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우 각본 감독 [그 강아지 그 고양이]
2013년 12월 12일(목) 전국 개봉
윤현호 작가의 [변호인]
2013년 12월 19일(목) 전국 개봉
벌써 12월이 되어 한해를 마무리해야 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올 한해는 귀머거리 꼬까옷 공주님의 패션쇼 구경을 하느라 무척 힘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고통을 4년 넘게 겪어야 한다니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힘겹고 짜증나는 일만 있는 건 아닙니다. 특히 이번 12월에는 심산스쿨 출신의 작가와 감독들이 두 편의 영화를 전국 개봉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두 편 모두 매우 참신하고 흥미진진한 영화여서 평단의 반응과 흥행 성적이 몹시 궁금해집니다.
민병우 각본 감독 [그 강아지 그 고양이]
2013년 12월 12일(목) 전국 개봉
올해 국내 사진계에서 가장 흥미로왔던 전시회는 한창민 작가의 [지난 일년](서촌갤러리, 2013년 3월 1일~17일)이었습니다. 한창민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대학 1년 후배입니다. 그의 전시회가 특별했던 것은 출품된 모든 사진작품들이 100% 아이폰으로 촬영된 것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전시장을 찾아 직접 작품들을 본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폰 사진들을 크게 인화하여 걸어놓았는데, 그 색감이며 화질이 놀랄만큼 좋았던 것입니다. 한창민은 누구에게도 사진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그저 지난 1년 동안 1만 여장의 아이폰 사진들을 찍은 다음 그 중에서 64장을 골라내어 전시회를 개최한 것입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이 모두 팔려나갔다는 점입니다. 어떤 작품은 프린트를 5점이나 새로 뽑아야 했습니다(같은 작품을 5명이 구입한 것입니다). “아마추어가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 전시회를 열었는데 모든 작품이 매진되었다.” 그것은 진정 새롭고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조만간 한창민의 책(아이폰 사진찍기 매뉴얼 에세이)도 출간된다 하니 기대가 큽니다.
심산스쿨 [심산반 23기] 출신 민병우 동문의 장편상업영화 데뷔전은 어떤 면에서 한창민 작가의 [지난 일년]을 연상시킵니다. 그는 이미 지난 2011년에 아이폰으로 촬영한 15분 짜리 단편영화 [도둑고양이들]로 제1회 olleh 국제스마트폰영화제 플래티넘스마트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폰으로 단편영화를 찍을 수도 있구나”하는 정도로 밖에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는 아이폰으로 장편상업영화를 만들어 전국의 관객들과 만납니다. 바로 2013년 12월 12일에 개봉하는 [그 강아지 그 고양이](104분, 웃음을 주는 영화)입니다.
며칠 전에 그와 통화를 했습니다. 제작비가 얼마나 들었느냐고 물었더니 “원래 책정된 제작비는 1,000만원이었는데, 촬영과정과 후반작업에서 예상치 못했던 지출이 생겨 전체 2,500만원이 투자되었다”고 하더군요. 배급은 CJ 엔터테인먼트가 맡았습니다. 현재 적어도 전국 40개 스크린을 통하여 개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십니까? 아이폰 장편상업영화의 전국 개봉도 이채로운데, 어쩌면 “큰 돈을 벌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너무 참신한 시도이고, 놀라운 결과(물론 결과는 지켜봐야 합니다만)입니다. 정말 기분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그 강아지 그 고양이]는 어떤 뜻에서 민병우 감독의 ‘원맨쇼’와 같은 작품입니다. 그가 기획 각본 감독 제작을 도맡아 했으니까요. 아마 편집도 본인이 직접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크레딧을 들여다보니 기획과 각본에서 반가운 이름이 눈에 띄는군요? 바로 민병우 감독과 함께 [심산반 23기]를 수강했던 박미라 동문입니다. 역시 같은 기수의 이보규 동문은 조감독으로 참여했습니다(이쯤 되면 거의 '심산반 23기 영화'라고 해도 되겠는데요?ㅋ). 여러분, 최소의 장비와 최저의 제작비를 들여 전국 개봉하는 민병우 감독의 [그 강아지 그 고양이]의 선전을 기원해주세요. 현재 한국영화계에는 이런 ‘패기 넘치고 참신한’ 작품들이 더 많이 제작되고 배급되어야 합니다.
윤현호 작가의 [변호인]
2013년 12월 19일(목) 전국 개봉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우리는 그립고 반가운 얼굴을 다시 한번 만나게 됩니다. 바로 노무현 전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다룬 영화 [변호인](127분, 위더스필름)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작품은 매우 조용하게 크랭크인하고 매우 조용하게 크랭크업을 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노무현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라는 것뿐입니다. 현재 제작을 끝마치고 시사회가 진행 중인데 아니나 다를까 새누리당과 일베(저는 이 두 단체가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잘 모르겠습니다)가 벌써부터 아작아작 씹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뭐 보나마나 ‘종북’이니 ‘친노’니 ‘좌빨’이니 하는 지긋지긋한 단어들을 마구 남발해대고 있겠지요.
양우석 감독의 데뷔작인 [변호인]에서 시나리오를 맡은 작가는 심산스쿨 [박헌수반 8기] 출신의 윤현호 동문입니다. 윤작가는 이미 2010년에 [나는 아빠다]라는 작품으로 시나리오작가로서의 첫 번째 크레딧을 획득한 바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변호인] 같은 시나리오를 써서 그것을 영화로 만든 윤현호 작가가 고맙습니다. 빤히 예상할 수 있는 모든 고난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이 작품에 출연해준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임시완, 이성민, 송영창, 조민기 같은 배우들도 고맙습니다. 이 작품을 연출한 양우석 감독도 고맙고, 이 작품의 배급을 맡은 NEW도 고맙습니다. 다행히 시사회에서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고 합니다. 아무쪼록 이 영화 [변호인]이 너무도 힘겨운 한해를 보내온 우리 국민들 모두(물론 새누리당과 일베는 빼고)에게 따뜻한 위로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을 전해주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두 영화 꼭 보아야겠습니다 ㅎㅎ
특히나 변호인 시사회 다녀오신 분들은 다 큰 형들도 울고 왔을정도로 감동적이라고 하던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