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6-03-08 00:12:25 IP ADRESS: *.147.6.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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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는 문화관광부에 소속된 정부 공식기관입니다. 현재의 안정숙 위원장은 과거 군부독재 시절의 해직기자 출신으로서 <한겨레>의 창간멤버이고, 한때 <씨네21>의 편집장이었으며, 열린우리당의 현역의원 원혜영씨의 아내이기도 합니다. 그런 위치에 있는 안위원장의 입장에서 정부의 결정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런 성명서를 낸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을 겁니다. 안위원장 이하 이현승 부위원장, 그리고 김동원 김영재 심재명 원용진 임호천 장미희 정남헌 위원들 모두 참으로 힘든 결단을 내리셨습니다. 저는 이들의 성명서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참으로 용기 있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깊이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아래는 관련기사 및 성명서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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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영진위, 정부 비판 나서

[필름 2.0 2006-03-07 16:50]
공공기관 영화진흥위원회가 스크린쿼터를 축소한 정부를 ‘엄중’ 비판하고 나섰다. 7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스크린쿼터 축소를 확정하는 영화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자, 영화진흥위원회는 같은 날 오후 ‘코메리카(KOMERICA) 경제시대란 주술에 사로잡혀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을 내린 정부를 엄중히 비판합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9인 위원 일동 명의로 된 성명서를 통해 “참담한 심정으로 정부의 불합리하고 비민주적인 정책 결정을 비판한다”며 “스크린쿼터 축소 저지를 위한 영화인들의 정당한 노력을 지원하는데 영화진흥위원회가 갖추고 있는 모든 역량을 투여 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문화관광부 산하기관으로, 정부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이번 성명서 발표는 많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한미 FTA의 문제점을 철저히 점검하고 영화인들의 스크린쿼터 축소 저지 노력을 지원하며, ▲미국의 시장개방 압력이 시청각서비스 분야 전반으로 확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송, 문화예술을 비롯한 사회 각 분야와 연대하며, ▲한국영화의 지속적 발전과 도약을 위한 방안 마련과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정의 구현을 위해 노력 할 것 등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화진흥위원회는 위원회 내부에 이러한 결의사항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스크린쿼터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 일동은 “위원직 사퇴라는 선명한 의사 표명 대신에 논란을 각오하고 공공부문 안에서 정부의 비합리적인 정책 결정을 비판하기로 결의했다”며 “사회 공동체 구성원 여러분의 넓은 이해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에 앞서 지난 2월 8일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이 발표되자 우려 표명 수준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영화진흥위원회는 정부, 국회, 영화계 등이 포함된 내부 논의를 요청하고, 대미협상 태도를 재점검할 것을 촉구한 바 있으나 적극적인 반대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3월 7일 발표된 성명서 전문.

‘코메리카(KOMERICA) 경제시대’란 주술에 사로잡혀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을 내린 정부를 엄중히 비판합니다.

우리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결국 스크린쿼터 축소를 제도적으로 마무리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정부는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가고 말았습니다. 합리적인 토론을 요청했건만 돌아오는 것은 “스크린쿼터는 폐지되어야 마땅하다”는 망발뿐이었습니다. 정부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우리 경제·사회 모든 부문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고 평가합니다. 그렇게 중요한 사안을 처리하면서, 합당한 비판에 대해서는 귀 닫고 합리적인 내부 소통은 완전히 차단한 채 사회 공동체 일부를 일방적으로 몰아세우는 데만 급급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참여정부’의 존재 기반을 정부 스스로 허무는 문제 많은 행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일동은, 참담한 심정으로 정부의 불합리하고 비민주적인 정책 결정을 비판하며,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첫째, 우리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일동은 위원직을 유지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정부 눈치 보기 차원이나 위원직에 연연해서 내린 결정이 결코 아닙니다. 전 세계 절대 다수 국가들이 지지한 주권국가로서의 문화정책적 권리까지 포기하면서 추진하는 한미FTA의 문제점을 철저히 점검하겠습니다. 또한 스크린쿼터 축소 저지를 위한 영화인들의 정당한 노력을 지원하는데 영화진흥위원회가 갖추고 있는 모든 역량을 투여함으로써, 민주성과 공공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하는 공공부문의 역할과 행동이 과연 어떠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자 합니다.

둘째, 스크린쿼터 축소 조치가 빌미가 되어, 미국의 안하무인격인 시장개방 압력이 우리 시청각서비스 분야 전반으로 확장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방송·문화예술 등의 분야와 연대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한국음악 쿼터’, ‘한국애니메이션 편성 쿼터’, ‘프로그램 국적 쿼터’ 등을 무력화하려는 모든 시도에 굳게 맞서겠습니다. 나아가 농업·의료·교육 등 비교역적 분야에 가해지는 무분별한 시장개방책을 비판하고 막는데도 힘쓰겠습니다.

셋째, 바람직한 영화 환경을 만들어 영상문화와 영상산업의 조화로운 발전을 이뤄내는 일에 최선을 다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한국영화의 지속적인 발전과 창조적 도약을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겠습니다. 우리는 특히 유네스코(UNESCO) 문화다양성협정의 기본 정신과 목표가 구현될 수 있도록 아시아의 영화, 아니 세계 영화의 동반발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도 힘쓰겠습니다.

우리는 이상의 결의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하여 영화진흥위원회 안에 ‘스크린쿼터 대책 특별 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위원직 사퇴라는 선명한 의사 표명 대신에, 논란을 각오하고 공공부문 안에서 정부의 비합리적인 정책결정을 비판하기로 결의한 저희들의 선택에 대해서 한국영화의 가치와 창조적 문화역량의 중요성을 인식하시는 우리 사회 공동체 구성원 여러분의 넓은 이해가 있기를 바랍니다.

2006년 3월 7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일동

김동원(다큐멘터리 감독), 김영재(애니메이션 제작자), 심재명(영화제작자), 안정숙(영화전문기자), 원용진(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현승(영화감독), 임호천(공인회계사), 장미희(명지전문대 교수, 연기자), 정남헌(영화제작자)


강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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