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련

2006.06.25 10:43

어제 보고 왔는데 나만 너무 울어서 쪽팔렸음.
감정 절제를 위해 씬을 잘라버리셨다는데 나는 왜 잘린 씬을 보고도 우는건지.
박수동 할아버지 얼굴 자체가 연기입니다. 얼마나 슬프던지...
엔딩도 잊지 못할 거예요.
개인적으로 간큰 가족보다는 훨씬 더 정성을 들여 잘쓴 시나리오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영화 초반부엔 배우들의 오버 리액션에 억지스럽게 강요되는 부분들, 그리고 뭔가 정리 되지 못한 느낌들이 있었는데 뒤로 갈 수록 영화의 파워가 느껴지더군요.
극한의 상황에서 주인공을 놓아 인간본성을 깨우치는 것인 시나리오의 주된 일이라고 수업시간에 수도 없이 들었지만, 배영감이 북으로 '가자!' '가자!' 하는 것이, 굳이 분단된 조국에 태어난 한 개인의 설움뿐만 아니라
어딘가를 열망하는데 물리적 심리적 장벽에 막혀 갈 수 없는 인간의 천성적인 나약함에 대한 한탄처럼 들렸습니다.
'가자! '가자!' ....
마음은 수십번도 먹지만 결코 가보지 못하는 곳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백발이 성성할 때까지 그곳에 도달 못할지도 모르는 우리네 인생에게
'괜찮다. 울지마라. '라고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영화였어요.

나 지금 리뷰쓰면서 또 울고 있음. 이런 !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