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9-05-25 22: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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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의 종말을 애도함

그가 마을 뒷산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한 시대가 끝났음을 알았다. 그는 바로 우리 시대였다. 누구도 그처럼 치열하게 자기를 시대 속에 던져 시대와 하나 된 삶을 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가 보여준 숭고, 그가 넘지 못한 한계 그리고 비극적 종말이 모두 그 개인의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숭고였으며, 우리 자신의 한계가 아니었던가. 그리고 그의 이 비극적인 종말은 시대가 길을 잃고 낭떠러지에서 추락한 것이 아닌가?

1979년 부마항쟁으로 장전되고, 80년 광주항쟁을 통해 발사된 시대, 모든 불의한 것들에 대한 광기 어린 분노가 총알처럼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던 시대가 불러낸 사나이가 바로 노무현이었다. 그는 광주항쟁 이듬해 이른바 부림 사건으로 체포되고 고문당해 만신창이가 된 부산의 대학생들을 변호사로서 만나면서 처음 역사에 발을 들여놓았다. 불의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 타인의 고통에 대한 순수한 공감이 아무 걱정 없던 세무 전문 변호사를 역사의 가시밭길로 불러내었던 것이다.

그 뒤 그는 역사의 부름에 언제나 자기의 전 존재를 걸고 치열하게 응답했던 소수의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그 치열함이 우리를 감동시켰고, 그 감동이 그를 끝내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까지 밀어올렸다. 그것은 그의 명예이기 이전에 한 시대가 보여줄 수 있는 치솟은 숭고였으니, 그는 우리의 자랑이었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나는 역사가 이렇게 한 걸음 더 진보한다고 믿을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5년 뒤 그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짐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청와대를 떠날 때, 내겐 더 이상 그에게 실망하고 분노할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다만 그가 고향마을에 큰 집을 지어 이사하는 것을 보고, 잠깐 그 많은 공사비가 어디서 나왔을까 궁금했을 뿐.

그런데 그가 고향 뒷산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왜 이렇게 내가 살아 있는 것이 부끄러워지는가. 그는 자기를 던졌는데 나는 왜 구차하게 살아 있는가? 그의 시대는 나의 시대이기도 했으며, 그의 실패는 나의 실패이기도 했는데, 왜 그만 가고, 나는 여기 남아 있는가.

내가 그에게 동의하든 하지 않든, 그는 치열했다. 이를테면 그가 권력이 청와대에서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말했을 때, 나는 깊이 좌절하고 실망했으나, 생각하면 그것은 그 개인의 한계가 아니라 우리 시대의 한계였다. 자본이 절대 권력이 된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그 한계 앞에서 변절하거나, 세치 혀로 한계를 넘어갈 때, 그는 자기 방식으로 시대의 한계와 끊임없이 부딪혔고, 결국 좌절했다. 그가 곧 한 시대였으니 시대의 좌절이 그에게 치명적 타격으로 돌아온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보라, 한때 우리의 사랑을 받았던 소설가가 다른 것도 아니고 광주를 팔아 노벨상을 구걸하고 있을 때, 노무현은 모욕과 멸시 속에서 구차하고 더럽게 살기보다 깨끗이 파멸을 선택함으로써, 우리 시대가 비록 실패한 시대이기는 했으나, 적어도 비겁한 시대가 아니었음을 온몸으로 증명했다.

우리 시대가 오월 광주의 죽음에서 시작되었듯이, 모든 새로운 시대는 죽음 위에서 잉태된다. 죽지 않아야 할 사람이 죽었으니 머지않아 운명의 여신은 그 핏값을 받기 위해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자들이 그에게 적용했던 그 엄격한 도덕적 잣대로 그들을 그리고 우리를 심판할 것이다. 그 심판을 피하려면 우리 자신이 정화되어야 할 것이니, 역사는 그렇게 쇄신되는 것이다.

뜨겁게 사랑했으므로 내가 미워했던 마음의 벗이여, 잘 가오. 그대 영전에 오래 참았던 울음 우노니, 그대 나 대신 죽어, 내 마음에 영원히 살아 있으리.

