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6-06-01 22:08:04 IP ADRESS: *.51.163.167

댓글

6

조회 수

2946

[img1]

요즘 하는 일도 없으면서 산에도 잘 못 갑니다. 덕분에 언제나 '운동부족'이지요. 몸이 찌뿌드드한 게 영 개운치가 않습니다. 그러면 헬스라도 하지 그러냐? 물론 해야겠다(!)고 결심한 지가 수 년 전이지요. 마침 서강대 바로 옆에 근사한 헬스장도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왠지 헬스장에는 가기가 싫네요.

한 보름 전부터 여의도에 있는 집에서 집필실이 있는 신촌까지 걸어다닙니다. 대략 75분 정도가 걸리더군요. 집에서 여의도공원을 통과하여 서강대교 입구까지 25분, 서강대교를 건너는데 25분, 서강대교를 내려서서 집필실까지 25분. 그런데 서강대교의 길이가 1,320m라고 하니 그것의 3배 정도 되는 거리라고 보면 약 4Km 정도 되네요.

요즘 일주일에 한 사나흘은 이 길을 걷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이 길을 자전거로 다니며 출퇴근을 했지요. 그런데 음주 자전거...이거 꽤 위헙합디다. 한번은 비틀대다가 차로에 넘어져 거의 치어죽을 뻔 했지요. 게다가 자전거를 놓고 가네 마네도 귀찮고...걸어다니니까 딱 좋아요. 일주일에 하루쯤은 걸어서 이 길을 오가니 8Km를 걷는 셈이네요?

서강대교에서 바라보는 한강과 서울 강북의 모습, 특히 북한산...아주 멋집니다. 서강대교에서 바라보면 와우산, 인왕산, 그리고 북한산의 비봉이 아주 잘 보이지요. 늦은 밤에 이 길을 걸어 여의도로 들어설 때도 풍광이 멋집니다. 여의도의 야경은 뉴욕의 마천루를 축소해놓은듯 하지요. 어떤 날은 아침 일찍, 세수도 안하고 집에서 나와 [빠리바게트]에서 샌드위치를, [커피빈]에서 갓 볶은 커피를 한잔 사서 여의도공원 내의 야외식탁으로 갑니다. 느긋하게 [한겨레]를 뒤적이면서 공원에서 먹는 아점식사...꽤 괜찮습니다. 뭐 남들이 보면 노숙자인줄 알겠지만...^^

서강대교를 홀로 걸어 건너는 이상한 남자를 보게 되거든 행색을 잘 살펴보세요. 만약 그 남자가 반바지에 샌달 차림이고, 등산용 고글을 끼고 있고, 등에는 배낭도 짊어지고 있고, 귀에는 MP3 이어폰을 끼고 있거나, 뜽금없이 커다란 디카로 뭔가를 촬영하고 있다면...아하, 저 친구가 심산이로군, 하시면 대략 맞습니다...^^...오늘도 오후까지 집에 있다가 천천히 홀로 신촌까지 걸어와 [구타유발자들]을 보고 이제 집필실로 들어와 이 글을 씁니다...^^

송은영

2006.06.02 02:53
*.232.132.231
동네 백수를 왜 이용을 안하세요. 여의도 공원에서의 데이트는 언제나 환영인데. ^^
제가 .. 창피하세요? ㅜ.ㅜ ^^
약간 서늘한 바람이 부는.. 초저녁의 여의도 공원 산책은 정말 일품이지요.

권귀옥

2006.06.02 02:54
*.152.53.19
오홋~저도 한강다리 혼자 걷는 거 꾀 좋아라 하는데! 좀 더 어릴 땐 드뷔시의 '문라잇'을 들으면서(혹은 마음속으로 곡조를 읊조리면서) 오밤중에 한강다리 걷는 걸 너무 좋아했어욧!^^
profile

심산

2006.06.02 02:58
*.147.6.178
아하, 은영이 우리 옆동네 백수였지...?^^/귀옥, 드뷔시의 월광을 다 알고...제법인데...?^^

권귀옥

2006.06.02 03:05
*.152.53.19
쌤~드뷔시는 제가 젤 좋아하는 음악가중에 한 사람이라구욧! >.<

백소영

2006.06.03 02:15
*.44.147.55
현충일에 청계천에서 서울 국제 걷기 대회 있더라구요. 영화인들도 협찬참여 하던데.. 선생님도 오세요!! ^^*
저도 신랑이랑 10km 신청했답니다~!! 흐흐..

조현옥

2007.06.04 23:27
*.55.82.214
저도 운동이 좀 부족하다거나 생각할 일이 있고 시간도 있으면 여의도에서 집까지 걸어갑니다. 대략 90분 쯤 걸립니다. 걷는 것 자체가 쾌감이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 여의도에서 신촌까지 걸어다니기 + 6 file 심산 2006-06-01 2946
92 여기는 스크린쿼터사수 영화인대책위 농성장입니다 심산 2006-02-05 2939
91 남겨진 와인 속에 담긴 추억 + 7 file 심산 2010-07-15 2931
90 한량이 찾는 '의미'와 '재미'의 산? file 심산 2006-03-10 2927
89 노매드 관광청장과 수다 떤 이야기 심산 2006-03-04 2921
88 바닷가우체국에서 엽서를 쓴다 + 8 file 심산 2009-12-03 2908
87 마포대교 북단에서 신촌로터리까지 + 15 file 심산 2009-05-12 2885
86 단순한 초록의 위안 + 10 file 심산 2010-07-29 2874
85 이태리(3) 볼게리 피엔자 몬테풀치아노 + 9 file 심산 2009-04-16 2859
84 제주올레 완성과 서명숙 이사장 + 9 file 심산 2012-11-27 2857
83 남아공의 심산 + 16 file 심산 2008-06-05 2855
82 드라마 [식객]팀의 즐거웠던 나날들 + 4 file 심산 2006-05-04 2854
81 WINE SCENE IN CANADA + 10 file 심산 2008-09-28 2843
80 밴쿠버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 토피노 + 6 file 심산 2008-09-22 2843
79 허시명 작가의 전통술 특강 후기 + 9 file 심산 2006-08-27 2823
78 길은 그리움이다 + 9 file 심산 2009-07-08 2806
77 쾨글러 와인의 밤 미니사진전 + 1 file 심산 2010-08-10 2803
76 이 나라를 세운 것은 해녀들이다 + 3 file 심산 2012-12-31 2796
75 다정한 사람과 와인을 홀짝 물회를 후루룩 + 11 file 심산 2009-11-11 2794
74 망고 + 3 file 심산 2006-05-15 2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