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7-07-02 18:24:13 IP ADRESS: *.241.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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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는 자들과 뽑힌 자들
[필름2.0] 기획기사(3) 시나리오 공모전

영화시나리오 공모전은 작가들이 열심히 쓴 이야기를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최근 활발히 열리는 공모전들에서 감각 있는 작가들이 발굴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이하 ‘영진위’)의 한국영화 시나리오 마켓은 신인 작가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모전 중 하나이자 보물이 쌓인 데이터베이스다. 2006년, 단순한 공모전에서 탈피해 공모와 당선, 판매가 동시에 이뤄지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난해에만 1,200여 편이 등록됐고 300여 명의 영화사 회원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헤매는, 이름 그대로 ‘시나리오 시장’이다. 지난해에는 총 17편이 수상했고 매매중계가 이루어진 작품은 26편이다. 개봉까지 이어진 작품은 <도마뱀><무도리><구타유발자>등이다. 시나리오 마켓(온라인)을 운영 중인 국내 진흥1팀의 나하나씨는 “처음에는 온라인이라는 점 때문에 작가들이 많이 걱정을 했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공개돼 있기에 함부로 아이템을 가져갈 수 없다. 열람 기록도 남고 모두 알기 때문”이라며 “기성작가들을 위해 공모전 형식을 빼고 매매중계만 이뤄지는 ‘크레딧작가 마켓’을 지난주에 열었다.”고 전한다.

올해부터 시작된 KT디지털컨텐츠 공모전은 최근 신인작가들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보였던 공모전이다. 영화 시나리오만을 위한 공모전이 아닌, 영상에 관련된 모든 부분에 걸쳐 진행된 공모전이지만 상금의 규모나 특전(싸이더스FNH 또는 올리브 나인 전문작가로 활동기회 제공)이 유난히 돋보였기 때문이다. 영화 시나리오는 전체 출품된 1,500여 편 중 521편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공모전을 담당했던 정찬경과장은 “영화 시나리오가 가장 많았다. 아무래도 써놓았던 작품들을 많이 낸 것 같다”고 말했다.

공모전이 아닌 제작지원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큰 변화다. 지방 영상위원회의 공모전들의 경우 로케이션 유치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변화 중이다. 경기 영상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은 ‘전략적 촬영유치’란 개념의 창작지원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 즉, 경기도에서 촬영하는 영화기획을 지원하는 것이다. 전라북도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해 저예산 영화 10편에 대해 영화 제작지원을 벌이기도 했다. KT&G에서 진행하는 ‘상상메이킹’은 주로 학생들의 시나리오가 많이 몰리는 지원프로그램이다. 정희정 단편영화 프로그램 매니저는 “시나리오의 재기발랄함과 소재의 독창성, 그리고 완성도를 본 후 면접에서는 제작 능력을 본다”고 말한다. 2007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소개됐던 <비몽>의 조가현 감독, 2007년 인디포럼에서 소개됐던 <불한당들>의 장훈 감독 등이 상상메이킹을 통해 독특한 이야기를 선보였다.

최근 제작이 진행 중인 영화들 중 공모전 당선작을 시나리오로 삼고 있는 경우는 꽤 많다. 엄청난 경쟁률의 공모전에서, 또 공모전보다 더 까다로운 현실적인 어려움을 헤쳐 낸 작품들이다. 인기 인터넷 만화 ‘와탕카’의 스토리를 담당하기도 했던 김석주 작가의 <걸스카우트>는 2006년 경기영상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작품으로, 현재 김선아 등이 캐스팅 돼 7월 중 크랭크인 할 예정이다. 2005년 영진위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인 박은영 작가의 <용의주도 미스신>또한 현재 각색이 끝난 상태. 자신을 용의주도하도고 생각하는 여자가 상반된 스타일의 세 남자를 만나면서 겪는 일을 그리는 로맨틱 코미디로 한예슬이 캐스팅됐다.