김상봉/전남대 철학과 교수
[한겨레] 2009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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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9.05.25 22:54
그가 투신하기 직전, 저는 KBS [영상앨범 산] 팀과 함께 취재산행을 떠났습니다
그날 오후에야 소식을 접했는데...처음에는 농담이려니...했습니다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난 다음에는...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이제야 산에서 내려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저희 심산스쿨 홈페이지에서도
그를 위한 추모게시판 정도는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빨리 글을 쓰려니...너무 힘든데
마침 제가 좋아하는 전남대 김상봉 교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는 명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교수님의 허락을 얻지 않고...그냥 이곳 [여는글]에 올립니다

그리고...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조현옥

2009.05.25 23:10
그를 지지했던, 지지하지 않았던
지금 국민들이 모두 분노하고 슬퍼하는 것은
[비트]의 '민'이와 톨스토이의 '바보이반'의 미련스러움이 혹 짜증 날 지라도
행복하길 바라는, 이를 지켜주고 싶은 그런 심정이 유린당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운명의 여신이 우리를 찾아와도 저는 정말 변명할 꺼리가 없네요...

김성훈

2009.05.25 2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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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9.05.26 01:03
이광재는 저의 대학후배입니다
그는 일찌기 '노무현에 인생 전부를 건' 남자지요
현재 옥중에 있는 그가 애달픈 편지를 썼군요...[통곡]

"장맛비처럼 눈물이 흐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서거 소식을 전해 들은 직후 구치소에서 고인을 기리는 장문의 편지를 썼다.

25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꽃이 져도 그를 잊은 적이 없다'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이 의원은 "21년 전 5월쯤 만났습니다. 42살과 23살 좋은 시절에 만났습니다. 부족한 게 많지만 같이 살자고 하셨지요. 사람사는 세상 만들자는 꿈만 가지고 없는 살림은 몸으로 때우고 용기있게 질풍노도처럼 달렸습니다. 불꽃처럼 살았습니다"라며 노 전 대통령의 만남과 지난 세월을 회고했다.

이 의원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함께 '좌(左) 희정, 우(右)광재'로 불릴 정도로 노 전 대통령과 정치 행보를 함께한 최측근 인물로 꼽힌다.

그는 "운명의 순간마다 곁에 있던 저는 압니다. 보았습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남자, 일을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나이를 보았습니다"라며 "항상 경제적 어려움과 운명같은 외로움을 지고 있고 자존심은 한없이 강하지만 너무 솔직하고 여리고 눈물많은 고독한 남자도 보았습니다"라고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기억했다.

이 의원은 "최근 연일 벼랑끝으로 처참하게 내몰리던 모습, 원통합니다"라면서도 "원망하지 말라는 말씀이 가슴을 칩니다. 잘 새기겠습니다"라며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 글을 통해 남긴 뜻을 따르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꼭 좋은 나라 가셔야 합니다. 바르게, 열심히 사셨습니다. 이젠 따뜻한 나라에 가세요. 이젠 경계인을 감싸주는 나라에 가세요. 이젠 주변인이 서럽지 않은 나라에 가세요"라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노 전 대통령을 보내는데 그치지 않고 유지를 받들겠다는 다짐도 했다.

"남기신 씨앗들은, ‘사람사는 세상 종자’들은 나무 열매처럼 주신 것을 밑천으로 껍질을 뚫고 뿌리를 내려 더불어 숲을 이룰 것입니다. 다람쥐가 먹고 남을 만큼 열매도 낳고, 기름진 땅이 되도록 잎도 많이 생산할 것입니다"라고도 했다.

이 의원은 "살아온 날의 절반의 시간, 갈피갈피 쌓여진 사연 다 잊고 행복한 나라에 가시는 것만 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했습니다. 끝없이 눈물이 내립니다. 장맛비처럼"이라는 말로 A4용지 4장 분량의 편지를 끝맺었다.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가려고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다.

정영임

2009.05.26 02:38
타인의 지극한 희생을 강요하되 그를 이해하려는 배려는 한없이 부족했으니...
심적으론 당신을 대통령으로 찍었지만 현실적 한계를 뛰어 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다른 분에게 표를 던졌는데..
당신의 이번 선택은 이런 저의 어리석음을 비웃으시는군요..

당신의 죽음은 당신을 짓밟으려는 무리에게 행할 수 있는, 힘없는 저항이었으리라 여기기에..
그런 당신이기에, 아실 겁니다, 자신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이제 뭇사람들의 비웃음과 원망들은 흐르는 물에 흘러보내시고...
당신이 남긴 숙제는 뒷사람들의 몫으로 남겨두시고..
홀가분하게..
뒤돌아보지 마시고..
미련조차 버리시고..
우리의 회한의 눈물을 위로 삼아 떠나십시오..
부디 저승길은 맘 편히 가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당신의 영정 사진을 이렇게.. 겨우 바라볼 수 있으니깐요....

