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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9.05.26 01:03

이광재는 저의 대학후배입니다
그는 일찌기 '노무현에 인생 전부를 건' 남자지요
현재 옥중에 있는 그가 애달픈 편지를 썼군요...[통곡]

"장맛비처럼 눈물이 흐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서거 소식을 전해 들은 직후 구치소에서 고인을 기리는 장문의 편지를 썼다.

25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꽃이 져도 그를 잊은 적이 없다'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이 의원은 "21년 전 5월쯤 만났습니다. 42살과 23살 좋은 시절에 만났습니다. 부족한 게 많지만 같이 살자고 하셨지요. 사람사는 세상 만들자는 꿈만 가지고 없는 살림은 몸으로 때우고 용기있게 질풍노도처럼 달렸습니다. 불꽃처럼 살았습니다"라며 노 전 대통령의 만남과 지난 세월을 회고했다.

이 의원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함께 '좌(左) 희정, 우(右)광재'로 불릴 정도로 노 전 대통령과 정치 행보를 함께한 최측근 인물로 꼽힌다.

그는 "운명의 순간마다 곁에 있던 저는 압니다. 보았습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남자, 일을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나이를 보았습니다"라며 "항상 경제적 어려움과 운명같은 외로움을 지고 있고 자존심은 한없이 강하지만 너무 솔직하고 여리고 눈물많은 고독한 남자도 보았습니다"라고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기억했다.

이 의원은 "최근 연일 벼랑끝으로 처참하게 내몰리던 모습, 원통합니다"라면서도 "원망하지 말라는 말씀이 가슴을 칩니다. 잘 새기겠습니다"라며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 글을 통해 남긴 뜻을 따르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꼭 좋은 나라 가셔야 합니다. 바르게, 열심히 사셨습니다. 이젠 따뜻한 나라에 가세요. 이젠 경계인을 감싸주는 나라에 가세요. 이젠 주변인이 서럽지 않은 나라에 가세요"라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노 전 대통령을 보내는데 그치지 않고 유지를 받들겠다는 다짐도 했다.

"남기신 씨앗들은, ‘사람사는 세상 종자’들은 나무 열매처럼 주신 것을 밑천으로 껍질을 뚫고 뿌리를 내려 더불어 숲을 이룰 것입니다. 다람쥐가 먹고 남을 만큼 열매도 낳고, 기름진 땅이 되도록 잎도 많이 생산할 것입니다"라고도 했다.

이 의원은 "살아온 날의 절반의 시간, 갈피갈피 쌓여진 사연 다 잊고 행복한 나라에 가시는 것만 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했습니다. 끝없이 눈물이 내립니다. 장맛비처럼"이라는 말로 A4용지 4장 분량의 편지를 끝맺었다.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가려고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