서 문득 드는 생각 하나...
‘맞다. 내 차 뒤에 접는 자전거 한 대가 실려 있구나.’
아침에 당장 바람 빠진 바퀴를 팽팽하게 채워야겠다.

profile

명로진

2009.12.09 11:02
*.192.225.244
정한! 접는 자전거를 트렁크에 싣고 다니는 건
지구 온난화 방지에 심각한 위협이야. ^^

김정한

2009.12.09 14:10
*.47.197.18
그렇게 접는 자전거를 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면서 타는 게 아예 안 타는 것 보다는 그나마 낫지 않을까요?^^
profile

심산

2009.12.09 15:14
*.33.43.60
오키 정한, 아예 내친 김에 '올해 인디라이터 저서 총정리' 시리즈로 가보자!^^

김정한

2009.12.09 17:47
*.47.197.18
허걱!!!
심쌤... 인디라이터 저서 중에서 제가 읽은 건 몇 권 안되는데...ㅠㅠ
profile

심산

2009.12.09 17:49
*.12.65.186
그러니까 정한, 이제부터 열라 읽어...ㅋ

장치선

2009.12.11 00:40
*.71.45.38
정한오빠!~ 완전 영광.ㅋㅋ^^ 여기서 리뷰를 보게 되다니.^^ ㅎㅎ

김정한

2009.12.13 15:36
*.47.197.18
푸헬~
영광이라뉘...
장작가의 책을 읽은 내가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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