이윤호

2009.05.26 01:09
정말 우리에게 핏빛으로 돌아올 날이 있겠지요. 고스란히 맞아야죠. 이 광기의 시대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울어도 돌아오지 않을 막막한 시절이네요.

차영훈

2009.05.26 01:13
이제 다 놓으시고 편히 쉬세요... -당신의 국민이었던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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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원

2009.05.26 01:57
하루 종일 업데이트되는 기사만 읽어도 참 시간이 모자르네요.
자판위로는 눈물이 계속 떨어지고.. 오랫만에 원 없이 울어본 것 같네요.
지금 내가 가진 관심을 그가 죽기 전에 1%라도 더 가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진중권 교수님은 엄밀히 따지면 '서거'가 아니라 '자살'이고, 더 엄밀히 따지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 했을때...
그 피의자에 저도 포함 되어있는 것 같네요.
무관심으로 외면했던 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한 죄.
이 미안함을 어찌 떠안고 살아가야할지...
촛불집회라도 하면 당장 달려갈건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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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록

2009.05.26 02:11
더 이상 울지 않을렵니다.
더 이상 역사에 대해 방관하지도 않으렵니다.
더 이상 좌절하지도 않으렵니다.
더 이상 지난 시절을 회한으로 보내지 않으렵니다.
더 이상 용서를 빙자해 비겁하지 않으렵니다.
저축을 하겠습니다.
당신이 못다 이룬 꿈을 저축해 두겠습니다.
당신을 보낸 이 시대에 대해 기억해 두겠습니다.
당신을 보내게 한 놈들에 대해 기억해 두겠습니다.
당신의 삶을 기억하겠습니다.
부디 편안하게 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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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범

2009.05.26 02:25
우리 모두가 타인의 고통에 눈물 흘리며 손을 내밀수 있는 세상이 될때까지,
이 땅에 뿌려진 씨앗이 되어 한아름 세상을 품어 보겠습니다.
낮의 해와, 밤의 달도 해치 아니하는 그곳에서 평안하소서.
절대 이 날을 잊지 않겠습니다...

강지숙

2009.05.26 05:19
악몽은 깨고 나면 잊혀지는 법인데
깨어있는데도 꾸어지는 악몽에선 이렇게 밖에 벗어날수 없는 것인지.
살아있는 것이 부끄러움에도
죽을 수 없어 부끄러움도 외면하고 살았기에 눈물조차 흘릴수 없네요.
부디 그곳에선 평안하시길.

반기리

2009.05.26 18:33
참으려고 하는데... 자꾸만 눈물이 흐릅니다.
바늘끝 같은 억울함에도 잠못 이루는 제겐
당신을 겨눈 그 엄청난 칼끝이 어떤 고통이었을지 가늠하기가 힘듭니다.
마지막 벼랑끝에서 저 아득한 아래를 내려다보며 어떤 심정이었을지...
차마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최상식

2009.05.26 06:58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지선

2009.05.26 07:57
살아서... 담배 한 모금이 이렇게 마음 아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명연

2009.05.26 08:47
불의와 외롭게 싸우다 마지막 남은 자기몸을 바위 아래로 산화시킨
그분 때문에.....며칠째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오태경

2009.05.26 09:12
▶◀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세요.
마지막날 뵙지못했던 부모님도 만나시고, 좋아하는 담배도 피시고..

정태일

2009.05.26 09:20
심산스쿨에서 처음 본 정치적인 글이군요. 허나 글의 표면은 정치적이되, 내용은 인간적이네요.
뜨겁게 사랑했으므로 내가 미워했던 마음의 벗, 정확한 표현이네요.

조철환

2009.05.26 12:06
세상의 모든 주류세력으로부터 평생 증오받으며 살아가야만 했던 한 인간이, 개인 한 명의 힘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신념과 행동을 보여주셨던 분입니다... 마지막까지, 굽혀지느니 부러짐을 택하신 분. 좌우/보수진보를 떠나서, 제 맘속 영원한 대통령, 영원한 위인이십니다... 진심으로요.

장은경

2009.05.26 11:45
나라가, 국민이 그리고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적은 안에 있습니다.
끝까지 싸워야 할 것입니다.

