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6-11-17 21:50:44 IP ADRESS: *.201.16.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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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1]

사랑하는 처녀의 젖가슴

심산의 와인예찬(2)
독일의 세미스위트 와인 립프라우밀히

그때 나는 열일곱 살이었고 그녀는 열아홉 살이었다. 까까머리 고딩과 파마머리 여대생. 고딩의 집안은 사업의 몰락으로 파산지경을 향해 치닫고 있었고, 여대생의 집안은 울산에 있어서 그녀는 대학 앞의 작은 월세방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싸가지 없는 고딩은 자기보다 두 살 연상의 그녀를 한번도 ‘누나’라고 불러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그녀가 첫사랑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름을 ‘밀히(Milch)'라고 하자.

모든 첫사랑에서는 풋내가 난다. 어쩌면 비린내라고 표현해야 옳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달다. 그리고 황홀하다. 밀히와의 나날들도 그랬다. 당시의 나는 자고 나면 빨간 차압딱지가 하나 둘씩 늘어만 가는 집을 나서면 학교로 가는 대신 그녀의 자취방으로 들이닥쳤다. 너 왜 학교는 안 가고 또 일루 왔어? 너 도대체 뭐가 될려고 그러니? 밀히는 누나처럼 아니 누나답게 나를 타이르려 든다. 하지만 내가 되돌려주는 대답이란 여전히 되바라질 뿐이다. 너도 학교 가지마. 이 방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면 안 돼.

오래된 기억들은 왜 흑백 스냅사진들처럼 남게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연속된 동영상이 아니라 단 한 컷의 사진이다. 내가 책이 든 밀히의 핸드백을 빼앗아 방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장면이 보인다. 그녀가 내게 바락 바락 소리를 지르며 절규하는 한 컷이 보인다. 한번은 내가 낮술에 취해 코를 골며 잠이 든 틈을 타서 그녀가 대학으로 내뺀 적이 있다. 다른 이유는 없고 단지 수업을 받기 위해서다. 악랄한 나는 그녀의 수업시간표를 확인하고 강의실까지 쫓아갔다. 내가 강의실 창 밖에서 겅중겅중 뛰면서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자 밀히의 두 뺨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한 마디로 쪽팔렸던 거다.

누구야? 수업이 끝나자 그녀의 동기생들이 강의실 밖으로 우루루 몰려나와 흥미롭다는듯 나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그렇게 물었다. 응, 그냥 아는 동생, 사촌동생. 밀히는 나를 복도 밖으로 밀쳐내며 그렇게 얼버무리려 했다. 철딱서니 없는 내 목소리가 복도를 쩌렁 쩌렁 울린 것은 그때쯤이다. 사촌동생 좋아하네! 넌 사촌동생하고도 자냐? 밀히의 얼굴이 치욕으로 굳어갔다. 나는 내친 김에 더욱 잘난 체하며 보란듯이 외친다. 나 밀히 애인이야, 우리 같이 살어. 밀히의 굽 낮은 구두가 복도 저켠으로 빠르게 사라져 간다. 기고만장한 나는 그녀를 뒤쫓아 달려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야, 밀히, 너 어디 가? 너 거기 안 서?!

[img2]

첫사랑의 나날들을 돌이켜보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때는 왜 그토록 집착하고 질투했으며 위악적이었을까. 어떻게 그토록 온갖 패악을 다 저지르면서도 내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고 스스로 굳게 믿을 수 있었을까. 곰곰이 따져볼 것도 없다. 나는 그녀에게 해준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다만 그녀를 괴롭혔을 뿐이다. 밀히는 나와 함께 지내는 동안 수도 없이 이삿짐을 싸야만 했다. 하긴 ‘사촌동생’이라는 녀석이 자취방에서 아예 점거농성을 하고 있는데 밤마다 사랑을 하든 싸움을 하든 쌩난리 람바다를 춰댔으니 어떤 집주인이 그 꼴을 곱게 봐줄 수 있었겠는가.

