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임은아 등록일: 2012-07-18 17:26:23 IP ADRESS: *.12.6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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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반 28기(2011년 11월~2012년 4월) 수강후기 발췌록

 

"집짓는 방법"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시나리오’라는 집 짓는 방법을 아주 자세히... 예까지 풍부하게 들어서... 그것도 재밌게 설명해주셨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판 구덩이를 기초공사로 간주하고 집짓는 방법을 적용중이다. 어쩌면...... 집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모양의 집인지, 내부 설계와 구조와, 그 안에서 살 사람들이 누구인지...... 누구나 한번 살아보고 싶은 매력적인 집인지...... 지어봐야 알겠지만? 뭔가를 또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또 삽질이라도 상관없다. 구덩이가 더 커지면... 더 큰 집을 지을테니까. My Godfather! Thank you! (신훈)

 

"70페이지 A4 종이 뭉텅이"

 

저의 수강 최초의 목표는 장편시나리오 한편을 써 내는 것 이었죠. 대학을 졸업하고 영화가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가 평생 수학과 화학을 하던, 글이라고는 써본 적 없는 인간이 겁 없이 시나리오를 써 보겠다는 생각이 든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심산스쿨에 가면 그냥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았죠,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기쁜 건 70페이지 A4 종이 뭉텅이를 하나 가지게 되었다는 겁니다. 아마 그냥 써졌다면 절대 그렇게 생각 안 했을 거예요. 그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철저한 혼자만의 싸움, 그리고 따르는 달고 쓴 주위의 평가의 맛을 알게 된 건 저에게는 너무 큰 선물 이었습니다. 그래서 분명 다시 쓸 거라고 생각합니다. (용)

 

"핵심만 말할 것"

 

지금도 잊을 수 없는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엔딩장면이 뜬 후, 검은 극장 안에서 한참동안 말없이, 같이 본 친구와 서로 얼굴만 바라보다가 마침내 가만히 감탄을 토해냈던 그 영화, <비트>를 쓰신 분의 강의를 직접 듣는 다는 것! 수업 중 문득문득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핵심만 말할 것” 뇌리에 강하게 박히는 쿨하고 담백한 멘트들의 쓰나미였던 멋진 강의와 더불어 샘이 뒷풀이 자리에서 해주신 말씀들도 기억에 깊이 남습니다. 잘 간직하겠습니다. ^^ (이수)

 

"열혈장사꾼"

 

장사꾼은 물건을 팔아야 장사꾼이고, 시나리오 작가는 시나리오를 써야 작가다? 결론만 말하자면, 시나리오 작가도 시나리오를 '팔아야' 작가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기 위해 '쓰는'것은 당연한 행위겠죠. 선생님께서는 이론은 물론 과연 어떻게 해야 시나리오를 '상품화'할 것인가를 알려주셨습니다. 그것도 사람들이 아주 좋아할 만한 상품으로 되는 법을 말이죠. 열심히 팔아볼게요 선생님! ^^ (김인)

 

"심산반과 함께 거둬들인 씨앗"

 

심산반 수강으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실제로 시나리오를 썼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은 머리로만 굴리고 따지고 재고 계산해서 실제 써보지는 못했는데, 허접 초고라도 일단 써보니 제가 뭘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시나리오를 쓸 때, 이거 저거 따지고 있지만 말고, 실제로 덤벼들어 일단 써야겠다고 (지금은) 생각합니다. 수업시간에 들었던 선생님의 금과옥조 같은 말씀, 잊지 않겠습니다... 시나리오를 쓸 때, 포스트잇에 붙여놓고 계속 상기하겠습니다. 그리고, 28기 동기 여러분. 허접 시나리오를 읽고 말씀해주신 리뷰,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을 만나 세상이 더 넓어진 것 같아요. 정말 재밌었어요. (박진)

 

"인생극장"

 

언젠가 뒤풀이 자리에서 선생님께 했던 질문과 답이 자주 떠오릅니다. “선생님, 정말 열심히 읽고, 보고, 쓰면... 작가가 될까요?” 전 당연히 노력 앞에 장사 없다는 식의 대답을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야! 징징거리지 마. 난 글 쓰는 애들 징징거리는 게 제일 싫어. 똑같은 프랜차이즈도 흥하는 집이 있고, 망하는 집이 있어. 그럼 망하는 집은 게으르고 놀아서 망했냐? 다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죽어라했대. 다들 열심히 한 거야... 그게, 인생이야.” 지금도 저는 고개를 끄덕 거립니다. ‘네, 그게 인생인거겠죠.’ 어쩌면, 그런 게 인생이기 때문에 어느 시대나 이야기꾼이 필요했는지도 모릅니다. 해도 해도 안 되는 모질라고, 억울한 사람들, 단 몇 시간만이라도 재밌게 즐기라고 말입니다. 저도 새벽부터 밤늦도록 가게 문 밝히고 글 쓰겠습니다. (심란)

 

"우리를 잊지 말아요"

 

