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6-04-24 17:53:17 IP ADRESS: *.215.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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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1]

영국에 올 때 제 아내가 제게 준 MISSION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TATE BRITAIN에 가서 [GOTHIC NIGHTMARE] 전시회를 보고 그 도록를 사다줄 것. 덕분에 둘째날 아침 일찍 저와 은은 TATE를 향해 떠났습니다. TATE는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PIMLICO에 있는 오리지널, 그리고 다른 하나는 BANKSIDE에 있는 옛 발전소 건물을 멋지게 리모델링한 현대미술용 TATE 별관. 우리가 봐야될 전시회는 오리지널 TATE에서 열리고 있었습니다.

[GOTHIC NIGHRMARE]의 주범(?)은 HENRY FUSELI(1741-1825)라는 괴팍한 화가이고, 종범들은 시인 겸 화가 WILLIAM BLAKE(1757-1815)와 커리커춰 전문화가 JAMES GILRAY(1756-1815) 등입니다. 이 작자들은 당시까지 '악마의 영역'처럼 분류되었던 악몽, 공상, 폭력, 섹스 등에 대한 상상력을 극단까지 밀어붙인 녀석들이지요. 서양미술사 혹은 서양영화사에서 '악몽'과 관련된 아이콘들은 거의 다 FUSELI라는 녀석이 만들었다...고 보면 됩니다. 그의 악몽 시리즈가 훗날 20세기의 호러 영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한국에 돌아가면 사진과 함께 올려드리지요.

아내가 준 두번째 MISSION...이게 문제였습니다. 지난 겨울 일찌감치 ROYAL BALLET THEATER의 [지젤]을 예약해 두었던 것인데...집에서 나올 때 그만 그 티켓들을 놓고 나왔거든요...ㅠㅠ...하지만 딸에게 제 실수(!)를 고백하자 오히려 그애는 환호성을 지릅니다...그 동안 미술 전시회와 발레를 너무 많이 봐왔던 그애는 차라리 시장바닥을 돌아다니는 게 더 즐겁다나요...?^^ 솔직히, 저 역시 전시회는 별로 안 좋아합니다. 어디 가서 박물관에만 들어가지 않으면 그 여행은 성공한 거다...이게 저의 웃기는 지론(!)입니다. [img2]그래서 TATE에서 나오자마자 택시를 집어 타고 COVENT GARDEN으로 갔습니다. WOW, 여기 멋진 곳입니다...거기의 악사와 마술사와 벼룩시장이 있는 곳! 이곳을 하릴없이 돌아다니다가 썩 맘에 드는 체스세트와 우스꽝스럽게 우그러뜨린 와인병(치즈나 크래커 등 안주 놓는 그릇으로 씁니다)을 샀습니다.

오후에는 그야말로 '빤한' 런던 구경을 했습니다. 뭐 웨스트민스트 사원, 버킹검 궁전, 트라팔가 광장...몇 개의 박물관과 마주쳤지만 그냥 '갤러리 숍'만 구경하고...벤치에 앉아 책을 읽다가 졸다가...저녁 식사를 겸해 PUB에 들어 갔습니다. 영국식 PUB...여기 맘에 듭니다. 음식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무엇보다 대형 화면을 통해 축구경기(!)를 보고...그런데 대진표를 보니 조만간 맨유와 토튼햄의 경기가 있군요! 우와, 저거나 보러갈까...했는데, 확인해보니 맨체스터에서 열린답니다....ㅠㅠ...아무리 박지성과 이영표가 나온다지만 그거 보러 맨체스터까지 가기에는 제가 너무 게으르네요...^^

호텔방에 딸을 재워놓고...웨스트 브롬튼의 밤거리를 어슬렁거립니다. 새로운 카페가 나올 때마다 안 먹어본 맥주를 한병씩 시켜서 마셔가면서...가끔씩 너 약을 원하니? 하며 하얀 이를 드러내놓고 씨익 웃어대는 흑인 마약딜러에게 너나 많이 먹어라 임마...하면서 농담 따먹기나 하고...런던에서의 밤이 그렇게 깊어 갑니다.

2006년 4월 15일

문수지

2010.05.20 10:24
*.32.31.238
런던런던런던~~~!!! 런던 너무 가고 싶어요, 당장!
유럽여행의 첫 나라라 돈 아낀다고 테이트모던 안 가본게 아직까지 한이돼요
시작이 그러하니 끝까지 가난한 여행이 되었죠.. 그래도 좋았지만...
따님 너무 귀여우세요~>.< 선생님 얼굴이 어딘지 겹쳐지네요.... 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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