내 기억 속에 아련히 남아 있는 또 다른 흑백 스냅사진 한 장. 그날도 우리는 이삿짐을 나르고 있었다. 뿌연 해가 떠 있는데도 찬비가 부슬부슬 흩뿌려지던 을씨년스러운 날씨였다. 이삿짐이라고 해봤자 리어커 하나면 충분하다. 그만큼 우리는 가진 것이 없었다. 이대 앞의 가파른 언덕길을 낑낑대며 올라가다가 문득 돌아보니 밀히가 저만치 아래에서 훌쩍 훌쩍 울고 있었다. 너 지금 이거 안 밀고 뭐해? 힘들어 죽겠는데! 밀히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얼굴로 나를 빤히 올려다보며 꼼짝도 하려들지 않았다. 나는 마구 신경질을 냈을 뿐이다. 쪽팔리게 왜 질질 짜고 지랄이야! 얼렁 와서 이거 안 밀어?!

견디다 못한 밀히는 어느 날 야밤도주를 감행했다. 나는 집안의 모든 물건들을 전당포에 갖다 맡기고 곧바로 서울역으로 달려갔다. 언젠가 고향으로부터 온 편지봉투에 쓰여져 있던 주소들 중 ‘울산시 약사동’이라는 글자가 기억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당시는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이었다. 포항인지 경주인지에서 내린 나는 남은 돈을 모두 털어 택시를 대절하고는 무작정 외쳤다. 울산시 약사동까지만 가주세요! 약사동이라는 곳에 내리니 통행금지 직전이었다. 나는 눈에 보이는 모든 집의 초인종을 누르며 그녀를 찾았다. 여기 밀히 있어요? 서울에서 대학 다니는 밀히네 집이 어디에요?

그곳은 좁은 동네였다. 세 번째 집의 벨을 누르자 잔뜩 화가 난 아저씨가 잠옷바람으로 뛰쳐나와 내 멱살을 몇 차례 흔들더니 이렇게 말했다. 저기 왼편에서 두 번째 집, 거기가 밀히 학생집이야. 밀히 집의 벨을 눌렀다. 그때쯤에는 이미 온 동네의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일제히 담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는 서로 수근댈 즈음이었다. 밀히가 이윽고 자기 집 대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어둠 속에서 가로등 불빛 아래로 스윽 드러나던 밀히의 얼굴. 아마도 나는 그때 밀히가 지어보인 그 복잡다단한 표정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지겨움과 그리움, 끔찍함과 반가움, 그리고 숙명과 결단이 서로 구분할 수 없도록 몸을 섞고 있던 그 불가사의한 표정을.

나는 정말 그녀를 사랑했던 것일까. 모르겠다. 하지만 당시의 내게 그녀가 세상의 전부였던 것만은 에누리 없는 사실이다. 보다 본질적인 질문은 이런 것이다. 그녀는 나를 사랑했던 것일까. 이 질문에는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 그녀는 나를 사랑했다.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함께 견디어낼 수 없었던 시절들을 그녀는 견디어줬다.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안아줄 수 없는 아이를 그녀는 안아줬다. 내게는 그럴만한 자격이 없었지만 밀히는 나를 동생처럼, 친구처럼, 애인처럼 사랑해줬던 것이다.

[img3]

문학이란 무엇인가? 미학자는 대답한다. “문학 잡지에 실리는 것들이다.” 첫사랑이란 무엇인가? 나는 대답한다. “네게 젖을 물려준, 엄마 이외의 첫 번째 여자다.” 밀히는, 엄마를 제외하고, 내게 젖을 물려준 첫 번째 여자였다. 제 아무리 패악을 부려댄 낮이라도 밤이 되면 나는 절망적으로 그녀의 젖가슴에 매달렸다. 그것은 달콤하고 황홀했으며 비릿하고 풋내가 났다. 첫사랑의 맛이다. 우리는 엄마의 젖을 떼면서 아이가 되고, 첫사랑의 젖을 떼면서 어른이 된다. 그리고 세상살이의 비루함과 쓸쓸함에 몸서리치게 될 때, 문득 세월을 거슬러 되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우리를 사랑해줬던 여인들은 이미 곁에 없다.

독일 라인헤쎈 지방에 있는 보름즈 교회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값싼 세미스위트 와인을 만들어 왔다. 달콤하되 풋내가 나고 황홀하되 비릿한 느낌이 나는 이 와인의 이름은 ‘립프라우밀히’(Liebfraumilch)다. 우리 말로 풀어내자면 ‘사랑하는 처녀의 젖가슴’ 쯤 된다. 독일에서 수출되는 와인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중저가 베스트셀러인데 초보자에게도 부담 없이 권할 수 있다. 독일어에 익숙치 않은 영어권 소비자들을 위해 만들어낸 브랜드가 바로 저 유명한 ‘블루넌’이다. 에로틱하고 관능적인 와인의 브랜드에다가 ‘푸른 수녀’라는 제목을 갖다 붙이다니 그 마케팅 감각이 참으로 얄궂다.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내들이 줄지 않는 한 영원한 베스트셀러로 남을 것 같은 와인이다.

