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7-06-28 0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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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련 작가, 심산스쿨 사상 최고의 계약 완료!
계약금 4천만원에 흥행 보너스 5천만원 명시

심산스쿨 출신 작가들이 세운 역대 최고의 계약 내용이 갱신되었습니다. 이 신바람 나는 쾌거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심산스쿨에 가장 많이 드나든 사람입니다. 바로 여러분이 심산스쿨에 오시면 언제든지 만나볼 수 있는, 심산스쿨 유일의 오프라인 스탭 한수련 양입니다! 한수련 작가는 바로 엊그제(2007년 6월 26일), 자신의 오리지널 시나리오 [미인도]로 심산스쿨 사상 역대 최고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계약금 4천만원에 덧붙여 흥행보너스에 대한 부분을 계약서에 명시하였는데, 개봉 이후 전국 관객수가 300만명([맥스무비] 집계 기준)을 돌파할 경우 보너스 5천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내용입니다.

한수련 작가의 계약서 작성에는 제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였습니다. 그 결과 위의 ‘보너스 지급 규정 명시’ 이외에도 몇 가지 매우 긍정적인 조항들을 삽입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뿌듯한 것은 ‘영화화권의 한시적 임대 규정’입니다. 이는 ‘저작권의 행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권리인데, 이 기회에 조금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한국영화계의 잘못된 관행상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시나리오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다”라는 항목입니다. 이 항목은 계약서 작성시 일종의 ‘매절’(권리 일체를 사들임) 형식에 따라 모든 권리를 제작자에게 넘겨줌으로써 허울뿐인 조항이 되어 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 결과 일정한 계약금을 지급하고 시나리오를 사들인 제작사가 몇 년 간 영화 제작에 착수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실제로는 제작 불가능하게 된 경우),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다른 제작사에 팔아넘길 수 없게 되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여기서 분명히 알아두어야 될 것이 있습니다. 시나리오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는 겁니다. 언제까지? 작가 사후 50년까지입니다(최근 체결 직전에 있는 한미FTA협약에 따르면 ‘사후 50년’이 ‘사후 70년’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화화권’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특정 제작사가 특정 시나리오를 독점적 배타적으로 영화화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저작권이 제대로 지켜지려면 이 ‘영화화권’에 대한 명시가 필수적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작가는 자신의 시나리오에 대한 영화화권을 특정 영화사에 일정 기간 동안 임대해줄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정 기간’이라는 것과 ‘임대’라는 개념입니다. 임대와 매절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매절은 권리의 일체를 팔아넘기는 것이고, 임대는 그 권리를 ‘일정 기간 동안 빌려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계약서 작성시 이 점에 대한 분명한 조항들을 삽입해야 됩니다. 그래야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도 영화화가 되지 않으면 다른 제작사에 그 시나리오를 팔 수도 있게 되는 것이지요.

한수련 작가의 계약서에는 이 점을 분명히 명시해놓았습니다. 즉 “계약일로부터 만 3년 이내에 크랭크인을 못할 경우, 이 계약은 무효가 되며, 작가는 제작자에게 그 동안 받은 계약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조항입니다. 매우 놀랍고 통쾌한 조항(!)이지요? 하지만 스토리텔링 분야에서 영화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는 당연시(!)되고 있는 내용입니다. 가령 박경리의 [토지], 황석영의 [장길산],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떠올려보세요. 일정 기간이 지날 때마다 서로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지요? 이 경우 역시 “소설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다, 작가는 소설의 ‘출판권’을 일정 기간 동안 특정한 출판사에 ‘임대’해줄 수 있다”는 개념이 공인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입니다.

어찌되었건, 저작권법을 개밥(!)으로 아는 영화계에서, 그것도 최초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가지고 계약하는 신인작가가, 이런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시킬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저작권을 100% 작가가 갖는다는 것은, 헌법적 의미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현행 관행 상 전혀 지켜지지 않는 일입니다. 이 규정을 제대로 관철(!)시키는 것이 제가 공동대표의 한 사람으로 있는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의 제1임무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계약이라는 것은 ‘파워 게임의 결과’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옳은 것이 곧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거지요. 한수련 작가의 계약서의 경우에도 ‘저작권 행사’에서 대부분의 경우는 “제작자에게 일임”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2가지 경우에 대해서는 ‘작가의 몫’을 분명히 챙겼지요.

그 하나는 위에 언급한 ‘영화화권의 한시적 임대’이고, 다른 하나는 ‘출판권’입니다. 즉, 한수련 작가는, 자신의 시나리오 [미인도]를, 시나리오로 출간하거나, 장편소설의 형태로 각색하여 출간하는데 있어서, 완전히 독자적인 권리(!)를 가집니다. 다시 말하여 계약의 상대방인 제작자의 의향을 타진해보거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전혀 없이 작가 개인의 판단에 따라서 ‘출판’할 수 있으며, 그 수익금 역시 독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점 역시 충무로 관행 상의 계약서와 비추어볼 때 ‘놀라운 진보’를 이룩한 조항입니다.

