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넉넉한 한가위 연휴 되소서
올해 들어 가장 긴 연휴가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군요? 다들 즐겁고 신나게 보내실 연휴 계획은 세워놓으셨는지? 마음 편히 놀려고 해도 국내정세와 국제정세가 마음에 걸리신다고요? 너무 괘념치 마세요. 곰곰이 따져보면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시대는 별로 없었습니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무슨 짓을 해도, 자유당(자유한국당은 ‘자유당’이라고 약칭하는 게 옳습니다) 아해들이 무슨 개소리를 해도, 연휴는 연휴입니다. 모두들 이번 한가위 연휴를 즐겁고 넉넉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얼마 전에 월악산 국립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월악산 덕주사에는 거대한 마애불이 새겨져 있습니다. 신라의 마지막 왕이었던 경순왕 일가와 인연이 깊은 마애불입니다. 너무 거대하여 카메라 앵글 안으로 쑤셔넣기도 버겁습니다. 굳이 제가 조그맣게 나온 사진들을 올리는 것은 그 규모라도 한번 짐작해보시라는 뜻에서입니다. 저에게는 종교가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산이 곧 종교’이겠지요. 산에 올라 거대한 바위나 마애불을 마주하게 될 때면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마음 속에 담은 무엇인가를 기원합니다. 이번 한가위에는 여러분들 모두 커다란 보름달을 올려다보며 무엇인가를 기원해보시기 바랍니다.
연휴가 끝날 즈음에 저는 이태리로 떠납니다. 오래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시실리 섬을 둘러보기 위해서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시실리는 [대부]에 나오는 돈 콜레오네 집안의 고향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콜레오네 마을을 비롯하여 [대부]의 촬영지들을 두루 둘러볼 생각입니다. 덕분에 [심산반 40기]와 [심산상급반 13기]는 10월 내내 휴강입니다. 작법 이론에 못 따라 가고 있는 실기(시나리오 쓰기)를 바짝 끌어올릴 기회(!)라고 생각하시기를(ㅎㅎㅎ)! 저는 10월 말쯤 귀국하여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심산스쿨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 즐겁고 넉넉한 한가위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선생님, 행복한 한가위 되시고,
시실리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