일러스트 오현숙

[무비위크] 2006년 11월 20일

유서애

2006.11.17 22:20
*.106.133.188
가운데 일러스트 넘 맘에 들어요. 귀여워요.ㅋㅋ

김영희

2006.11.17 23:59
*.37.240.79
음... 바위를 '하'시는 것도 에로스를 가미해 풀어 내시더니 이제 와인까지...
바위건 와인이건 원래 에로스적인 것이라 선생님께서 좋아하시는 건지
선생님과 만나면 모든 것이 에로스적인 것으로 바뀌는 건지 모르겠네요.^^;;
근데 저렇게 '쎄게' 쓰셔도 되는 거예요? 0.0
지난 칼럼에 이어 왠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게 되네요.^^
profile

심산

2006.11.18 17:49
*.237.83.165
왜 모두들 나의 [와인예찬]을 100% 사실일 거라고 생각들 하는지 원...ㅠㅠ
사실과 허구, 중의법 등이 절묘하게 뒤섞여 있는 장르의 글이야
밀란 쿤데라의 표현을 빌자면 '전적으로 소설적인 에세이' 혹은 '에세이 소설'이라구...
그러니까 너무 걱정들 하지 말고...그냥 즐겨!
글이든 와인이든 너무 분석적으로 파고들면 제 맛을 못 느끼게 되는 법이야!^^

김은연

2006.11.18 01:53
*.200.1.136
제 두번째 남자친구도 저랬어요.. 얼굴이 와인색처럼 되가지고 바람피면 내목아지 자기목아지 그놈 목아지를 잡아서 한강물에 쳐넣 죽여 버릴테니까 알아서 하랫는데.. 흔히 있는 일인가 보네. 와인이나 사다 먹어 봐야지.

김지명

2006.11.18 13:20
*.9.134.140
암튼 .. 정말 짓궂어요 .. 사실이든 허구든 샘이 탄생시킨 글이니 샘을 담고 있는거겠죠 ? ^^

김형기

2006.11.18 14:07
*.152.245.173
어렸을때 재미난 영화를 보다 보면 손목 시계를 보며 많이 안타까워 하고는 했어요. '어, 이 재밌는게 벌써 30분....벌써 한 시간....이제 얼마 안 남았네.... 안타깝지만... 그래... 그럼 이 순간을 더 즐기자!' 그리고 나는 세상을 잊어 갑니다. 세상엔 영화와 나밖에 없지요. 몰입이란 건 그런 거 같아요.
"나는 그때 열일곱 살이었고...." 영화의 오프닝에 해당하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도 그랬어요. 나는 빠른 속도로 당장 옆에 있는 스크롤 바를 내려 봅니다. 아, 다행이다! 그리 짧지는 않네. 나는 알수 없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오릅니다. 그리고 마치 미식가처럼 조금씩 조금씩 그 맛을 음미해 가면서 읽어 갑니다. 아, 너무나 좋은 글이다! 그러나 그런 걸 더 진하게 느끼면 느낄 수록 옆의 스크롤 바도 끝을 향해 점점 줄어들어 갑니다. 왠지 그럼 슬퍼지기 까지 하죠. 그래서 좋은 글은 두고 두고 몇번씩 읽고 또 읽고 하는가 봅니다.
선생님이 쓰신 글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마치 큰형님에게 고민을 털어 놨더니, 자기 살아온 이야기를 덤덤하게 들려 주시면서 "괜찮아 나도 그랬었고, 너도 지금 그러는 거 뿐이야. 사는 게 원래 그런거야. 그러니 그냥 즐겨."
선생님 쓰신 글을 읽으면 스스로와 화해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깁니다. 쵝오에요!!!

민다혜

2006.11.18 14:38
*.72.235.224
형기님 말씀도 좋은데요? 괜찮아 나도 그랬었고, 너도 지금 그러는 거 뿐이야. 사는 게 원래 그런거야.

