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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6.06.22 22:00

방금 아내와 함께 보고 들어왔습니다. 뭐...보는 내내 고통스러웠습니다. 상상했던 것만큼 그림이 안 나오면...작가는 괴롭지요. 물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훼손 당한 씬과 시퀀스, 봉합된 아니 방치된 갈등, 다소 엉뚱한 결말...하지만 일개 관객이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사람(film-maker)'으로서 변명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냥 고통스러워 하는 수밖에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여균동 감독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땠어?" 저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습니다. "잘 봤어! 고생 많았어!" 여감독도 잠시 뜸을 들이다 말했습니다. "그냥, 잘 좀 봐주라..." 진심으로 생각합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저는 하하 웃으며 답했습니다. "조만간 애들 불러모아서 포커나 한 판 치자구...!"^^
이 영화, 꼭 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보러간다면...좋은 점이 딱 하나 있습니다. 그냥 예매없이, 아무 때가 가셔도 됩니다. 자리가 널럴하니까요...^^ HD로 찍었는데 생각보다 화질이 좋습니다. 성철 역을 맡은 이성민의 연기가 좋습니다. 혹시 펑펑 울면 어떻하나...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관객을 억지로 울리지 않겠다는 절제 하나만큼은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