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13-12-01 15: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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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우 각본 감독 [그 강아지 그 고양이]

2013년 12월 12일(목) 전국 개봉

 

윤현호 작가의 [변호인]

2013년 12월 19일(목) 전국 개봉

 

벌써 12월이 되어 한해를 마무리해야 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올 한해는 귀머거리 꼬까옷 공주님의 패션쇼 구경을 하느라 무척 힘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고통을 4년 넘게 겪어야 한다니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힘겹고 짜증나는 일만 있는 건 아닙니다. 특히 이번 12월에는 심산스쿨 출신의 작가와 감독들이 두 편의 영화를 전국 개봉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두 편 모두 매우 참신하고 흥미진진한 영화여서 평단의 반응과 흥행 성적이 몹시 궁금해집니다.

 

cats.jpg

 

민병우 각본 감독 [그 강아지 그 고양이]

2013년 12월 12일(목) 전국 개봉

 

올해 국내 사진계에서 가장 흥미로왔던 전시회는 한창민 작가의 [지난 일년](서촌갤러리, 2013년 3월 1일~17일)이었습니다. 한창민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대학 1년 후배입니다. 그의 전시회가 특별했던 것은 출품된 모든 사진작품들이 100% 아이폰으로 촬영된 것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전시장을 찾아 직접 작품들을 본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폰 사진들을 크게 인화하여 걸어놓았는데, 그 색감이며 화질이 놀랄만큼 좋았던 것입니다. 한창민은 누구에게도 사진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그저 지난 1년 동안 1만 여장의 아이폰 사진들을 찍은 다음 그 중에서 64장을 골라내어 전시회를 개최한 것입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이 모두 팔려나갔다는 점입니다. 어떤 작품은 프린트를 5점이나 새로 뽑아야 했습니다(같은 작품을 5명이 구입한 것입니다). “아마추어가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 전시회를 열었는데 모든 작품이 매진되었다.” 그것은 진정 새롭고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조만간 한창민의 책(아이폰 사진찍기 매뉴얼 에세이)도 출간된다 하니 기대가 큽니다.

 

심산스쿨 [심산반 23기] 출신 민병우 동문의 장편상업영화 데뷔전은 어떤 면에서 한창민 작가의 [지난 일년]을 연상시킵니다. 그는 이미 지난 2011년에 아이폰으로 촬영한 15분 짜리 단편영화 [도둑고양이들]로 제1회 olleh 국제스마트폰영화제 플래티넘스마트상을 수상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폰으로 단편영화를 찍을 수도 있구나”하는 정도로 밖에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는 아이폰으로 장편상업영화를 만들어 전국의 관객들과 만납니다. 바로 2013년 12월 12일에 개봉하는 [그 강아지 그 고양이](104분, 웃음을 주는 영화)입니다.

 

며칠 전에 그와 통화를 했습니다. 제작비가 얼마나 들었느냐고 물었더니 “원래 책정된 제작비는 1,000만원이었는데, 촬영과정과 후반작업에서 예상치 못했던 지출이 생겨 전체 2,500만원이 투자되었다”고 하더군요. 배급은 CJ 엔터테인먼트가 맡았습니다. 현재 적어도 전국 40개 스크린을 통하여 개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십니까? 아이폰 장편상업영화의 전국 개봉도 이채로운데, 어쩌면 “큰 돈을 벌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너무 참신한 시도이고, 놀라운 결과(물론 결과는 지켜봐야 합니다만)입니다. 정말 기분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그 강아지 그 고양이]는 어떤 뜻에서 민병우 감독의 ‘원맨쇼’와 같은 작품입니다. 그가 기획 각본 감독 제작을 도맡아 했으니까요. 아마 편집도 본인이 직접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크레딧을 들여다보니 기획과 각본에서 반가운 이름이 눈에 띄는군요? 바로 민병우 감독과 함께 [심산반 23기]를 수강했던 박미라 동문입니다. 역시 같은 기수의 이보규 동문은 조감독으로 참여했습니다(이쯤 되면 거의 '심산반 23기 영화'라고 해도 되겠는데요?ㅋ). 여러분, 최소의 장비와 최저의 제작비를 들여 전국 개봉하는 민병우 감독의 [그 강아지 그 고양이]의 선전을 기원해주세요. 현재 한국영화계에는 이런 ‘패기 넘치고 참신한’ 작품들이 더 많이 제작되고 배급되어야 합니다.

 

attorney.jpg

 

윤현호 작가의 [변호인]

2013년 12월 19일(목) 전국 개봉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우리는 그립고 반가운 얼굴을 다시 한번 만나게 됩니다. 바로 노무현 전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다룬 영화 [변호인](127분, 위더스필름)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작품은 매우 조용하게 크랭크인하고 매우 조용하게 크랭크업을 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노무현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라는 것뿐입니다. 현재 제작을 끝마치고 시사회가 진행 중인데 아니나 다를까 새누리당과 일베(저는 이 두 단체가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잘 모르겠습니다)가 벌써부터 아작아작 씹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뭐 보나마나 ‘종북’이니 ‘친노’니 ‘좌빨’이니 하는 지긋지긋한 단어들을 마구 남발해대고 있겠지요.

