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스쿨의 새식구 Syrah를 소개합니다
생후 2개월된 아기 고양이 입양
어제(2007년 6월 27일) 제 딸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아파트 앞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아기 고양이를 박스에 담아서 내다 버리려고 하길래 너무 화들짝 놀라고 가슴이 아파 일단 집으로 데려왔다는 겁니다. 하지만 저희 집에서는 고양이를 키울 수가 없습니다. 제 아내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서 한때 응급실까지 실려간 적이 있으니까요. 고민 끝에 이 고양이를 심산스쿨에서 기르기로 했습니다. 물론 이 경우의 '의사결정권자'는 한수련 양이지요. 그녀가 고양이를 질색한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한작가는 제가 말문을 떼자말자 꺄아악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고양이를 너무 너무 좋아한다네요? 덕분에 심산스쿨에 새식구가 생겼습니다. 생후 2개월된 이 아기 고양이의 이름은 'Syrah'라고 지었습니다. 새카맣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이 프랑스 Rhone 지방을 대표하는 포도품종 시라를 연상시키거든요...^^
시라는 너무 작습니다. 쥐를 잡기는커녕 쥐에게 잡혀먹히지나 않을지 걱정됩니다.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서 담배갑과 함께 찍었는데, 보시다시피 담배갑 2개 정도의 크기 밖에 되지 않습니다. 심산스쿨을 찾아오시는 여러분, 앞으로 저희 새식구 시라를 이뻐해주세요! 더불어, 부탁의 말씀 드립니다. 문을 여닫을 때 조심해 주십시오. 행여라도 문틈에 끼일까 걱정됩니다. 의자를 뺄 때나 걸음을 옮길 때에도 주의해 주십시오. 밟혀죽을까봐 걱정입니다.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거나 고양이라면 질색하시는 분들도 계실 줄 압니다. 가능하면 저희 강사실 밖으로는 안나오도록 조치해 놓겠습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저 넓은 심산스쿨 전체가 시라의 영토가 되는 거지요...^^
시라가 새로 들어왔다는 말씀, 그리고 시라를 조심해주시고 사랑해주시라는 말씀을 드리러 이 글을 올립니다. 다들 잘 협조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뭐 여하튼, 저 사진 좀 보세요, 너무 이쁘지 않나요...? 앞으로 별 일이 없는 한 시라는 아주 오랫동안 심산스쿨의 붙박이 식구로서 살아가게 될 겁니다. 헬로 시라, 네가 이 글을 읽을 수는 없겠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환영의 인사말을 건넨다. 시라, 잘 왔어! 여기가 네 집이야....앞으로 다정하게 지내보자구...아니,너네 품종(?) 자체가 결코 다정하지는 않다는 거, 나도 너무 잘 알아, 그게 내가 너네 종족을 그나마 맘에 들어하는 이유이기도 해...쿨한 거, 나도 맘에 들어! 앞으로, 심산스쿨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우리 나름대로 서로 품위를 지키며 쿨하게, 그리고 근사하게 지내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