모순영

2009.05.26 12:44
어느날 제가 아는 지인 중에
한국이 어떤 나라 같아,라며 물은 적이 있는데,
제가 선뜻 대답하지 못하자
지옥 같은 천국이지!라고 말하더군요...

아주 잠시,
지구 반 바퀴 돌아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지옥 같은 천국'은 늘 따라다니고,,,

'내 몸의 절반이 무너져내린 것 같은 심정'
으로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하는 절절한 이별이 있는
'지옥 같은 천국'이 그리워 지네요....

김해원

2009.05.26 12:56
살아있는 우리는 서로의 눈물을 보며 위안을 받지만...
가신 분에겐 우리의 눈물이 위안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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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로진

2009.05.26 13:07
▶◀

김주만

2009.05.26 13:13
비겁한 자가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시길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장철수

2009.05.26 13:59
운좋게 강원도 산골에 태어나
70년대 유년시절
80년대 초등학생, 중학생시절
90년대 고등학생시절을 정치라는 것과는 아무상관없이 보내고,
90년대 초 잠깐 맛본 대학새내기 시절, 처음 본 세상의 어두운면에서 황급히 도망쳐
이듬해 재수생시절, 군인시절을 지나 뒤늦게 장수생으로 대학에 들어가니 어느덧 90년대 후반, 낯선 IMF시절.
허겁지겁 학업과 생업의 현장을 오가다보니 이도저도 제대로 못하고 십여년이 훌쩍!
가끔 불평을 하며 살았지만 돌아보면 저는...참, 운좋은 시절에 태어났네요.
이번 일이 직접 겪는 한국현대사의 첫번째 비극이라는 것만 봐도...
김상봉 교수님의 말대로 한 시대가 끝났고, 그 시대를 아슬아슬하게 비껴(피해)간 者로써
노무현대통령과 그 시대를 몸으로 지켜 낸 모든분들께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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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9.05.26 13:50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에는 그저 황망할 따름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찬찬히 생각해보니...
그는 자신의 죽음이 가져올 파장을 아주 잘 알고 있었을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욱(!)하는 성미로 저지른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동안 심사숙고한 끝에 감행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놀라운 승부사다
언제나 그랬듯이 빤한 수를 두지 않는다
세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그리고 진실에 곧바로 호소하는
노무현만의 방식으로 마지막 수를 두었다고 생각한다

한때 그를 경멸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진심으로 고개를 숙인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냈다
보기 드문 사람이다

그래도 자꾸...좌희정 우광재가 떠오른다
우리 세대를 대표하여 역사의 격랑 한 복판에 서 있었던 친구들
그들이 끝까지 노무현의 곁을 지켜주고 있는게
참 멋지고 아름다와 보인다
하지만...그들 앞에 남겨져 있는 길을 생각하면
또 다시 가슴이 먹먹해진다

아아 제대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profile

윤석홍

2009.05.26 15:09
▶◀

꽃이 져도 그를 잊은 적이 없다

 좋은 나라 가세요.
 뒤돌아 보지 말고
 그냥 가세요. 
 못다한 뜻
 가족
 丹心으로 모시는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제대로 모시지 못해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했습니다.  
 21년전 오월 이맘때쯤 만났습니다.
 42살과 23살
 좋은 시절에 만났습니다.  

 부족한게 많지만
 같이 살자고 하셨지요. 
 ‘사람사는 세상’ 만들자는
 꿈만가지고
 없는 살림은 몸으로 때우고
 용기있게 질풍노도처럼 달렸습니다.
 불꽃처럼 살았습니다.  
 술 한잔 하시면 부르시던 노래를 불러봅니다. 
 “오늘의 이 고통 이 괴로움
 한숨섞인 미소로 지워버리고
 가시밭길 험난해도 나는 갈테야
 푸른 하늘 맑은 들을 찾아갈테야
 오 자유여! 오 평화여! 
 뛰는 가슴도 뜨거운 피도 모두
 터져 버릴 것 같아...“ 
 터져 버릴 것 같습니다.
 제대로 모시지 못한 죄 어찌할지 모르겠습니다.  
 천형처럼 달라 붙는 고난도
 값진 영광도 있었습니다.  
 운명의 순간마다
 곁에 있던 저는 압니다. 보았습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남자
 일을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나이를 보았습니다.  
 또 하나의 모습
 항상 경제적 어려움과 운명같은 외로움을 지고 있고
 자존심은 한없이 강하지만 너무 솔직하고
 여리고 눈물많은 고독한 남자도 보았습니다.
 존경과 안쓰러움이 늘 함께 했었습니다.  
 “노 대통령이 불쌍하다”고 몇 번이나
 운적이 있습니다.
최근 연일 벼랑끝으로 처참하게 내 몰리던 모습 
 원통합니다.  
 원망하지 말라는 말씀이 가슴을 칩니다. 
 잘 새기겠습니다.
 