 

양우석 감독의 데뷔작인 [변호인]에서 시나리오를 맡은 작가는 심산스쿨 [박헌수반 8기] 출신의 윤현호 동문입니다. 윤작가는 이미 2010년에 [나는 아빠다]라는 작품으로 시나리오작가로서의 첫 번째 크레딧을 획득한 바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변호인] 같은 시나리오를 써서 그것을 영화로 만든 윤현호 작가가 고맙습니다. 빤히 예상할 수 있는 모든 고난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이 작품에 출연해준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임시완, 이성민, 송영창, 조민기 같은 배우들도 고맙습니다. 이 작품을 연출한 양우석 감독도 고맙고, 이 작품의 배급을 맡은 NEW도 고맙습니다. 다행히 시사회에서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고 합니다. 아무쪼록 이 영화 [변호인]이 너무도 힘겨운 한해를 보내온 우리 국민들 모두(물론 새누리당과 일베는 빼고)에게 따뜻한 위로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을 전해주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댓글 '23'

최상식

2013.12.01 16:38

두 영화 꼭 보아야겠습니다 ㅎㅎ

특히나 변호인 시사회 다녀오신 분들은  다 큰 형들도 울고 왔을정도로 감동적이라고 하던데요 ㅎㅎ

 

민병우

2013.12.05 04:21

감사합니다.^^ 저희 영화 봐주시고 많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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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3.12.01 16:59

...그런데 [변호인] 영화평을 봐라

이건 뭐 거의 쓰레기 취급이다

누가 그런 평을 올렸는지...안 봐도 비디오지?

 

이게 우리나라의 현주소다

 

하지만, 영화가 좋으면, 살아 남겠지!!!!

민병우

2013.12.05 04:22

심산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제 드디어 세상 밖으로 한걸음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제 개봉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아서 떨리네요.

너무 큰 영화들 사이에서 작게 개봉을 해서 어떤 결과가 나올 지 궁금하고 떨리기도 합니다.^^ 

지근수

2013.12.01 22:40

차떼기당...무뇌아 일베충들....무늬만 보수층들이 악착같이 씹어대는 만큼 악착같이 영화보고 입소문 내겠습니다~

이지안

2013.12.02 13:07

변호인 기대되는 작품인데, 그런 테러를 당하고 있는 지 몰랐네요.

극장가서 꼭 봐야겠어요.

 

그 강아지 그 고양이, 아이폰으로 찍었다니 기대되네요.

민병우

2013.12.05 04:23

저희 영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최아휘

2013.12.02 16:51

'그 강.. 그 고..'는  CJ 배급으로 상영되기까지 저희가 조용히 연결. 추진하고 많이 도왔네요. 좋은 결실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민병우

2013.12.05 04:22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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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3.12.02 17:05

아 그래? 아휘야 너네가 정말 하는 일이 많구나!

수고했다! 고맙고...


너네 단체명과 너네가 하는 일을 아래에 조금 상세히 알려주렴!^^

최아휘

2013.12.02 18:22

선생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격언처럼 저희는 그냥 조용히.. ^^
단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이 두 노사가 함께 만든 작은 영화관련 기관이라는 것 정도만..

민병우

2013.12.05 04: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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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록

2013.12.02 17:14

변호인은 벌써 영화보기 번개들이 조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상컨데 이 영화를 몇번을 보아야 되지않을까..2013년 가장 Hot 한 영화가 되지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충무로 스타일의 냉정한(?) 판단으로 캐릭터의 매력도를 보아도 닭그네나 명박이는 한참 떨어지지요. 김대중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 정치인은 누가 키워주는게 아니다. 스스로 커야 한다. 노무현을 보아라 그를 누가 키워 주었나 그는 스스로 컸고 스스로 정상에 올랐다 "  

영화에서 주인공 하려면 이정도의 매력은 있어야...

김시은

2013.12.02 18:53

전철 기다리다가 포스터 보고 주말에 엄마아빠랑 변호인 보러 가야지 했는데...이런 뒷이야기도 있었군요... 뭔가 조작된 세상에 살고 있는 느낌이...휴...

오태경

2013.12.04 21:07

아휘님 수고 많으셨네요^^

윤현호

2013.12.05 18:47

2011년 이맘때 감독님에게 아이템을 받아들고 막막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땐, 제목도, 시놉시스도, 엔딩도 없었고, 소재가 주는 부담감, 책임감까지 더해 눈앞이 깜깜했거든요. 비교적 빠른 시간에 개봉까지 이어져서 참 다행이고 감격스럽습니다. 응원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리고, 기대하시는 만큼 좋은 영화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18일 개봉이니 좋은 분들과 극장에 찾아주시길 부탁드려 봅니다. 아울러, <그 강아지, 그 고양이>도 좋은 결실 거둬들이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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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3.12.05 19:00

와우, 그랬어?

기획 단계에서 2년만에 개봉이라니!!!!

 

이건 거의 충무로 기네스 수준인데...?ㅋㅋㅋ

전인호

2013.12.06 00:36

쉽지않은 이야기를 만들어 준 현호가 고맙고 자랑스럽다. 개봉날만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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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원

2013.12.06 11:29

와! 대단하시네요. 민병우 감독님, 윤현호 작가님 축하드립니다. 완성되는 날까지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변호인은 하루에도 몇번씩 기사 검색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개봉날 기다려본 건 또 처음이네요.

천만 넘어 이천만 찍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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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3.12.06 11:35

야아아...우리 재원이도 살아있었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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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원

2013.12.08 02:15

샘~~ 안 죽고 아주 잘 살아있지요 ^^ 뵌지 6개월 됐더니 벌써.. ^^ 올해가 가지 전에 찾아뵐게욧 ^^

김승현

2013.12.15 19:22

그 강아지 그 고양이 보고 왔습니다, 아이폰으로 장편 영화만들기.

누구나 생각은 해볼 수 있으나 실행에 옮기지 않았던 일.

그것을 먼저 하셨네요^^

박범수

2013.12.17 23:44

아~!! [도둑고양이들]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강아지 그고양이 기대가 되네요~!!

뭐 변호인은 말할것도 없죠 충무로가 벌써부터 시끌시끌 들썩들썩~  

이렇게 기대를 모은 작품이 또 있었나 싶어요

 

암튼 두분 다 대박나시고 행복한 연말 되십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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