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7-09-09 03:22:58 IP ADRESS: *.131.158.42

댓글

14

조회 수

1044
1)향로봉 동벽

내가 미리 밝혔듯 향로봉은 우회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우회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향로봉 남벽을 우회했다

향로봉의 핵심은 그 릿지다
그 릿지의 반이라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릿지의 중간쯤 되는 부분으로 치고 올라가려 했다

그게 실수였다
나도 그날 처음 가본(!) 향로봉 동벽은...
향로봉 남벽보다도 더 위험했다...ㅠㅠ
내가 가본 길이었다면...절대로 안 데려갔을 것이다

덕분에...몇몇 사람들이 죽음의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미안하다
담부터는 내가 모르는 바윗길에는 아무도 데려가지 않겠다

다행히...숙과 경오, 산악부 출신 2명이 있어서
집단 패닉상태에 안 빠져서...다들 무사히 그 구간을 통과해주었다

담에는 그런 길 안 가...
그리고 앞으로는 언제나
최소한 슬링 2-3개는 가지고 다닐께...

얼렁들 등산학교에 가라...
그래야 제대로 된 장비들을 가지고 다니면서
멋진 바윗길들 제대로 즐기지...^^

2) 문수봉

거기에 쇠말뚝이 박혀 있는 줄은 몰랐었다
아깝다...

문수봉은...장비 없이 오르기에 적절한 봉우리이다
굳이 거기로 너희들을 데리고 간 것은
온전히 '제 힘만으로' 바위를 올라
그 바위의 꼭대기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멋지고 가슴 벅찬 일인지
그리고 얼마나 큰 성취감을 느끼게 되는 일인지...를
알려주고 싶어서였는데...

...문수봉에 쇠말뚝이 박혀있었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잘못이다...ㅠㅠ

어쨌든 그 쇠말뚝 때문에
너희들이 마땅히 누렸어야할
등반의 기쁨이 반감, 아니 반의 반감으로 줄어버렸다...

나는 산악 국립공원을
무슨 일본식 정원처럼 만들어가는
저 행정가 정치가들이 싫다...

씨발놈들이다...ㅠㅠ

조현옥

2007.09.09 03:28
*.62.89.4
하하. 누가 뭐라 해도, (심지어는 선생님께서 인정 안하셔도) 우린 모두 성인들이고
지 발로 지 의지로 따라간 겁니다!^^

그리고 문수봉... 담엔 쇠봉 안잡고 한 번 올라가 보죠. 뭐...^^

신월명

2007.09.09 04:03
*.53.184.29
역시,

감동스럽고 속시원한 선생님의 일갈!!

조인란

2007.09.09 15:40
*.104.78.226
음...이런다고.
꿈땜했다. 산행을 취소할까도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월명이에게 준비한 음식만 보내려고도 했다.
그래서 산행 초입부터 마음을 가다듬고 기도했다.
그찮아도 음식 남기지 말라며 평소 잔소리 심한 여자가 하루 기분 잡칠 수도 있는 말을 하자니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대한 강도 낮춰 오늘 조심하자고 했다.
다른 날 같았음 당연히 따라 붙었을 동벽도 그래서 우회했다.
남벽을 올랐던 경험이 있는 영희와 난 동벽이 상대적으로 쉬울 거라고 예상했다. 산샘처럼.
아마도 부추겼으면 월명이 나 영희 적어도 셋은 더 따라 붙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가 산?에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참, 정직하다!^^
산을 오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산과 우리가 살아내는 삶 무척 닮아있다.
평생 산을 멀리서 감상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사람들 한테도 위기와 공포는 반드시 있다.
그러나 자기가 직면한 고통을 인정하고 정직하게 맞닥뜨리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그래서 균형감각 있고 인간과 세상에 열려있는 잘 숙성된 와인 같은 사람을 만나면 귀하다.
공포스런 순간 판단력과 신뢰를 잃지 않았던 현옥이와 산샘 그래서 우리에겐 참 귀한 사람들이다!!!!!!!!!

이경오

2007.09.09 07:46
*.53.184.29
선생님 우리 타인의 자유를 해하지 않는 모든 자유를 행하여 BOA요^^
울지 마시고요. ㅋㅋㅋ

조현옥

2007.09.09 10:18
*.62.89.4
우하하하ㅎ^0^ 저 표정!!!

저 지금 일났시유...ㅡ_ㅡ
profile

이진구

2007.09.09 15:09
*.121.48.217
선생님, 잘 못 하신거 없습니다..넘넘 재밌었어요..^^

윤기호

2007.09.09 23:13
*.191.117.105
죽음의 공포를 느꼈지만, 다시 가고 싶어요.

한숙

2007.09.10 00:09
*.170.161.203
저도 산의 정원화는 정말 반대입니다.

정원같은 산에 다녀오면 막 화 날려고 그럽니다.

그리고 심샘 존경합니데이. 초등을 다 하시고.

고백하자면 지야말로 그날 무지 무서웠습니다. 숨도 턱까지 찼구요.

아무라도 붙잡고 살려달라고 하고팠는데 ,

그 와중에도 오른쪽으로 고개돌려 고도감을 오금이 저리게 맛봤습니다.

참 감사한 것은 내가 아침에 집 근처에서 안 넘어졋더라면 그날 산에서 큰 사고 냈을 것입니다.

죽거나 심하게 사지나 머리통 부쉈거나

" 재앙이 복 " 임을 너무 실감한 날이었습니다.

심샘 대장 잘라야 한다 운운한 것은 과거의 생각들이 떠올라서였습니다.

죄송합니다.

한 참 산에 다닐 때 모여대 산악부에서 릿지 산행하다가 길 잘못 들어 둘이 죽었거든요.
profile

심산

2007.09.10 00:23
*.131.158.42
그렇다니까...
주로 릿지 하다가 죽는다니까...

신미영

2007.09.10 14:51
*.229.204.143
쇠말뚝...
심샘에게는 일본식 정원,
나에게는 생명줄. *^^

고권록

2007.09.10 22:45
*.63.83.85
위험하긴 했지만 바위가 좋아졌어요... 등산학교 갈 궁리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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