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10-01-16 15:37:42 IP ADRESS: *.237.8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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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가방을 든 노숙자]
이시현 지음, 위즈덤하우스, 2010

열흘로 예정되었던 제주여행에서 며칠 앞당겨 돌아왔더니 반가운 새 책이 제 책상 위에 놓여있군요? 박헌수반 1기 출신 이시현 작가의 단행본 데뷔작 [프라다 가방을 든 노숙자]입니다. 이작가는 1998년 MBC 베스트극장 극본 공모에 [외박]으로 당선되었고, 2006년 한국영화시나리오마켓에서 [싱글맘]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07년 [용의주도 미스신]으로 각색 크레딧을 획득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번 박헌수 선생님 모친상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제게 그런 말을 하더군요. “드라마 대본이나 시나리오를 쓰는 것보다 단행본 쓰는 게 훨씬 더 재밌어요!” 그런 이작가의 첫 번째 작품이니 기대가 큽니다. [프라다 가방을 든 노숙자]는 소설과 에세이의 중간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이른바 혼융(fusion)이라는 장르이지요. 아래는 이시현 작가와 작품에 대한 소개입니다.

저자 이시현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작가를 꿈꾼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학업성적에 맞춰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으로 진학을 했을 뿐, 작가는 나와 다른 부류의,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얻은 첫 직장은 은행. 매번 틀린 돈 계산과 하기 싫은 커피 심부름, 경쟁 일변도의 조직은 하루하루 내 숨통을 죄어왔다. 몇 달 만에 은행을 그만두고 학원강사, 학습지선생 등 여러 일들을 전전했지만 삼 개월 이상 버틴 곳이 없었다.

그러던 중 방송작가 친구의 권유로 드라마 시나리오 공모에 도전했는데 기대도 하지 않던 당선의 행운을 얻었다. 그제야 천직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또 다른 시련의 시작이었다. 작가는, 글을 써서 먹고산다는 것은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 중에서 가장 힘든 것이었다. 그럼에도 십 년 이상 작가로서의 길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오로지 희망 때문이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모든 고통을 참아내게 해주었다.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 갖게 된 희망이, 내 글을 읽는 누군가의 희망이 되어주길 바라면서, 나는 앞으로도 글을 쓰며 버텨낼 것이다. 글을 쓰는 것만...이 평생토록 스스로를 괴롭혀온 의문, 도대체 왜 태어났고 왜 살아야만 하는지에 대한 해답인 동시에 존재 이유라는 것을 이제는 흔들림 없이 확신하고 있다.

[img1]

[프라다 가방을 든 노숙자]

삶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 데 몰두하는 콧대 높은 그녀들의 인생 재테크 비밀
“99%를 채우고도 1%가 부족해 늘 괴롭고 외로운 이들에게
평생 사라지지 않을 행복과 멋, 부를 갖고 살아갈 수 있는 비법 제시”

좀처럼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제 불황과 취업난,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별다를 거 없이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시간들. 그렇게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오고 있지만 딱히 새로울 것도, 의미를 가질 일도 없는 현실이다. 젊음 하나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빛나는 청춘의 시기를 보내고 있어야(!) 할 2030 세대들은 이제 더 이상 젊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하지 않다. 하지만 그 어느 세대보다 행복하게, 나만의 스타일로 엣지(!)있게 살고 싶은 열망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늘날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절대 경쟁력이 되는 돈, 직업, 명예, 외모, 그리고 사람을 얻기 위해 열심히, 아니 아주 열심히는 아닐지라도 최선을 다해 살아오고 있다.

남보다 더 강하고 굳건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쉼 없이 달리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머리와 가슴 안에 무수히 많은 것들을 채워 넣지만 정작 마음은 쉽게 채워지지도, 원하는 대로 길들여지지도 않는다. 또한 절대적 행복과 만족을 줄 것이라 여겼던 것들이 동일한 가치와 의미로 다가오기보단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어떤 이에게는 돈이 쓰레기보다 못한 것이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단돈 몇 푼이 없어서 그리고 사채에 내몰려 삶의 끈을 놓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벌어지기도 한다.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프라다 가방을 든 노숙자》는 이런 상황 속에서 돈과 사람의 진정한 가치와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하고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를 제공해 준다. 저자의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쓰여진 것으로 소설 형태를 취하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게 해준다.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돈이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지, 돈을 벌고 씀에 있어 원칙은 무엇인지, 그리고 인생의 수단이자 목적인 돈을 통해 삶에 대한 진정한 고민(인생의 행복과 가치)과 경제적 가치에 관해 흥미로우면서도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고민 속에는 자연스럽게 나와 타인, 즉 사람이 들어 있다. 때문에 고민의 끝에는 돈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고찰까지 얻게 된다.

매일 아침 가득 찬 옷장 앞에서 입을 옷이 없다며 투덜대고 있는 그대라면, 남들은 다 가지고 있는 명품 가방 하나 갖지 못한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그대라면, 평생 나를 책임져줄 남자 또는 돈을 갖지 못해 노심초사하는 그대라면…… 이 책이 잠시 그대의 발걸음을 멈추게 해도 좋을까. 그리고 잠시나마 함께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그 잠깐이 그대에게 평생 사라지지 않을 재산을 찾게 해줄지도 모를 테니.

profile

심산

2010.01.16 16:00
*.237.80.66
이유정 작가의 [그녀의 프라다 백에 담긴 책]에 이어
심산스쿨 작가들이 펴내는 두번째 프라다 백 이야기...ㅋ
profile

명로진

2010.01.16 16:21
*.73.144.170
흥미롭네요.
그런데 왜 여자들은 그렇게 프라다를 좋아할까요?
아, 나도 그녀에게 근사한 프라다 백 하나 사 주고 싶네요. ^^

김정한

2010.01.17 23:20
*.47.197.18
제목 진짜 멋지군요.
제목만으로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 같은...^^

민다혜

2010.01.18 01:27
*.131.107.202
제목이 정말 멋져요^^ 단행본 출간 정말 축하 드리구 정말 책도 멋지고 작가님도 멋있으신것 같아요!

이유정

2010.01.20 10:02
*.51.10.7
깜놀! 이게 뭔가 했습니다. 제 책 제목이랑 너무 비슷하네요. 내용 소개를 보니 다음번에 제가 낼 책이랑 비슷한 것 같고...^^;;;

이시현

2010.01.25 14:32
*.177.239.166
책 소개 되었는걸 이제야 알고서 부랴부랴 덧글을 답니다.
부끄럽고 당황스럽고....
사인이 없어서 저자 사인도 못했는데.. 선생님들께 죄송하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유정님 준비하시는 다음 책과 비슷하면... 아이쿠! 큰일이네요.
작년에 이 책과 씨름을 하느라고 고생한 걸 생각하면...
죄송하기도 하고...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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