한수련 작가의 계약서는 기타 다른 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진보’를 쟁취해냈습니다. 이를테면 ‘성명권의 확보’ 같은 조항입니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한작가의 계약서에는 “[미인도]의 시나리오 및 영화 프린트에는 ‘시나리오 한수련’이라고 명기해야 된다”라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명권’입니다. 너무 당연해 보이지만 현재의 충무로에서는 실제로 잘 지켜지지 않는 조항입니다. 각색 작가들이 많아짐에 따라 원작자의 이름이 지워지기도 하고, 심지어 시나리오에서는 이름을 빼는 대신 ‘원안’에 이름을 써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서에 ‘성명권’을 분명히 명기한 이상 이런 류의 파렴치한 경우는 ‘법적으로’ 피해갈 수가 있게 된 것이지요. 어느 모로 보나 신인작가의 입장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계약서에 날인한 셈입니다.

이쯤에서 여러분들이 궁금해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도대체 이런 ‘파격적인’ 계약을 해준 영화사 및 제작자는 어디이고 누구인가?”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이를 밝힐 수 없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계약 당사자’가 부탁한 내용입니다. 그 이유들 중의 하나는 여타의 제작사들로부터 “신인작가에게 너무 과한 대접을 해줬다”면서 왕따(!)당할까봐 두렵다는 겁니다. 하하하...우습지요? 그리고...서글프지요? 뭐, 좋습니다. 저는 서른 살을 넘어서면서 ‘혁명’은 불가능할지 몰라도 ‘개혁’은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부류입니다. 이런 식으로, 천천히, 시나리오작가들에게 유리한 계약서를 만들어 갑시다. 사실 이번에 한수련 작가가 맺은 계약서의 수준은, 현재 충무로의 관행에 비추어 보아, 대단히 파격적인 내용입니다. 막말로 제가 공동대표의 한 사람으로 일하고 있는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소속 작가들의 경우에도 이런 수준의 계약서에 날인한다는 것이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는 저희 심산스쿨 출신 작가가 이런 ‘개혁적인’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것에 대하여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심산스쿨 사상 최고 조건의 계약을 성사시킨 한수련 작가는 그러면 언제 술을 사느냐? 안 삽니다! 지난 번처럼 “모두 다 모여!”라는 식을 모임을 준비하면 한작가 개인의 출혈(!)이 너무 클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 스쿨의 관례상’ 그냥 넘어갈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특정한 날의 특정 시간에 간단히 술 한잔 사기로 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한수련 작가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 그의 최근 계약을 ‘진심으로 축하’해줄 사람들만 오십시오. 그날이 언제냐 하면 2007년 7월 15일(일) 밤 10시입니다. 왜 그렇게 늦냐고요? 그날 저녁에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리쌍콘서트]가 열립니다. 한작가가 제게 ‘감사의 표시’로 그 콘서트 티켓을 사줘서 저와 함께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리쌍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 콘서트를 보러오세요(물론 각자의 돈으로). 리쌍을 좋아하고, 콘서트 티켓을 구입할 여력이 있다면, 저희와 함께 콘서트를 봅시다. 그렇지 않지만, 한작가의 쾌거를 축하해주고 싶고, 공짜술(!)을 얻어마시고 싶다면, 7월 15일(일) 밤 10시까지 신촌로터리 부근의 선술집 [판자집]으로 오세요. 어딘지 아십니까? 신촌로터리에서 연대 쪽으로 가다가 나오는 첫 번째 골목([홍익문고] 지나자마자 첫 번째 골목)에서 우회전하여 약 50미터 쯤 언덕길을 올라오면 나오는 선술집입니다. 영화 [야수]와 [사랑을 놓치다]의 촬영현장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간단하게 한수련 작가의 계약소식을 알리려다 너무 길어져 버렸네요. 한작가에게 예쁜 사진 좀 달라고 했더니 쑥스럽다고 빼는 바람에 제가 ‘아무 거나’ 가져와서 올린 것이 위의 사진입니다. 뭐, 본바탕이 미인이다 보니, 위의 사진도 그럭저럭 봐줄만 하지요? 한수련 작가를 아는 많은 분들은 축하와 격려의 말씀 많이 건네주시고, 시간 되시는 분들은 7월 셋째주 일요일 밤에 많이들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 거의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얼굴 맞대고 이야기하기는 쑥쓰러우니, 이 자리를 빌어 축하해 주렵니다.

수련, 정말 축하해! 너는 네 소원 그대로 ‘프로 작가’가 될 거라고 믿어. 이번에 계약한 작품 [미인도]를 그야말로 ‘빡세게’ 고치고 또 고쳐서 멋진 작품으로 만들고, 개봉 성적 역시 좋아서 계약서에 명시된 보너스도 꼭 타먹길 바래! 그리고, 보너스를 타면, 그때 다시 한번 나 멋진 콘서트에 데려가 줘..."Conglatulation! 'n Good Lu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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