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간다키 강물소리에 귀를 씻고
2015 심산스쿨 마나슬루 트레킹
마나슬루 트레킹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본래는 사마가온(3390m)에서 크게 원을 그리며 삼도(3780m)와 다람샬라(4460m)를 거쳐 라르케 패스(5220m)를 넘는 라운드 트레킹을 기획했었으나 남룽(2550m)을 돌파하는 순간 그것이 무모한 계획이었음을 직감적으로 깨달았습니다. 눈이 너무 많이 왔어요. 그 눈을 러쎌하며 마나슬루의 북쪽 사면으로 하산하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에 다름없을 듯 했습니다. 결국 사마가온에서 즉각 후퇴(혹은 탈출)를 결정하고 재빨리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왔습니다.
거의 20일만에 한국으로 돌아오니 너무 춥습니다. 도로는 반듯하고 건물들은 훤칠한데 너무 추워요(ㅋㅋㅋ). 마나슬루에서 찍은 사진들 중 몇 장을 골라 올립니다. 후보정 작업이라고는 그저 약간의 트리밍을 하고 콘트라스트를 준 것이 전부입니다. 현재 멤버들이 찍은 사진들을 공유하는 중인데 여기에 올린 사진들은 전부 제가 찍은 것들입니다. 셔츠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똑딱이 카메라로 장난삼아 찍은 것들이라 품질이 훌륭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저희가 보고 온 풍경들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올립니다.
이번의 마나슬루 트레킹을 뭐라고 정의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장 멋진 것은 부디 간다키 강이었습니다. 계류라고 하기에는 너무 크고 길고 넓었으며, 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멋진 계곡을 굽이굽이 용틀임치는 그런 물입니다. 제 평생 보아온 강들 중에서 단연코 가장 멋졌습니다. 마나슬루를 걷는 보름 동안 매일 이 강물 소리를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듯 합니다. 마나슬루 트레킹은 “부디 간다키 강물소리에 귀를 씻고”, “밤하늘의 별들과 구름공장 마나슬루로 눈을 씻고”, “스마트폰이나 마음 따위는 아예 꺼버리고 하염없이 걷는” 그런 길이었습니다. 돌아온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눈 앞에 그 천상의 풍광들이 어른거리는 듯 합니다.
잘 다녀오셨군요.
역시나 눈이 엄청 많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