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박민호 등록일: 2018-05-20 18: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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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 이창동, 이정미, 무라카미 하루키(원작) 
감독 : 이창동 
주연 : 유아인(종수), 스티븐 연(벤), 전종서(해미) 
별점 : ★★★ 
BURNING, 2018.jpg
 
"이제 진실을 얘기해봐"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는 배달을 갔다가 어릴 적 같은 동네에서 살았던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서 아프리카 여행을 간 동안 자기가 키우는 고양이를 돌봐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여행에서 돌아온 해미는 아프리카에서 만난 벤(스티븐 연)이라는 정체불명의 남자를 종수에게 소개한다.
 
 어느 날 벤은 해미와 함께 종수의 집으로 찾아와 자신의 비밀스러운 취미에 대해 고백한다.
 그때부터 종수는 무서운 예감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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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2018.05.20 18:47

★★★☆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상당히 좋았다..

 

짧지않았던 러닝타임이었지만, 미스터리한 상황과 캐릭터로 완전하게 영화에 집중할 수 있던 영화..

 

영화의 영상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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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8.05.20 22:36

<버닝>이 칸의 밤을 환하게 불태웠다. 16일 저녁 630(현지시간) 뤼미에르 극장에서 이창동 감독의 <버닝>의 첫 상영이 시작됐다. 2007<밀양>으로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2010<>로 시나리오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은 세 번째로 경쟁부문 레드카펫을 밟았다. 공개 전부터 영화 외적인 요소로 크고 작은 구설에 올랐던 만큼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 스티브 연, 전종서는 레드카펫에서 살짝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상영이 끝난 뒤 분위기는 일변했다. 뤼미에르 대극장을 가득 메운 박수갈채는 오랫동안 이어지자 이창동 감독과 배우들도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파인하우스필름의 이준동 대표는 프로듀서이자 칸 영화제 자문위원인 고 피에르 르시앙의 뱃지를 치켜들며 헌사를 보냈다. 고 피에르 르시앙은 “2018년은 반드시 그의 해가 될 것이라며 장문의 글을 통해 이창동 감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내기도 했다.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 역시 순수한 미장센으로서 영화의 역할을 다하며 관객의 지적능력을 기대하는 시적이고 미스터리한 영화라며 찬사를 보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각색한 <버닝>은 두 남녀와 정체불명의 남자 사이의 비밀스런 관계를 그린 영화다.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는 우연히 어릴 적 동네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난다. 종수는 밝지만 공허한 분위기를 풍기는 해미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해미는 종수에게 고양이를 부탁한 채 돌연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다. 얼마 뒤 해미는 젊고 부유하지만 뭘 하는지 의심스러운 남자 벤(스티븐 연)과 함께 귀국한다. 세 남녀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그린 이 영화는 무라카미 하루키보다는 차라리 패트리샤 하이스미스나 루스 렌델의 소설에 가까운 미스터리 스릴러를 골격으로 하고 있다. <버닝>은 죄악감을 불태우는 이야기다. 인간의 죄의식에 대한 질문을 꾸준히 이어가던 이창동 감독이 이 원작에 끌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 있었던 것 같다.

 

이 모든 이야기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윌러엄 포크너의 소설 <헛간을 태우다>는 하늘까지 치솟는 불길의 장려한 배덕감을 그렸다. 영화의 원작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는 좀 더 음산하고 축축한 정서에 휩싸여 있다. 이에 반해 이창동 감독의 비전은 뼛속으로부터 울리는 긴장감의 공기를 골자로 한다. 영화 전반에 깔린 낮은 고동을 축으로 밀도 있고 날카로운 드라마가 생성된다. <버닝>은 이창동 감독의 전작들과 유사하게 죄의식의 형상을 더듬지만 윤리와 도덕을 소재로 한 직접적인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다. 죄의식 주체의 내면을 직접 파고드는 대신 죄의식을 둘러싼 상황과 풍경, 비유하자면 퍼져나가는 파장을 민감하게 포착하는 쪽에 가깝다. 미니멀한 스토리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밀도의 장면들로 채워져 있으며 각 장면마다 상징적인 요소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촘촘한 메타포의 그물을 형성한다. 특히 음악과 사운드의 조율이 실로 탁월하다.

