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스쿨에 [임종진사진반]을 개설합니다
2007년 8월 18일(토) 오후 3시 개강
임종진을 아십니까? 제가 기억하고 있는 그는 ‘젊고 용감하며 따뜻한 사진기자’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2년 동안 임종진은 월간지 [말]과 일간지 [한겨레신문]의 사진기자로 활동해오면서 6차례의 방북 취재를 비롯하여 이라크 전쟁, 캄보디아 에이즈 환자촌 등 ‘위험이 현존하는 현장’을 겁도 없이 쏘다니는 한편, [인권평론][나무를 심는 사람들][야곱의 우물][생활성서][작은 것이 아름답다] 같은 ‘작지만 의미있는’ 각종 매체에 가슴을 저리게 하는 따뜻한 사진들을 줄곧 발표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확인해본 바에 의하면, 그는 이제 자신의 직함에서 ‘기자’라는 것을 떼어내어 버렸습니다. 지난 해 [한겨레신문]에 사표를 던지고 나서 본격적인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나섰다는군요. 임종진이 그 동안 추구해온 작품세계를 유심히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그의 이러한 변신이 그다지 예상 외의 돌출행동은 아니라는 것을 능히 짐작해보실 수 있을 겁니다.
2007년 8월 8일(수) 밤, 심산스쿨에서는 작은 모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히말라야 어깨동무]와 [SM클럽] 그리고 [신화마을] 사람들이 제 멋대로 뒤섞여 오래된 LP음악들을 들으며 야크치즈구이에 곁들여 녹차얼음소주를 즐기는 해괴한 모임(?)이었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임종진이 문득 제게 부탁을 해왔습니다. “심산스쿨에서 제 사진반을 열 수 있게 해주세요.” 저는 물론 0.1초만에 “예스!”라고 대답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임종진의 사진 워크숍은 아주 오래 전부터 독창적인 세계를 추구하며 나름대로의 명성을 얻고 있었던 강좌입니다.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진행되었던 그의 사진 워크숍은 매학기 30명의 정원이 꽉꽉 들어차는 인기 워크숍으로 명성을 드날렸으니까요.
그렇다면 왜 그는 자신의 사진 워크숍을 심산스쿨로 옮겨와서 진행하고 싶어하는 걸까요? 임종진은 명확하게 답변해주었습니다. 첫째, 한겨레신문에 사표를 냈기 때문이고, 둘째, 이번 워크숍의 수익금을 캄보디아 난민돕기에 기증하고 싶기 때문이랍니다. 임종진은 2004년 캄보디아 취재 당시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당시 그는 에이즈 말기 환자촌과 지뢰피해자들의 삶을 집중 취재했는데, 취재를 끝마치고 돌아온 다음에도 그들의 모습이 계속 눈 앞에서 아른거려 밤잠을 설칠 정도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덕분에 그 이후로 매년 그곳을 방문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그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img2]임종진은 금년 겨울에 캄보디아로 떠납니다. 그는 그곳에서 적어도 1년 이상을 머물며 봉사활동과 교육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 기간 동안 그의 카메라에는 더 없이 절절한 인간군상들이 담기게 되겠지요. 심산스쿨에 개설하는 [임종진사진반 1기]는 그가 캄보디아로 떠나기 전에 여는 마지막 사진 워크숍입니다. 심산스쿨과 임종진은 이 워크숍의 수익금 전액을 캄보디아 난민돕기 활동에 전부 쏟아붓기로 의기투합(!)했습니다. [임종진사진반 1기]의 수강생들은 여러분들이 납부한 수강료가 더 없이 아름다운 일에 사용된다는 사실에 대하여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임종진사진반]은 1기를 끝으로 막을 내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임종진은 캄보디아에서의 봉사활동이 끝나고 귀국하면 곧바로 2기, 3기의 워크숍을 심산스쿨에서 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다만 [임종진사진반 2기]는 일정상 2009년 초쯤이 되어야 개강할 수 있을듯 합니다. 그러므로 ‘소통과 나눔’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고 있는 그의 사진 워크숍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올해 가을을 뜨겁게 달굴 [임종진사진반 1기]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임종진사진반]은 예쁜 사진 찍기나 현란한 디지털 기법 따위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임종진사진반]이 추구하는 가치는 ‘소통과 나눔’이며, [임종진사진반]이 내건 슬로건은 ‘천천히, 깊게, 느리게’입니다. 덕분에 [임종진사진반]이 선택한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가 아니라 수동필름 카메라입니다. 그의 워크숍은 수강생들과 하염없이 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피사체가 되는 ‘대상과의 소통’ 못지않게 함께 사진을 공부하는 ‘수강생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의 믿음에서 연유된 결과입니다. 너무 바쁘게 사시는 분들, 수동필름 카메라가 답답해서 견딜 수 없는 분들, 사진에서 연출과 조작을 중요시하시는 분들께는 [임종진사진반]을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대상과의 소통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고 싶으신 분들, 자신이 사진에 담은 애정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으신 분들, 기꺼이 구닥다리 아날로그형 카메라와 친해지고 싶으신 분들만 오십시오.
