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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9.02.04 14:42

클래식(Classic)이라는 오만한 이름의 음악은 지구촌 거의 전지역에 걸쳐 통치는 하지 않되 여전히 군림하는 상징적인 음악 권력이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통속적 취향과 구별짓는 문화자본으로서의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수많은 찬사와 숭배가 이 음악의 제단에 뿌려졌고, 이 신전의 주인공들에겐 천재주의의 화관이 씌워졌다.

월드뮤직의 세기에, 백인 패권 국가의 대통령으로 흑인의 후예가 선출되는 바로 이 시점에 ‘클래식’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는 것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이 음악의 본명은 서양음악(western music)이다. ‘인간’이 ‘백인’을 의미하고 “유럽사‘가 ‘세계사’를 찬탈하였던 것처럼 세계의 일부 지역의 음악이 ‘인류의 고전적 전범’의 구실을 자임하였던 시대가 최근 수십년 전까지 이어졌고, 한반도의 남쪽에서는 여전히 그런 관점이 유효하게 개입하고 있다.

두껍게 덧씌워진 허황된 신화와 전설의 껍데기를 벗겨내고 ‘클래식’에게 오류로 점철된, 유한한 인간의 성격을 부여하는 것이 이 강의 시리즈의 소박한(?) 목표이다. 말하자면, 서양음악사는 그 자체가 성(聖)과 속(俗), 지배와 피지배의 대립과 긴장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소나타이다. 이 소나타의 콘서트에 음악광들을 초대한다.

글/강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