 힘드시거나
 모진 일이 있으면
 계시는 곳을 향해 절함으로써
 맛있는 시골 음식을 만나면
 보내 드리는 것으로 
 어쩌다 편지로 밖에 못했습니다. 
 산나물을 보내 드려 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애통합니다 
 지난 여름 휴가 때 모시고 다닐 때는
 행복했습니다.
 풀 썰매 타시는 모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올 여름도 오신다고 했는데... 
 이 고비가 끝나면 제가 잘 모실 것이라고
 마음속에 탑을 쌓고 또 쌓았습니다. 계획도 세웠습니다. 
 절통합니다.
 애통합니다. 
 꼭 좋은 나라 가셔야 합니다. 
 바르게, 열심히 사셨습니다.
 이젠 ‘따뜻한 나라’에 가세요
 이젠 ‘경계인’을 감싸주는 나라에 가세요
 이젠 ‘주변인’이 서럽지 않은 나라에 가세요 
 ‘남기신 씨앗’들은, ‘사람사는 세상 종자’들은
 나무 열매처럼, 주신 것을 밑천으로
 껍질을 뚫고
뿌리를 내려 ‘더불어 숲’을 이룰 것입니다 
 다람쥐가 먹고 남을 만큼 열매도 낳고,
 기름진 땅이 되도록 잎도 많이 생산할 것입니다. 
 좋은나라 가세요.
 저는 이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닿는 곳마다 촛불 밝혀 기도하고,
 맑은 기운이 있는 땅에 돌탑을 지을 것입니다.
 좋은나라에서 행복하게 사시도록...
 돌탑을 쌓고, 또 쌓을 것입니다.
 부디, 뒤돌아 보지 마시고
 좋은나라 가세요.
 제 나이 44살  
 살아온 날의 절반의 시간
 갈피갈피 쌓여진 사연
 다 잊고 행복한 나라에 가시는 것만 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했습니다. 
 다포(茶布)에 새겨진 글
 “ 꽃이 져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가 떠오릅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주체 할 수 없는 눈물 밖에 없는 게 더 죄송합니다. 
 좋은 나라 가세요. 
 재산이 있던 없던
 버림 받고 살지 않는 삶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유산은, 내 유산은 무엇인가 생각해 봅니다.
 노대통령님으로부터 받은 유산,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저를 아시는 분들에게 
 봉하 마을에 힘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가족에게 따뜻한 마음 거듭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아시는 분들
 제가 말하는 맑은 기운이 있는 땅, 탑을 쌓을 곳이
어디인지 아실 겁니다. 본격적으로 탑을 쌓고 지읍시다.
 노대통령님 행복한 나라에 가시게
 기도해 주세요. 가족분들 힘내시게 
 찻집에서 본 茶布에 씌여진 글귀가 생각납니다. 
 “꽃이 져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 
 끝없이 눈물이 내립니다. 
 장마비처럼
 
 이광재 드림

이미란

2009.05.26 16:51
더 열심히 제대로 살아서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좋은 곳에서 이제 편히 쉬세요...

이재옥

2009.05.26 16:54
무엇보다 슬픈 건
이제 다시는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절망감 아닐는지.
적어도 이 시대에선.
profile

심산

2009.05.26 18:13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 등 25개 시민사회단체가
27일(내일 수요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노 전 대통령 추모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김정욱

2009.05.26 19:05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편안한 휴식이 되시기를...