 

시사 직후 반응은 폭발적이다. 아직 매체들의 리뷰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트위터를 통해 쏟아지는 평은 대부분 찬사로 가득하다. 호평과 혹평이 동시에 지적하는 부분은 이 영화가 매우 클래식하다는 점이다. 한쪽에서는 이를 근거로 영화적인 것 밖에 없는 영화라며 환호하고, 다른 쪽에서는 옛날영화처럼 길고 지루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기자 시사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빠르게 나갔지만 남아 있는 사람들은 열렬한 박수를 보냈으며 극장을 나오자마자 활발한 토론과 함께 SNS를 통해 감상을 전했다. <버닝>은 현지시간 17일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71회 칸 국제영화제는 오는 20일 폐막작 상영과 함께 경쟁 부문 수상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지 반응

 

-한마디로 지금까지 칸 영화제 상영 중 최고. 미니멀리스적 서사지만 긴장은 최고. 훌륭한 촬영. 대단한 음악. 역할을 완전히 소화한 배우. 아마도 내 생각엔 황금종려상. _<가디언> 피터 브래드쇼.

 

-거인의 작품. 외형적으로 단순해보이지만 대단한 밀도. 아름답고, 영화적이고, 지적이다. 이런 영화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아마도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_<르 필름> 루카스 누네스.

 

-이창동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시나리오 작법, 분위기, 연출, 연기의 모범이다. 이런 서사를 무리하게 늘어뜨리지 않으며너도 길게 이어가는 것은 놀랄만한 능숙함의 증거다. _<시네마티저> 오렐리앙 알랭.

 

-이창동의 <버닝>은 정말 대단하다. 어쩌면 한 15분 정도 길어보이고 몇몇 부분은 지나치게 작가적이지만 정말 아름답게 잘 구성된 작품이다. _<텔레라마> 다비드 오노라.

 

-좀 길다고 할 수 있지만 <버닝>은 아마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나의 황금종려상이다. 이 영화에는 진짜 영화적인 것 밖에 없다. _<프르미에> 줄리앙 라다.

 

() 송경원

저작권자 씨네21.(www.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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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8.05.20 22:41

나는 별 네 개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대중적 영화는 당연히 아니다

엔딩타이틀이 떠오르자 관객들 대다수의 입에서 한숨이 나온다....ㅋㅋㅋㅋ

 

매우 정교한 연출이고, 매우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공간에 대한 감각과 연출이 특히 훌륭하다

모그의 음악은 약간 오버한듯한 느낌을 준다 110% 정도?

75% 정도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이창동은 '작가'임에 틀림없다

그의 영화가, 비록 BEP를 못 맞추더라도, 누군가(이를테면 국가)가 제작비를 지원하여

계속 만들어지기를 기원한다

 

다비드 오노라의 평처럼...15~20분 정도 줄였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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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8.05.20 22:50

[버닝]의 고양이 '보일이'는

[인사이드 르윈]의 고양이 '율리시즈'와 같은 메타포인데...

 

메타포의 여운은 [인사이드 르윈]이 훨씬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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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8.05.20 23:40

이창동 감독 의도 이해한다만, '버닝'은 많이 아쉽다

 

[리뷰] 청년의 삶 다뤘지만, 청춘이 공감하기엔 너무 피상적이다

 

이정희(ama2010)

 

18.05.20 18:51 최종업데이트 18.05.20 18:51

 

이창동 감독의 2018년작 영화 <버닝>은 이 시대를 사는 청춘의 이야기를 '문학적'으로 승화하고자 한다.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의 <헛간을 태우다>를 모티브로 하여 상징적 대사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산자'로 살아가야 하는 청춘의 슬픈 운명을 각인시킨다. 또한 영화 속 주인공 해미가 로망으로 여겼던 아프리카의 북소리를 연상케 하는 베이스의 퉁퉁 튕기는 모그(mowg)OST'파주'라는 지역적 공간을 젊음이 방황하는 세계 그 어느 곳으로 확장한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보는, 정작 이곳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아니 청춘의 당대성에 매몰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그 '상징성'이나 '존재론'이 분명하게 다가올 지 모른다. 그러나, 동시대의 청춘들이 너무나 상징적이고 수려해서 우리의 문학적 언어에 귀기울이기 힘들 듯 <버닝>은 그렇게 대중과 교감하기 힘든 '순수 문학'으로 남겨질 가능성이 크다.

