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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7.12.26 21:14

김시습의 시들을 읽다가 그가 요즈음 같은 송구영신의 세월을 읊은 것을 찾아냈습니다

제목은 [漫成](만성)인데, 공연히 쓰다, 엉성하게 되는대로 그냥 쓰다...라는 뜻입니다

전체 8행으로 되어 있는데 앞의 4행이 재미있습니다

마치 연이은 송년회에 지친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쓴 것 같아서요 ㅎㅎㅎ

 

舊歲堂堂去(구세당당거)

묵은 해가 당당하게 물러가니


流年鼎鼎來(유년정정래)

새해는 버젓하게 찾아오네


病多知止酒(병다지지주)

병이 많아 술 끊을 줄 알았고


興盡懶傳杯(흥진라전배)

흥도 다해 잔 돌리기도 귀찮네

 

[梅月堂詩集] 卷之一(매월당시집 1) 述懷(시 술회) 편에 실려 있고, [국역 매월당집 1](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77)72쪽에 실려 있습니다

우리 말 번역은 제가 좀 손을 보았습니다

 

읽어보니...예나 지금이나 연말연시는 별로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지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