안슬기

2009.05.26 22:16
요즘 TV를 보다보면, 갑자기 화면에 나오셔서 눈을 똥그랗게 뜨고 참 여리게도 웃으십니다.
애써 외면하려 해도 그렇게 자꾸 갑자기 나와 웃으시면... 젠장... 그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취해 울먹이는 대학 동기의 전화에 "언제 한번 광화문에 모일 날이 있겠지. 아마 MB가 조만간 만들어 줄거야.. 그때 보자... "라고 모질게 담담한 척 했답니다.
정치적 지지를 떠나 열심히 살려고 한 한 사람을, 한 착한 사람을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 괴롭습니다.
추기경님의 죽음을 보면서도 느꼈는데... 정말 한 시대가 종말을 고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음 시대는 언제 오는 거죠? 왜 다 떠나기만 하는 거죠?
참... 답답합니다... 후우...
그래서 함부로 가신 분께 약속도 못하겠습니다.
걱정 마시라고, 우리가 하겠다고, 함부로 약속도 못하겠습니다.
당신보다 더 올바르다고 생각한 내가
생각만 하고 용기도 없고 행동도 안하고 모든 일에 짐짓 차분하고 냉정한 척 분석만 해댄 내가
참... 미안합니다...
참... 죄스럽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

김주희

2009.05.26 21:42
지금...어디쯤 가셨을까...가시는 길 부디 편안하게 가시길 바랍니다..

박해오

2009.05.26 22:4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웅현

2009.05.26 23:20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는 어떻게 죽느냐란 걸 알려준 사람.
난 당신이 순교했다고 믿는다. 이 나라의 정의와 공의를 의해.

한 사람이 일생의 화두를 죽기까지 이룬다는 것.
그것이야 말로 한 사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지고의 가치라는 걸 느끼게 해준 사람.

어차피 조금 일찍 또는 조금 늦게 죽는 것.
하루 하루 사는게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인 걸....
뭐가 슬플 필요 있는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꾸 눈물이 나네...

인간 노무현의 삶이 바위에 떨어지며, 한없이 편안하고,
마지막 일생의 꿈을 향해 바위에 떨어지며 한없이 말해주는 눈물.

한 인간으로서 , 그리고
한 삶의 남자로서 난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당신을 향해 눈물이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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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9.05.27 01:09
웅현, 오랫만이네?
이런 일이 있어야 먼 발치의 소식이라도 듣게 되는군...^^

슬기야, 우린(이른바 386세대들은) 우리 시대를 우리가 만들었단다?
참기 힘든 고통도 맛보았고 광희의 승리도 맛보았고 쓰라린 실패도 맛보았지
노무현은, 김교수님이 지적했듯, 그 모든 것을 한 몸에 구현한 사람이었고...

너희 시대는 너희가 만들어야 되지 않겠니?

내가 최근에 들은 가장 불길한 정치분석!
이명박 5년이 끝나면 박근혜 5년이 오고 그게 끝나면 다시 이재오 5년이 오고...
만약 정말 그렇게 된다면...참 끔찍한 세월이겠다

...노무현의 항거가 이 끔찍한 그림을 다시 쓰게 만들 수 있을까?

...앞으로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게 될까?

오고니

2009.05.27 13:35
뉴스를 미처 듣지 못하고 보냈던 그 한나절..
친구에게 넋두리처럼 말했지요..
요즘은 정말 무섭다고.
사이에 끼어 휘날리는 중이지만서도 뼈저리게 느껴진다고.
그 무서움이 점점 심해져서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모르겠다고..

그리고 귀가한 오후에 뉴스를 보았습니다.
몸이 떨리더군요.
어떻게든.. 다같이 헤쳐나아가는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죄도, 사람도.. 모두 안타깝기만 하네요.

꼭 이렇게까지 되어야만 했을까요.. 모든 것들이...
절대로 깨어있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만.. 자꾸 듭니다.

부디, 우리 모두의 앞날에 평화가 깃들길..

P.S.
전 요즘 KBS <남자이야기>라는 송지나 작가님의 드라마에 푹 빠져있어요.
드라마처럼 계란 백만개가 모여, '우린 결코 무지하지 않아' 라고 말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서영우

2009.05.27 18:24
눈뜨면 악몽이고, 감으면 눈물이 나옵니다.
대선에 당선되던날 좋아서 덩실덩실 춤추었던 기억만 납니다.
주위에서 너도나도 당신을 욕할때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당신께서 도덕군자 성인군자라서 사랑한게 아니라는 것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이 난국이 슬그머니 지나가길 바란건 아직 철이 없던 탓이려니 했습니다.
아닙니다. 철이 없던게 아니라 용기가 없던 것입니다.
이 슬픔이 잦아들고 나서도 여전히 한끼 밥벌이에 허덕이겠지만,
이제 누군가 비상식을 상식이랍시고 떠든다면, 용기내어 아니라고 말하겠습니다.
다툼이 없고, 편가르기가 없는 곳으로 가시옵서서.
편히 쉬시기를

