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7-05-18 18: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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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정 작가의 데뷔작 [전설의 고향] 개봉!
2007년 5월 23일 전국 극장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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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정 작가는 [심산반 13기] 출신입니다. 워크숍 기간 동안 [동두천 밴드]라는 제법 야무진 시나리오를 제출하여 수업 시간 내내 갑론을박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처음 보면 너무 어린 소녀 같아 정작 실제 나이를 들으면 깜짝 놀라게 되는 그런 ‘동안’의 소유자입니다. 그런데 세상에, 그렇게 순진무구한 얼굴 표정과 조분조분한 말솜씨를 가지고 있는 이 아가씨가 섬뜩한 호러 시나리오를 써서 전국의 극장 스크린을 통해 세상을 놀래키는군요! 바로 2007년 5월 23일, 그러니까 석가탄신일 하루 전의 수요일, 올여름 한국 호러영화들 중 제1번 타자로 개봉되는 김지환 감독의 [전설의 고향]입니다.

안민정 작가는 워낙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는 스타일의 아가씨입니다. 그래서 심산스쿨동문회원들조차 그 이름과 얼굴을 잘 매치시키지 못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하면 동문회원들 중 몇몇은 “아하, 그렇군?!”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릴 겁니다. 지난 해 부산영화제 기간 중 서울에서부터 부산까지 스쿠터를 타고 내려갔다온 당찬 아가씨의 요절복통 여행기를 기억하십니까? 그 ‘스쿠터 다이어리’의 주인공이 바로 안민정 작가입니다. 안작가의 스쿠터 이름이 ‘홍명보씨’인데요, 평소에 스쿠터를 한번 타볼까 어쩔까 하고 있던 저도 한 두어 번 얻어타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사실 또한 아이러니컬합니다. 스쿠터를 타고 전국을 쏘다니는 ‘모던걸’이 하얀 소복에 머리를 풀어헤치고 나타나는 ‘처녀귀신’ 이야기를 썼다? 참 알다가도 모를 것이 바로 시나리오작가라는 존재입니다...^^

[img2]

[전설의 고향]은 여러 모로 저희 심산스쿨과 관계가 깊습니다. 현재 워크숍이 한창 진행 중인 [심산반 18기]의 반장이 이진구 님인데요, 이 친구가 바로 [전설의 고향]의 프로듀서이기도 합니다. [전설의 고향] 직전에는 [청연]의 조감독으로 일하면서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이 선사해줄 수 있는 모든 경험(!)’을 다해본 베테랑급 충무로 사내이지요. 시나리오작가와 프로듀서가 모두 심산스쿨 동문이라면 이 영화가 남의 영화 같지 않게 느껴지는 게 당연한 현상이겠지요? 지난 5월 15일날 열렸던 ‘심산스쿨 당선 및 계약 자축파티’에서 안민정과 이진구, 이 두 사람과 함께 힘차게 건배(!)를 나눴습니다. 건배 슬로건이야 당연히 “[전설의 고향]의 개봉을 축하하며!”와 “[전설의 고향]의 대박을 기원하며!”였지요...^^

두 사람 모두 저를 기자시사회에 초청해주었지만 저는 사양했습니다. 이유는 첫째, 저는 절대로 시사회에 가지 않습니다. 영화란 '제 돈을 내고' 일반관객들과 함께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해괴한 믿음(!)때문이지요. 하지만 보다 중요한 이유는 둘째, 저는 절대로 ‘호러’를 안 봅니다, 아니 못 봅니다! 왜냐? 무섭잖아요...ㅠㅠ...지난 번에도 스릴러인줄 알고 [극락도 살인사건]을 보러 갔다가 느닷없이 등장하는 소복귀신에 얼마나 놀랬던지 원...^^...그래서, 개봉한다고 해도, 제가 이 영화를 볼 일은 없을 겁니다. 안민정 이진구, 이 점 너그럽게 양해해주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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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 시사회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해서 너무 상심해 있는 것 같았는데, 잊어버려! 이 작품은 네게 시나리오작가로서의 명실상부한 첫 번째 ‘크레딧’을 안겨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의가 있어...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야 뭐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설사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해서 낙담하거나 기 죽을 필요는 전혀 없어. “평생토록 해야될 일이야, 작품 한편 개봉할 때마다 일희일비해서는 오래 못 가.” 진구, 이 영화의 제작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상처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역시 잘 극복해내리라 믿어. 그냥 비싼 수강료를 지불했다는 정도로 여겨. 당당히 전국 스크린을 통해 개봉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을 해낸 거야.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안민정 작가의 ‘개봉영화 크레딧 획득’을 축하합니다. 이진구 PD의 ‘프로듀서 입봉작품 개봉’을 축하합니다. 올여름 한국 호러영화의 1번타자 [전설의 고향]의 흥행성공을 기원합니다. 저는 비록 ‘호러영화에 대한 장애(!)’가 있어 이 영화를 보러가지는 못하겠지만, 호러영화를 즐기시는 분들은 많이들 보러가세요. 아울러 안민정 작가와 이진구 PD에게도 축하와 격려의 덕담들 많이들 건네주세요. 안 그러면...소복을 입고 머리를 풀어헤친 채 입에서 피를 흘리며 씨익 웃는 ‘한국적 공포의 원형’ 처녀귀신이 여러분의 등 뒤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올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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