중학교 때 라디오 프로그램 중 김희애의 인기가요의 마지막 방송 마지막 곡은 김희애의 "나를 잊지 말아요" 그때 본인을 잊지 말라고 하던 멘트가 한동안 귓가에서 맴돌았는데...... 한참 사춘기를 관통하고 있던 나는 이불 덮어 쓰고 혼자 훌쩍 거리며 잊지 않을 거라고 맹세하며 지금까지 그 의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오늘 특별한 일도 없는데 기분이 계속 가라 앉아있던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지금 마음이 참 오래간만에 뻐근하네요. 원하는 모든 일에 죽을 만큼 최선을 다한 후 꼭 그 보다 더 할 수 없는 행운이 같이 하길. (한실)

 

"청소의 산물"

 

창작의 고통이란 말이 참 촌스럽다고 생각했지만, 창작의 고통 안에서 허우적댈 때는 결코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난 좀 엄살이 심하다. 상당한 정신적 고통과 압박을 받으며 난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온갖 다당류 과자를 섭취하기 위해 새벽에 세븐일레븐을 출입하고, 일주일동안 집구석구석을 결벽증처럼 청소하고, 하얀색 커튼 6개를 다 빨아 널고 나서 난 상당히 절망했었다. 일부러 친구들에게 말해주지 않고 나만 다니는 글쓰기 좋은 그 커피숍에 앉아 고급 수제 커피를 마시러 온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주제파악을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생님이 말씀하신 단어들 -삽엽충,동위원소- 등이 너무 웃겼다. 그리고 선생님이 말씀하신 글 쓰다가 다들 -청소,빨래- 등의 이상한 짓을 한다는 말에 너무 웃었고 안도했다. (정진)

 

"냉수마찰"

 

심산반의 첫 수업은 다짜고짜 냉수마찰 같았습니다. 그저 막연히 마음만, 생각만 가지고 있던 저는 심산 선생님의 날카로운 멘트들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심산반을 통해 상업 영화판의 현실에 눈뜨면서 마음이 아닌 온 몸이 장편시나리오 쓰기에 단련되어야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매주 새 시나리오를 올리는 심산반 사람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보면서 장편시나리오를 써야 한다는 의지를 다잡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심산 선생님의 주옥같은 멘트들! 특히, 죠스, 에일리언 캐릭터 등에 정신 차리며, 글쓰기의 기본기, 상업 영화판에서 살아남으려면 갖춰야 할 덕목들이 몸과 마음에 각인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심산 선생님과 심산반 사람들 덕분에 그렇게 고민만 하던 장편시나리오 한편을 써 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완전 쌩초고에, 문제투성이이지만, 이제는 생각만 하며 망설이던 것을 떨쳐버리고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자신을 단련하려고 합니다. (정정)

 

"시작과 끝은 함께"

 

유난히 마음이 긴 사람들이 있습니다. 쓰던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지나쳐간 사람들을 기억 속뿐 아니라 마음속에 까지 길게 담아 놓고, 변하는 것들보다 그대로인 것들에 더 익숙한, 그런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시작’과 ‘끝’이라는 말은 항상 두렵습니다. 시작할 때도 그랬는데, 이제 끝이라는 말이 또 두렵게 하네요. 언젠가, 어디선가, 또 만나지겠지요. (유광)

 

"첫 마디"

 

알파벳도 모르면서 셰익스피어를 읽겠다고 덤비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마음으로는 햄릿을 이해하고 줄리엣의 운명을 안타까워하지만 눈과 입은 그들이 지면에서 내뱉는 단어의 한 조합조차 제대로 발성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반벙어리. 그렇게 벙어리 냉가슴 앓듯 내뱉은 어버버한 생애 첫 마디. 스스로도 알아듣기 힘들었던 그 듣기 괴로운 발성을 두 귀 뿐 아니라 마음의 귀까지 열어 진지하게 헤아려주신 언니, 오빠 그리고 아우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그 고마움은 앞으로도 마음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이제 알파벳부터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겨우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5개월 전, 그 겨울의 초입에 서 있던 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변화인 듯합니다. (노주)

 

"필드에서"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상업영화란 어떤 것인지, 현재 충무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어렴풋이나마 꿰뚫어볼 수 있는 시야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쓴 작품 리뷰 받을 때는 너무나 괴롭고 가슴 아픈 한 주였지만, 나머지 19주는 선생님의 주옥같은 말씀과 실제 영화보다 더 재미난 영화 줄거리를 들으며 너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수업을 듣기 전엔 단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제가 하고 싶은 말만 써 내려가며 주입식으로 글을 끄적였었는데 이젠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대사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감동을 어떻게 줄 수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선생님을 통해서 영화에 대한 지식뿐만이 아니라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험난한 영화판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도 배웠습니다. 뒤풀이에서나 MT에서 선생님이 해 주시던 주옥같은 말씀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의 많이 부족한 글을 리뷰도 해주고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격려해준 28기 언니 오빠 동생들 너무 고맙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꾸준히 노력해서 Field in 하는 그 날이 꼭 오도록 정진하겠습니다! ^^ (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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