김영주

2009.05.27 22:50
사실 정치적으로 무관심하고 방관하며 무지하기까지 했던 제가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 용납되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신촌역에 마련된 작은 분향소에서 절을 하면서도 떳떳하지 못한 청춘이란 사실에 매우 부끄럽고 죄송했습니다. 차마 그분 사진을 바라 볼 용기도 없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멍청한 국민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짧은 시간이나마 한 시대를 함께 살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 곳에서는 부디 평안하시길 빕니다.



유한옥

2009.05.27 23:59
내 언젠가 봉하 내려가
술 한잔 권해드리고 싶었는데...

야속한 양반 같으니라구......

이보미

2009.05.28 00:28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얼마나 무지하게 현재를 살아왔는지 깊이 반성합니다.
이제서야 깨달아 너무 부끄럽습니다.
꼭 잊지 않겠습니다.........

김지형

2009.05.28 06:05
뜨거운 심장들은 가고,
독한 그들과
비겁한 우리만 살아남는 것 같아 정말 슬픕니다..

조현옥

2009.05.28 09:09
[심산스쿨 전체 대문] 최곱니다!
profile

장영님

2009.05.28 18:31
▶◀
리본만...폭폭해서...한숨만...

지근수

2009.05.28 20:36
이 세상이 다수의 뜻있는 국민들과 그들이 성원했던 바보에게
변화되리라는 꿈을 이젠 포기하겠습니다. 이제 그 자리엔 정체도 알수 없는 수구보수와
친일 매국 세력들이 더욱 굳건히 지키고 있겠지요..........
내 직접 니들의 면상에 침을 뱉어 주마!



편히 잠드소서........

임선경

2009.05.28 21:17
내가, 우리가, 더 독하게 대들고 개소리 닥치라고 악쓰고 눈 똑바로 뜨고 있었으면
일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 같다.
쿨한 척,지적인 척,객관적인 척, 탈 정치적인 척 하느라
가만 있었다.
....
그래서 이렇게 많이 운다.

민다혜

2009.05.29 00:19
박근혜 5년...이재오5년... ㅠㅠ

이다윗

2009.06.06 23:00
심산스쿨 전체대문 가득 쩌렁쩌렁 울리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목소리에 또 한번 통곡하고 말았습니다.
그날 이후 지금껏 계속 울고만 있네요..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쉽게 지치지 않겠습니다.
profile

명로진

2009.06.03 10:36
심산 샘 말대로.....
처음엔 멍 하니.....아무 생각이 없다가
이제야 곱씹어 봅니다.
그의 죽음을.

누군가
그의 죽음을 놓고 왈가 왈부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들을 묵인하고자 합니다.

김형오와,
박근혜와,
이명박의
조문과 관련한 행위와 언동도
그럴 수 있다 생각합니다.

노무현의 죽음을 놓고
이러니 저러니 말 할 수 있는 자유.....

슬픈 사람은 슬프다 말하고,
슬프지 않은 사람은 슬프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자유.....

세상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전제 조건이 되어야할 그런 자유.

노무현 님은
바로 그것을 위해
몸을 던지신 것이 아닐까요?

노무현 님의 일생이
그것을 위한 투쟁 아니었을까요?

만약 노무현 님의 투신이 단지
'깨끗한 나도 이 정도인데
너희들은 어쩔래?' 수준이었다면
그의 죽음은 헛되고 헛된 것입니다.
저로선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유와 용서와 화해,
투쟁과 더불어
사랑을 위해
눈물 흘리고 또 싸워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그분의 뜻이라 믿습니다.....

조철환

2009.06.01 17:53
요새 진짜 황당한 거요.

영결식과 노제에 모인 수많은 인파...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어도
여전히 봉하마을에 모이는 사람들...
여전히 분향하러 가는 사람들..

이 상황이 정말 맘에 안 드는 인간들 왈,
“왜 저렇게 많이 모였냐!”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는가!”
“이제 그만 좀 해라!”

아 추도를 해도 지들이 하나 내가 하지!
이 샘쟁이 투덜이 스머프들!
profile

조상범

2009.06.02 00:17
냄비냄비 하는데, 정말 내년 지방선거, 2012년 대선, 꼭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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