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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로진

2012.02.25 20:03

함혜숙 님의 수강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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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꼭" 읽어 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아무도" 읽지 않는 고전.
혹은 "다시 읽어야 하는데..."라고 구라를 치게 만드는 고전.

"읽으면 좋은데.. 정말 좋은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하지만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는 제대로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아마도 내가 관심조차 없어서 귀기울여 듣지 않았겠지만.)

다만, 고전을 읽으면 왠지 똑똑해 보이고 있어 보이니까 읽어야 하는 게 아닐까
막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항상 생각만 할 뿐, 서점에 가서 고전 코너에 갔다가도
그 두께에 지레 겁먹고 돌아서기 일쑤.

그러다 영상번역가라는 직업상, 더 이상 고전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영화와 드라마는 고전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무한한 스토리를 제공하는 성경과 신화를 비롯해, 모든 할리우드 영화와 미드에는 고전이 녹아 있다.
매번 번역을 끝내 놓고서도 뭔가 찜찜한 기분...
그렇게 개인적인 필요성에 의해, 고전반을 신청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고전 읽기'에는 지식 쌓기라는 기능적인 측면만 있는 게 아니었다.
사람과의 소통, 상처 받은 마음의 위안...

사실, 고전 리스트의 모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는 못했다.
그래서 아직도 머릿속은 빈자리가 많지만, 마음만은 꽉 차 있다.
인문학을 통해 사람과 소통하고, 나 자신을 위로하는 법을 배운 것만으로 만족한다.
앞으로도 나의 고전 읽기는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