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10-03-14 22: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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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느와르||프랑스||자크 오디아르||타하 라힘, 닐스 아르스트럽||154||||자크 오디아르 외 다수||19살의 말리크(타하 라임)는 6년형의 선고를 받고 감옥에 들어간다. 가족도, 친구나 원수도, 신앙도 없는 그에게 감옥은 낯설고 두려운 공간이다. 늘 혼자 지내던 그에게 감옥을 장악하고 있던 코르시카 갱 두목 루치아니(닐스 아르스트럽)가 접근해 어떤 소송의 중요한 증인인 아랍계 수감자 레예브를 살인하라고 강요한다. 임무에 성공하면 뒤를 봐주겠다는 조건과 함께. 어쩔 수 없이 레예브를 살인한 말리크는 루치아니의 신임을 얻게 되고, 그의 지도 아래 감옥의 정치학을 하나하나 익힌다. 감옥 안팎에서 조직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거물로 성장한 말리크는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나간다.


거래는 결핍에서 시작된다. 그런 의미에서 말리크는 코르시카 갱 두목 루치아니가 탐낼 만하다. 감옥에 갓 들어온 애송이인데다 감옥 내 주요 범죄조직인 코르시카, 아랍계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아서 목표물인 레예브에게 접근하는 데 수월하기 때문이다. 설령 살해에 실패하더라도 루치아니 자신과 조직의 손에 피를 전혀 묻히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까지 갖췄다. 말리크 역시 루치아니의 힘이 필요하다. 읽고 쓸 줄 모르고 어수룩한 탓에 질 나쁜 동료 수감자들에게 신발을 뺏기고, 폭행당하는 등 수감생활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그가 감옥 내 범죄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서든 이 험악한 곳에서 살아남아야 하니까.

자크 오디아르 감독은 말리크가 서서히 범죄 거물로 성장하는 과정과 감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밀도있게 담아낸다. 코르시카와 아랍 조직 사이의 갈등, 살해, 복종, 간수 회유, 마약 밀매 등 서로 다른 사건들이 꽉 짜이게 배치돼 인물과 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그런가 하면 때로는 사건과 사건 사이에 여백을 두어 ‘왜 인물이 저렇게 무모한 행동을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때 관객이 이입하는 시점은 말리크다. 순수했던 말리크가 조직에 들어갔을 때는 더이상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안도감이 들다가도, 그가 점점 범죄 거물이 되어 갈 때는 파멸될까봐 걱정스럽다. 연약한 인상에서 야심만만하고 냉혈한 면모까지, 말리크의 여러 면모를 아랍계 배우 타하 라임은 설득력있게 표현한다. 2시간30분이나 되는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예언자>는 장르적 쾌감을 비롯해 환경에 의해 변모해가는 한 인간에 대한 탐구, 또 다른 사회의 축소판인 감옥의 냉혹한 정치학, 프랑스 사회 내 소수자인 이민자 계급의 갈등 등을 역설한다. 근래 보기 드문 범죄영화의 수작이라 할 만한 <예언자>는 장 피에르 멜빌의 영화를 처음 봤을 때처럼 설렌다. 이 작품은 2009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고, 2010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씨네21]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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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0.03.14 22:26
21세기 프랑스판 "대부의 청년시절"이라 할만 하다

스토리는 시종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튀는데 그 긴장감이 대단하다
범죄에 빠져들어가는 한 캐릭터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아랍계 배우 타하 라힘의 연기는 별 다섯 개 짜리!||8||

이재옥

2010.03.14 22:51
묵직한 돌주먹이 계속 날아온다. 피할 도리가 없다.||0||

김형기

2010.03.15 22:48
“영화란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먼저 삶이 있어야 하고, 그 다음에 다른 기술적인 요소가 따라야 한다. 이 사실은 감독으로서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다.” 자크 오디아르 감독은 영화의 기술적인 면, 배우의 연기 혹은 카메라 앞의 삶 가운데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배우가 먼저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게 하고 카메라로 그 뒤를 쫓자 모든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단다.

19세 아랍계 혼혈인 말리크, 약육강식의 법칙만이 지배하는 감옥에서 우두머리로 성장한다.
어린 그가 그 더럽고 속된 감옥의 생리를 누구보다 빨리 체득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목숨이 달린 위기 상황에도 냉철하게 대응해 결국 살아남아 우두머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건 아마도 말리크의 비상한 머리(지혜)와 깡(용기)에 있을 것이다. 살아보니 일단은 머리 좋고, 깡 좋은 놈이 결국은 우두머리가 되는 게 우리네 삶이더라. (혹시 주위에 조폭 분들과 친분이 있으신 분 있으면 한번 알아보시라. 진짠지 거짓말인지. ㅋㅋㅋ) 옳든 그르든, 폭력적이든 아니든, 예언자는 이런 삶에 속성을 너무도 리얼하게 카메라에 담아낸다.

마지막 출소 할 때, 기다리고 있던 죽은 동료의 아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따라오는 벤츠와 차들을 은근히 자제 시키는 장면은 말리크의 부드러운, 완성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압권. ||9||

최민성

2010.03.15 23:05
깐느에 또 속았다...
<심사위원 대상>을 그냥 <대상>으로 잘못봤다... 주의했어야 했는데...
9000원 돈을 내고 우울함을 선물 받았다...
프랑스 감옥에 대해 공부당한 느낌...
시종일관 얼빵한 표정의 주인공도 싫었다....
프랑스 영화 너무 싫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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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0.03.16 01:51
민성아, 너도 나중에...나이 먹고
세상살이에 지치다 보면...
왜 이 영화가 훌륭한지 알게될 거야...ㅋ||0||

최민성

2010.03.16 20:16
샘... 저도 지쳤어요...OTL
너무 고단해서 영화를 보면서까지 인생의 쓴맛을 느끼기가 싫더라구여...ㅋㅋ
할리웃이 저 같은 사람 땜에 세계를 평정하나 봅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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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록

2010.03.19 00:03
프랑스판 대부에 동감합니다. 헐리우드처럼 자극적인 확실한 맛은 없지만 은근하며 알싸한 맛을 주지만 전통적인 프랑스영화와는 다른 맛...감독의 연출과 시나리오와 박수를 보낸다.
밀리크와 세자르의 연기 또한 Good! 밀리크는 과연 어찌되었을까? ||6||

김주만

2010.03.22 09:39
19세의 소년의 성장기를 이런 식으로 풀 수도 있다는 게 놀라웠다.
발상의 전환이 돋보였던 수작.||8||

이정환

2010.04.08 03:21
영화 참 쓰다, 근데 맞다. 맞는 얘기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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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2010.08.10 19:28
영화 참 길더라..
러닝타임 100분도 지루함을 종종 느끼는데, 지루함은 크게 느끼지 못했던것 같다..

하지만, 그냥 프랑스 감빵에 들어온 열아홉살짜리의..
그 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성장영화로밖에 보이지 않았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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