<용의주도 미스신>의 각색을 담당했던 이승환작가 또한 지난해 2분기 영진위 시나리오 마켓 수상작인 <싱글맘>으로 영화화를 준비 중이다. 문성일 감독이 연출할 예정이며 미혼모인 엄마와, 아들이 성인이 되어 만나는 이야기. 이승환작가는 “나도 어린 나이에 결혼해 지금 다 큰 아들이 있다는 점이 시나리오를 쓰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충북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에서 진행하는 문화콘텐츠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수상한 황우연작가의 <미스조선 미>는 이정욱 감독의 각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조선시대에도 미스조선 선발대회가 있었다는 가정 하에 미스조선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들의 분투를 그릴 예정이다. 이처럼 시나리오를 쓰는 신인작가들과 그들을 찾기 위한 영화사들의 노력, 그리고 제작상황은 현재의 극장가만큼이나 뜨겁다.                

문성원 기자

KT디지털컨텐츠 공모전 대상 수상자 황진영 작가
말 되는 이야기가 좋다

황진영씨의 <정조哀사 경모궁의 봄노래> (이하 <정조哀사>)는 무려 천여 편의 시나리오가 출품되었던 20071회 디지털컨텐츠 공모전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기획안 부문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거기다 만장일치였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지니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정조哀사>는 정조라는 인물에 대한 황진영씨의 개인적인 탐구결과다. “표지에 ‘역사 누아르’라고 썼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지웠다.”는 그의 말처럼 <정조哀사>는 사실을 재현하는 사극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상상만으로 만들어낸 이야기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자료조사에만 5개월을 쏟아 부었고 캐릭터 또한 거기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황진영씨는 “정조가 아버지를 죽게 한 사람들과 정치를 해야 되고, 그 사람들 안에서 자신의 뜻을 이루고자 하지만 끝내는 실패한 개혁가로 남았던 게 인상 깊었다”며 “독살 혹은 암살당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남자들 간의 우정과 배신, 남자들 간의 멜로를 의도했다” 고 하기에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고 묻자 <영웅본색><첩혈쌍웅><무간도>등의 제목이 줄줄이 나온다. 일상적인 이야기보다 극적인, 감정에 큰 파장을 주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그에게 가장 근사하게 다가온 장르가 바로 홍콩 누아르 인 것이다.

‘이야기’에 대한 황진영씨에 대한 생각은 명쾌하다. 그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개연성이다. 앞뒤가 맞고, 클라이맥스로 갔을 때  10명에게 보여줘서 10명 다 용납할 수 있다면 관객에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직 <정조哀사>의 영화화 소식은 들리지 않지만 이미 그는 충무로의 유명감독과 또 하나의 사극을 쓰고 있는 중이니, 새로운 감성의 사극 출현을 기대해도 좋겠다.

[필름2.0] 2007년 7월 10일

profile

심산

2007.07.02 18:33
*.241.45.56
1)진영, 저렇게 영화배우인 척 하고 촬영해도 되는 거야? ㅋㅋㅋ 어쨌든 [필름2.0]을 통해 제대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 거, 축하해! "충무로의 유명감독과 준비 중인 또 하나의 사극"도 기대할께! 화이팅~!!!^^
2)위에 언급된 <걸스카우트>의 김석주 작가, <용의주도 미스신>의 각색 및 <싱글맘>의 오리저널 이승환 작가 역시 심산스쿨 출신...기사를 읽어보면 [필름2.0] 기자가 고심한 흔적이 역력! 기사에 소개된 거의 모든 작가들이 이곳 출신이어서 사실대로 쓰자니 홍보성 기사(?)가 될 것 같고 안 쓰자니 조금 미안하고...^^
3)7월 25일로 크랭크인 날짜가 잡힌 <걸스카우트>! 정말 기대된다...스탭들이 모두 '선수'들이니까 멋진 결과 있으리라 믿는다! 석주야 축하해! 드디어 올해 내로 네 영화 극장 스크린에서 볼 수 있게 됐구나...^^

최현진

2007.07.03 13:49
*.73.30.12
프로페셔날한 포즈와 표정^^

이승환

2007.07.04 17:36
*.255.16.163
걸스카우트!! 너무 기대되요...^^

황진영

2007.07.05 02:00
*.230.77.143
푸하하하하....민망....--;; 아무튼.... 감사합니다~~ 저도 걸스카우트 기대되요!!!!^^ 승환님의 용의주도 미스신이랑 싱글맘도 기대되요!!!!^^

권지연

2007.07.05 11:17
*.10.185.19
진영씨! 짱!

강상균

2007.07.08 01:05
*.100.101.183
사진은 뽑는 자들 포슨데요... :)

백소영

2007.08.17 15:42
*.212.80.208
정말 줄줄이네요.. 극장에서 빨리 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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