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6-03-25 11:44:49 IP ADRESS: *.147.6.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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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곽 나들이] 더 가까이… 발아래 경복궁, 한강 너머까지 손에 잡힐 듯

서울성곽 여행은 역사를 만나고, 우리네 이웃을 만나는 여행이다. 서울성곽 성북동 코스로 동네 주민들이 산책을 나왔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청와대 뒷산인 백악산(북악산) 개방으로 서울성곽의 출입금지 지역이 대부분 풀렸다. 서울성곽은 조선 태조가 한양 천도이후 쌓기 시작한 서울의 내성. 성곽은 흥인지문(동대문), 돈의문(서대문), 숭례문(남대문), 숙정문(북대문) 등 4대문과 혜화문(동소문), 광희문(시구문), 소의문(서소문), 창의문(자하문) 등 4소문을 연결하며 그 둘레가 약 18km에 달한다.

성곽은 일제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고 산업화의 소용돌이 속에 상당 부분 훼손됐지만 복원작업을 통해 현재는 10.5km 가량 옛모습을 되찾았다. 숙정문 코스와 함께 산책하기 좋은 서울성곽 코스는 낙산, 성북동, 인왕산과 남산 등 4곳. 모두 1~2시간 거리로 산책로가 잘 가꿔져 나들이 하기에 좋다.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풍광은 서울 역사여행의 덤이다.

[img2]▲ 낙산코스 낙산코스의 출발점은 동대문. 지하철 동대문역에서 나오면 이대부속병원 옆으로 난 ‘창신성곽길’이 서울성곽을 안내한다. 동대문의 시끌벅적 소음이 사라질 즈음 걷기 쉽게 포장된 산책로가 시작된다. 곳곳에 설치된 벤치, 정자와 가로등 등이 성벽과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성벽 중간 중간에는 창신동과 충신동을 잇는 쪽문이 나있어 두 동네를 비교하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석축의 단을 세며 쉬엄쉬엄 오르길 20분, 어느덧 낙산의 정상 낙산공원이다. 옛 시민아파트를 헐고 조성한 낙산공원은 ‘서울의 몽마르트언덕’. 도봉산, 북한산, 인왕산, 남산까지 도심의 산과 사대문안의 빌딩숲이 눈앞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성북동코스 성북동코스는 돼지갈비, 돈까스, 칼국수 등 맛집들이 즐비한 성북동 성북초등학교앞 삼거리의 서울과학고 뒤편에서 시작된다. 이곳 산책로도 잘 정돈됐지만 낙산코스 보다 경사가 급하고 계단이 많아 걸음을 자주 멈추게 한다. 성벽 너머의 저택들이 즐비한 성북동 풍경이 볼만하다. 한 10여분 목덜미에 땀이 배일 즈음, 성벽 너머와 연결되는 쪽문이 나타난다. 문밖을 나서면 마치 시골을 옮겨놓은 듯한 딴 세상이다.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게 성벽 밖 좁은 터에 오밀조밀 밭들이 일구어져 있다. 허름한 달동네 우리 이웃의 터전이다. 다시 산책길로 되돌아와 잠시 오르다 보면 군 부대 때문에 길이 끊긴다. 대신 성벽 너머로 산길이 시작되는데 성북동 성곽답사의 진미는 이제부터다. 산길 입구는 곧 숨막힐 듯한 향을 뿜어낼 아카시아 숲이다. 오솔길을 따라 들어서면 성벽에 기대 소나무가 솔잎 터널을 이룬다. 산 위에 쌓은 성곽이라 석축 돌덩이가 작아 몽글몽글 성벽의 선이 곱다. 군사보호구역에 막혀 성북동 약수터쪽으로 다시 내려와야 한다.

[img3]▲ 인왕산코스 인왕산 코스는 산책이라기 보다는 산행이 적절하다. 출발지는 사직공원. 경사가 급한 인왕산길(인왕스카이웨이)을 한 10~15분쯤 허덕허덕 오르다 보면 무악동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만난다. 무악동쪽 길을 따라 100m 가량 가면 성벽과 함께하는 인왕산등산로가 시작된다. 인왕의 기암괴석을 감상하며 200m를 오르면 성곽의 성가퀴(성벽 윗부분에 쌓는 지붕이 있는 낮은 담)가 없는 성벽 위를 걷게 된다. 복원이 아직 덜 된 탓이라지만 오히려 성벽이 더욱 성벽다워 보인다. 복원해놓은 성벽의 상당 부분이 세월의 더께로 시커먼 석축 위에 반듯하고 새하얀 돌지붕이 얹혀져 있어 부자연스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석축을 디디며 30분 오르면 인왕산 정상이다. 낙산에서 본 서울이 정겹다면 인왕에서의 전경은 호쾌하다. 발아래 경복궁, 청와대는 물론 한강 너머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청운동으로의 하산길은 성벽 원형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답사의 절정. 성벽은 물론 성가퀴도 일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시간에 마모돼 둔탁해진 돌지붕이 정겹다. 인왕산 등산로는 공휴일ㆍ일요일의 다음날은 입산휴식일로 등산이 통제된다.

남산코스 남산의 서울성곽 답사는 동대문운동장 인근의 광희문에서 시작한다. 시체가 나가는 문이라고 해서 시구문으로 불리는 곳이다. 서울성곽의 위용은 장충체육관 뒤편에서 이어진다. 체육관과 신라호텔 뒤로 성벽은 오밀조밀한 집들을 끼고 남산으로 힘차게 올라간다. 타워호텔 뒤편까지 이어진 성벽은 잠시 끊어졌다가 남산정상에서 순환로를 따라 내려 오는 산책길에 다시 만난다.[img4] [한국일보] 입력시간 : 2006-03-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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