김보석

2006.11.18 15:20
*.247.25.143
요즘 혼자 와인을 홀짝하고 있는데..
저의 세 번째 와인은 블루넌으로 해야겠네요..
근데 방금 검색해보니 블루넌 종류가 7가지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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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6.11.18 17:30
*.237.83.165
은연, 그 친구도 지금쯤 아주 많이 미안해하고 있을 거야...^^
지명, 오버하지마! 그럼 연쇄살인범에 대한 소설을 쓴 작가는 연쇄살인을 해봤나...?^^
형기, 잘 읽었다니 다행...다혜, 네 나이 땐 다 그런 거야...^^
보석, 물론이지! 립프라우밀히만 해도 한편의 장편소설 감이야
게다가 그 중의 블루넌...그 안에서도 정말 무궁무진한 세계가 펼쳐지지
아아 와인의 세계는 끝이 없어...^^

박주연

2006.11.19 00:01
*.217.244.162
100% 사실 아니었어요? 에잇.. 싱거워욧....-.-

한수련

2006.11.19 18:05
*.110.114.226
사실일껄요? 이미지가 너무나 선명하잖아요. ^^
그나 저나 나도 저런 연애해보고 싶다. 육화된 사랑.. 같은거.
나의 패악질엔 늘 바로 무조건 미안하다는 남자와 뒤도 안돌아 보고 떠나버린 남자 밖에 없다는게...
이 글을 읽으니까 더 슬퍼요.
같이 지지고 볶고 싸우고 그래도 화해하고... 그런 연애해본 사람들은 진짜 좋겠다.
'밀히' 꼭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끈
profile

명로진

2006.11.19 18:09
*.86.217.161
감동 120% 입니다.
산이형의 글엔 늘 슬픔과 진정이 배어 있어요....

근데 왜 맛집 기행은 짧고 와인 기행은 긴 건가요?
profile

심산

2006.11.19 18:11
*.110.114.226
주연, 너는 안 싱겁게 살아라...^^
수련, 선명한 이미지로 글을 쓰는 게 바로 시나리오작가야...^^
로진, 지면이 짧으면 이미지를 표현할 수 없다고 하니까...[무비위크]가 늘려준 거야...뭐 별다른 이유가 따로 있겠어?^^

최상

2006.11.19 22:55
*.116.68.4
그래도 글을 보면 자꾸 선생님은 그러실 수 있다고 느껴질만큼 생생하다는...^^

김유진

2006.11.20 09:31
*.126.20.97
연애,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생각나요.
글맛 좋~다^^

오현숙

2006.11.20 12:18
*.207.67.149
아...글 조아요..정말 영화처럼 오버랩되어요..^^* 담은 소비뇽블랑?!

박주연

2006.11.20 12:46
*.251.131.240
'와인예찬'의 좋은점 하나는 그 어려운 와인이름을 금방 외울 수 있다는 점~ ^^
와인 전문점에 가서 리스트를 보다가 '쉬라즈'를 알아보곤 너무 기뻤습니다요..ㅎㅎ
그전엔 그리 외우려 해도 안되더니...

김남일

2006.11.20 17:02
*.80.33.104
아, 여전히 기막힌 우리 심산. 죽고 싶었는데 갑자기 생의 의욕이 생기네. 고맙네, 심산! 가끔 들려도 괜찮지? <타짜> 시절이 그리워서.... ㅋㅋ.
profile

심산

2006.11.20 17:13
*.201.16.246
와우, 남일이형!!!! 정말 반갑다...요즘엔 산에 미쳐서 인도와 네팔을 떠돈다는 풍문은 듣고 있었지만...
얼마전에 토지문학관에서 형 봤단 얘기 듣고 정말 반가웠어...
자주 놀러와서 소식 좀 전해줘...<우리의 타짜시절>이라...ㅎㅎㅎ