[img3][임종진사진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오른쪽의 배너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임종진사진반 1기]는 2007년 8월 18일(토) 오후 3시에 개강하고, 총18회의 과정으로 진행되며, 수강료는 495,000원(부가세 포함)입니다. 홍보기간을 채 1주일도 남겨놓지 않은채 급하게 개강하는 것은 올해 12월에 출국해야만 되는 임종진의 일정 때문입니다. 혹시 수강인원이 미달되어 폐강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단 한 사람이 수강신청을 해도 무조건 개강합니다.
[임종진사진반 1기]의 수업 일정은 매우 복잡합니다. 아래에 첨부하는 수업 일정을 꼼꼼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수업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이루어지지만 제6강(9월 19일 수요일)과 제7강(9월 20일 목요일)은 다른 요일에 이루어지며(추석연휴 때문입니다), 종강(11월 30일 금요일) 역시 요일이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강의 시간 역시 3시간 짜리와 6시간 짜리가 있는데, 각각 그 시간을 넘으면 넘었지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한 마디로 올 가을 ‘천천히, 깊게, 느리게’ 사진의 바다에 풍덩 빠지실 각오가 되어 있으신 분들만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러고 싶습니다. 제게도 창고에 처박아 놓은 수동필름 카메라가 10대 정도 있답니다. 올 가을에는 그것들을 꺼내들고 '천천히, 깊게, 느리게' 사진을 찍어보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제가 수강신청을 했으니까, 이번 토요일에는 무조건 개강을 하게 되겠군요...^^
[img4]임종진사진반 1기 강의일정표
제1강/본다는 것에 대하여/8월 18일(토) 3시-6시
제2강/자신만의 노출 알기/8월 25일(토) 3시-6시
제3강/필름카메라로 노출 알기/9월 1일(토) 3시-6시
제4강/여러 사진가들의 사진 세계/9월 8일(토) 3시-6시
제5강/첫경험의 설레임-소통실습/9월 15일(토) 1시-7시
제6강/필름 리뷰/9월 19일(수) 7시-10시
제7강/필름 리뷰/9월 20일(목) 7시-10시
제8강/가족사진 리뷰/10월 6일(토) 3시-9시
제9강/영화와 사진/10월 7일(일) 1시-4시
제10강/첫만남의 두려움-소통실습/10월 13일(토) 1시-7시
제11강/필름 리뷰/10월 20일(토) 3시-6시
제12강/필름 리뷰/10월 21일(일) 1시-4시
제13강/자신만의 느낌으로 찾는 대상/10월 27일(토) 3시-6시
제14강/대상 찾아 소통하기/11월 4일(일) 1시-7시
제15강/대상 찾아 소통하기 두 번째/11월 11일(일) 1시-7시
제16강/액자 및 엽서용 사진작품 선정/11월 17일(토) 3시-9시
제17강/1박 2일 워크숍-외부강사 특강 포함/11월 24일(토)-11월 25일(일)
제18강/사진엽서 나누기 및 종강/11월 30일(금) 7시-10시
(1)이라크 포탄껍질밭의 아이
(2)중국화 되어가는 티베트
(3)티베트의 시각장애인학교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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