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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로진

2012.02.26 23:38

이연주 님의 수강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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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인문고전은 망망대해였다. 그 속엔 꿈꾸는 고래도 있고 진주품은 조개도 있고 천연가스도 있었지만이 바다를 헤쳐 나갈 일이 너무나도 막막하고 두려웠기에 그러한 보물들은 보이지도 않았다.
아니, 나는 건질 수 없는 그림의 떡이었다.

그런 나에게 인문고전 강의는 구조선의 뱃고동 소리이며, 등대의 한 줄기 빛 과 같았다.

그 빛과 소리를 따라 매주 다양한 삶의 전문가들과 고전을 함께 읽어 가면서
우리는 함께 싱싱한 맹자도, 호메로스도, 예수도 건져 올릴 수 있었다.

어떤 때는 손목관절이 올 만큼 두껍고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며, ‘나 이런 책 읽는 여자야~’ 라고 폼 잡고도 싶었고
또 어떤 때는 이런 책을 읽어 내고 있는 스스로를 대견스러워 하기도 하면서
일요일 오후, 인문고전 수업이 데이트보다 더 즐겁고 기다려졌다.

그러면서도 아쉬운 건 책을 온전히 읽어내지 못했다는 것, 그렇게 읽다가 덮어 둔 책은
또 다시 열어보지 못하게 될 것 같은 아쉬움?
그러나 우리는 ‘일년 동안 50권을 읽는 다는 것이 가능해? 무식해서 용감한 거였어’ 라며
서로를 격려해 갈 수 있었다.
이제 고전의 맛을 보았으니, 평생 고전을 고아내고, 우려내는 것은 각자의 몫인 듯 하다.

여기서 나의 인문고전의 간증을 하자면...
나의 생명의 경향성을 파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니 나는 상황은 다르지만 항상 결국은 근본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숙명 또는 팔자, 혹은 습관이라고 부르는 나의 생명의 근원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점에서
또한 그것을 바꿀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그 힘은 고전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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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30문답에 나는 인복이 많은 여자라고 썼던 것처럼,
살아있는 고전을 만나게 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며
이제는 새로운 바다를 향해 항로를 개척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