이진숙

2006.11.20 20:38
*.229.108.52
저렇게 쭉 가면 새디스트 되는 거죠..?? ㅎ

김지명

2006.11.21 18:24
*.9.134.140
어제 말이죠 .. 밀히를 사러 갔다가 말이죠 , 글쎄 밀히 옆에 나란히 누워있는 반가운 돌체 노벨라( ?) 를 만나서리 .. ( 2년전 베트남에서 아주 맛나게 마신 기억이 있거든요 ..) 까망베르 치즈와 연어구이를 사들고 ( 나름 폼 좀 잡아 봤죠 ..) 집으로 왔더랬죠 .. 신나게 꿀꿀함을 날려버릴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 헌데 말이죠 .. 이 코르크 마개가 말이죠 ... 아니 스크류가 문제였겠죠 .. 메이드인 차이나 스티커가 한 눈에 쏙~ 들어 오게 붙어 있는 이 스크류가 글쎄 .. 코르크 마개에 박힌채 부려졌지 뭡니까 ( 힘조절이 문제 였나 ...) .. 한 십여분을 포크 , 젓가락 ,칼.. 등등으로 후벼 파 봤지만 .. ( 엄마가 다친다고 고무장갑을 건네 주시더라구요 .. 핑크 고무장갑을 끼고 아주 무식하게 후벼팠습니다 ) 결국 .. 포기했지요 ... 어찌나 약이 오르던지 .. 옆에서 지켜 보시던 엄마 .. 제가 안쓰러웠는지 .. 따땃하게 데운 쌍화탕 한 병을 주시더라구요 .. 마시고 자라 ... ( 빈속에 .. 연어랑 , 치즈 한조각 먹고 .. 쌍화탕 마셔보세요 .. 속이 아주 묘하더라구요 ..)
쌍화탕으로 화를 잠재우고 잠을 청했습죠 .. 아주 .. 그런 날이었어요 ( 왜 여기와서 주저리 주저리 한 풀이냐 하지 마시고 .. 중생 하나 화병 고쳐준다 .. 생각 하시고 .. 이해해 주십쇼 !! )

오현숙

2006.11.21 18:33
*.207.65.210
하하하....넘 잼나여.ㅋㅎ
profile

심산

2006.11.21 18:49
*.51.162.205
진숙, 현재의 나는 새디스트가 아니란다...^^
지명, 와인반에서 가르쳐줄께...그럴 때 어떻게 해야 되는 건지...^^
그리고 원래 중국제 스크류는 유명해, 그렇게 뿌러져버리는 걸로...
현숙, 이번 금요일 와인스쿨 송년회에서 내 몫까지 마셔줘...ㅠㅠ..협찬금까지 내고도 못 간다는...ㅠㅠ

권귀옥

2006.11.23 05:18
*.152.53.47
ㅋㅋㅋ
저는 예전에 긴장해서
콜크마개 많이 부러뜨려봤는데...^^

이시연

2006.11.24 10:52
*.46.95.254
김지명씨, 저도 그런 경험이 있는데요.그러다 너무 많이 파서 코르크가 아래로 빠졌거든요?
(얼마나 그걸 붙들고 낑낑 댔는지는 상상에 맡기겠음)
그래서, 히히....맛있게 먹었어요. ^^

선생님, 한 편의 소설 같아요.
'밀히'라는 캐릭터를 보니 정말 가슴이 짠하네요.
사랑이 뭔지....
남자들은 사랑하는 여자한텐 갖은 패악을 부리곤 하는데
그런 걸 보면
확실히 남녀는 다른 종족입니다.
profile

명로진

2006.11.24 23:39
*.86.217.161
남자들은 갖은 패악을 부리면서도 질질 사랑하는데
여자들은 딱 한번 패악을 부리고는
완벽하게 돌아서서 갑니다.....
그런걸 보면
확실히 남녀는 다른 종족입니다......
profile

박민호

2006.12.06 00:10
*.98.56.40
그림들이, 다시보고 다시봐도 정말 이뻐요..^^
profile

심산

2006.12.11 01:32
*.51.162.214
여자들은 어떤 와인맛에서 첫사랑을 떠올릴지 자못 궁금...^^

양윤희

2006.12.20 11:52
*.207.69.32
지명님..담엔 그냥 안으로 밀어넣으세요.. 코르크 부스러기가 입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냉수에 띄운 나뭇잎이라 생각하시고..오늘도 심산스쿨와서 또한번 웃고 갑니다~

전 강남역의 모 와인바에서 잔으로 마셨던 어떤 와인에서 첫사랑이 생각났는데, 안떼 구아스 라고 어렴풋이 직원이 말한거 같다는 것 외엔 아무런 정보가 없네요.. 이름으로 봐선 남미쪽 와인이겠죠..
profile

심산

2006.12.29 01:24
*.131.158.75
일단 밀어넣어서 코르크 부스러기가 떠오르면...여자 스타킹으로 걸러내서 마시는 방법도 있지...^^

오유린

2007.01.26 19:47
*.207.18.150
읽는 내내 몸서리가 쳐졌음...
profile

심산

2007.01.28 02:30
*.131.158.75
유린아, 애기야...네가 몸서리쳐질 만큼 뭘 알기나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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