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7-06-01 18:13:33 IP ADRESS: *.201.16.203

댓글

7

조회 수

2627




[img1]

인도의 집시 바울족 예술단의 작은 콘서트
2007년 5월 31일 저녁 7시 혜화동 녹색누리 교육관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녹색연합이 주최하는 작은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전세계 집시들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인도 바울족 음악집단 [호리볼]의 무대였는데요, 아주 자그마한 교실에서 서른 명 남짓한 사람들만이 둘러앉아 오붓하게 즐긴 공연이었습니다. 상세한 공연정보 및 설명은 녹색연합 홈페이지(www.greenkorea.org)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때 전남대 노래패를 이끌었던 박양희 님의 모습을 오랜만에 볼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img2]

오랜만에 접하는 인도 음악이 참 신명 났습니다. 한 동안 라비 샹카에 빠져 늘상 듣고 살았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그 음악을 접하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되었습니다. 인도 바울족의 악기들이 참 대단하더군요. 엑따라, 둑기, 아논도 로호리, 도따라, 꼬로딸, 궁구리 등 아주 흥미로왔는데, 그 중에서도 ‘아논도 로호리’라는 악기가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정도의 음색과 파워라면 헤비 메탈 그룹에서도 당당히 제 진가를 발휘하겠더군요.

[img3]

[호리볼] 멤버들은 정말 신들린 사람들 같았습니다. 방랑과 찬양으로 평생을 보내는 그들의 삶을 저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이 친구들이 한국에서 가진 마지막 공연이었는데요, 한국에 와서 가장 힘들었던 일이 “노래를 마음껏 할 수 없다”는 것이랍니다. 하긴 보통 인도 음악공연은 해저물녘에 시작하여 해뜰 때까지 계속 달리는 것인데, 규격화된 공간과 시간에서 그걸 하자니 엔간히 좀이 쑤셨을 겁니다. 그들의 공연을 즐기고 있자니, 언젠가 아주 오래 전의 어느 날, 독한 술과 맛있는 담배에 찌든 채로 모닥불 옆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인도 음악에 흠뻑 빠져있던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그게 그 드넓은 인도 대륙의 어디쯤에서였는지, 상세한 기억은 가물거립니다만, 어쨌든 잊을 수 없는 밤이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전생의 기억(?)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img4]

공연이 끝난 다음 히말라야 어깨동무 여러분, 심산스쿨 동문 여러분 등과 어울려 대학로의 단골 맥주집에서 간단히 한 잔 했습니다. 아이들이 주렁 주렁 달린 식구들이라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일찍 헤어져야 했습니다만 어찌되었건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마음 편한 콘서트를 즐긴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 몇 장 올립니다. 멋진 자리를 마련해주신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녹색연합 여러분들게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김지명

2007.06.01 21:36
*.98.148.83
자이브루 ~
여운이 쉬 가실 것 같지 않습니다 ~~

조인란

2007.06.02 18:06
*.115.224.94
얼마나 내 안의 자유의지를 억압하고 살아왔는지 무참히 확인했던^^
우울하고도 멋진 만남이었습니다!

김경선

2007.06.03 12:34
*.15.56.178
한때 대학로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이제 그 곳이 점점 멀어지네요.
게다가 마지막 공연. 정말 좋은 기회였는데...
세상엔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아요.
어쩌면 다음에 더 좋은 기회가 있을거라는 기대를 다시 가져 봅니다.^^
profile

심산

2007.06.13 15:48
*.201.16.229
저 잘 노는 친구들, 지금쯤은 인도로 돌아가서 또 잘 놀고 있을까...?^^

김지명

2007.06.13 16:20
*.14.121.241
인도에선 더 잘 놀고 계시겠죠 ~~ 시간 ,공간 제약 없이 .. ^^

박민아

2007.06.20 23:31
*.148.216.151
와...궁금하다...

백소영

2007.08.17 15:47
*.212.80.208
신들린 듯한 공연.. 너무 좋으셨을 것 같아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53 제주의 땅끝에 서다 + 5 file 심산 2013-01-07 2657
52 나홀로 야간산행의 즐거움 + 1 심산 2006-04-23 2648
51 SEA CIDER FARM IN CANADA + 4 file 심산 2008-09-19 2647
50 이태리(2) 밀라노 만토바 알바 + 7 file 심산 2009-04-15 2640
49 나루글로벌의 밤 사진전 + 7 file 심산 2009-03-16 2629
48 제주올레의 맛뵈기 혹은 축소복사판 + 15 file 심산 2009-10-05 2628
» 인도의 집시 바울족 예술단의 작은 콘서트 + 7 file 심산 2007-06-01 2627
46 [식민지 밤노래] 이후의 시 몇 편 + 12 심산 2009-03-30 2622
45 봄바람에 일렁이는 청보리 물결 + 11 file 심산 2010-05-06 2600
44 남아공의 와이너리들 + 5 file 심산 2008-05-25 2592
43 에식스일기(4) 어긋난 인연지우기 심산 2006-04-24 2589
42 이태리(1) 빈이탈리 2009 + 4 file 심산 2009-04-15 2585
41 런던일기(3) 하이드파크와 웨스트엔드 + 1 file 심산 2006-04-24 2585
40 이집트에서 날아온 편지 + 5 file 심산 2006-06-18 2584
39 소설 [대부] 완역본 발간을 축하하며 + 1 file 심산 2006-06-19 2584
38 제주올레 완성기념 걷기 참가자 모집 + 1 심산 2012-09-06 2583
37 하릴 없는 빈둥거림의 미학 + 8 file 심산 2006-07-24 2583
36 틴에이저는 왜 ROCK에 열광하는가? + 8 file 심산 2006-08-13 2577
35 류연복 판화전 [금강산과 독도] + 3 file 심산 2007-08-31 2575
34 길의 노래를 들어라 + 5 file 심산 2013-01-07 2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