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같은 한 학기가 끝났습니다
[심산상급반 3기] 종강기념 삼척수련회(2006년 7월 8일-9일)
7월 첫째 주에 제가 맡은 두 개의 학급 [심산정규반 16기]와 [심산상급반 3기]의 워크숍이 끝났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진이 완전히 빠져버렸고, 시원섭섭했으며,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다음엔 이렇게 저렇게 준비해서 좀 더 멋진 워크숍을 열어야지(!)하고 결심을 해보지만 그것이 뜻처럼 쉽지는 않군요. 어찌되었건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고, 그러니 후회는 하지 않으렵니다. [심산정규반 16기]는 학기 도중에 북한산 밑 우이동에서 수련회를 가졌습니다. [심산상급반 3기]는 종강 기념으로 강원도 삼척에 다녀왔습니다.
왜 하필이면 그렇게 먼 삼척까지 갔다 왔냐고요? 정규반과 상급반을 모두 이수한 김형기 군 때문입니다. 이 친구, 지난 1년 동안 매주 삼척에서 서울까지 차를 몰고 올라와 워크숍에 참여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번에 우리들이 우루루 그리로 내려간 것은 그 정성에 대한 일종의 답례(?) 같은 거지요. 토요일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내려가는 데에만 4시간 반...제가 차 안에서 농담 삼아 그랬습니다. “우리 모두 형기 존경해야 돼! 나 같으면 절대로 수업 들으러 안 와!” 위의 사진은 삼척을 대표하는 문화유적 ‘죽서루’ 앞에서 찍은 것입니다. 제 옆에 있는 두툼한(?) 사내가 바로 김형기 군입니다.
삼척에서의 1박 2일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동양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는 ‘환선굴’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고, 관동8경의 하나로 꼽힌다는 ‘죽서루’ 역시 그윽한 향기를 뿜어내는 멋진 누각이었습니다. 밤새도록 지치지도 않고 계속한 ‘마피아 게임’도 정말 코미디(!)였고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압권은 김형기 군이 준비해준 ‘백사장 해물부페’였습니다. 커다란 아이스박스를 가득 채운 가리비, 백고동, 생새우, 문어, 오징어...우리 모두 백사장에 퍼질러 앉아 모래 위에 불을 지펴 놓고 그야말로 ‘배 터지게’ 먹어치우고 왔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려니 다 먹지 못해서 결국 버리고 온 백고동과 가리비가 눈 앞에서 아른거립니다...^^
아래의 사진은 저희가 묵었던 숙소에서 빤히 바라다 보이던 ‘촛대바위’의 모습입니다. 바로 저 앞 모래사장에서 ‘백사장 해물부페’가 열렸었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져본 ‘즐거운 소풍’이었습니다. 밤바다 백사장 위에 퍼질러 앉아 조개를 구워 먹으며 소주를 들이킨 것은...아마도 고삐리 시절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힘겨웠던 한 학기였지만 이렇게 즐겁게 마무리하니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한 학기 동안 제게 끝없이 들볶이며 살의(?)를 느꼈을 법한 수강생 여러분,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극장 스크린에서 여러분의 크레딧을 발견하게 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형기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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