 

<버닝>, 그리고 <초록 물고기>

 

영화의 러닝타임이 흐른 지 어언 한 시간여, 문득 그런 의문이 들었다. 과연 지금 이창동 감독이 이 만연체로 표현하고 있는 2018년을 살아가는 종수(유아인 분)와 해미(전종서 분)의 삶에 동시대 청춘들은 공감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창동 감독을 문제적 감독으로 떠오르게 만든 작품 <초록 물고기>가 떠올랐다.

 

누아르의 형식을 띤 영화 <초록 물고기><버닝>과 유사한 관계 구성을 보인다. 이제 막 군대를 제대한 청년 막동(한석규 분). 그는 우연히 여인 미애(심혜진 분)을 만나게 되고, 그녀가 일하는 나이트 클럽을 중심으로 암약하는 암흑가의 보스 배태곤(문성근 분)과 조우하게 된다. 미애를 소유하고자 하는 배태곤과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막동, 이들의 엇갈린 삼각 관계는 결국 청부 살인의 비극적 결말로 끝맺는다.

 

1997년 그 시대의 부도덕한 부의 상징이었던 암흑가의 보스, 그는 시간이 흘러 2018년에 직업조차 모호한 유한남 벤(스티븐 연 분)으로 변화했다. 하지만, 직업도 마땅치 않고 심지어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내지 못하는 변변찮은 청춘의 모습은 1997년 한석규에서 2018년 유아인으로 변했지만 존재는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남자 사이에서 무기력하게 성적인 희생양으로 대상화되는 여성의 존재도 대동소이하다.

 

흥행 성적만 놓고 보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초록 물고기>1997년 올해의 좋은 영화로 선정되며, 평단과 관객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한석규는 그 시대의 젊음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들였지만 세상 물정을 몰랐던 막동. 배태곤으로 상징되는 '물신'의 세상에 무지했고, 그래서 그의 시도는 그의 생명을 담보한 무모한 실패로 되돌려 졌다. <초록 물고기>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도 피흘리며 형에게 전화를 걸다 죽어가는 막동의 모습은 오래도록 회자되었다.

 

그리고 이십 여년, 군대를 제대하고 나이트클럽에서 일 자리라도 구하려던 청년은 윌리엄 포크너에 자기 동일시는 하는 알바생이 되었다.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여자는 역시나 온 몸을 드러내고 홍보를 하는 알바생이다. 나이트클럽 일에 청부 살인도 마다하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보려던 청년은 글을 쓰고 싶지만 무엇을 써야겠는지도 모르는, 알바로 돈을 벌고 싶지만 세상의 강제를 견뎌내지 못하는, 무기력하지만 자존심만은 여전한 청년이 되었다. 그가 사랑한 해미 역시 그리 다르지 않다. 그녀가 사랑한 아프리카만큼이나 그녀의 삶 역시 모호하다. 이창동 감독이 바라본 2018년의 청춘이 그렇다. 1997년에 그리도 구체적으로 손에 잡혔던 청춘은 2018년이 돼서 무기력하고 모호하게 그려진다.

 

한 시간여에 걸쳐 장황하게 감독은 젊음을 설명하려 했지만, 설명하려 할 수록 그 젊음은 추상적으로 느껴졌다. 동시대의 실존과 어쩐지 '괴리'되는 느낌. 크로키로 그려내야 할 대상을 추상적 터치의 정물화로 그려낸 그런 느낌을 <버닝> 속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받는다. 그러기에 <초록 물고기>속 막동에게는 공감했지만, <버닝>의 종수는 2018년을 살아가는 젊은이라기엔 막연하다. 과연 종수가 자기 동일시 했던 윌리엄 포크너, 그 추상적이고 모호한 존재에 공감하는 젊음이 얼마나 될까? 감독은 이 시대의 젊음을 그리려 했지만, 정작 그 젊음들은 이창동 감독이 그려낸 젊은이에 공감할까?

 

<버닝> 그리고 <파주>

 

파주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무기력한 젊음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이선균 주연의 2009년작 <파주>가 떠오른다. 그곳에도 의문에 쌓인 한 여인의 죽음이 있고, 무엇인가 하기 위해 파주를 찾았지만 무기력했던 한 남자 중식이 있다.

 

박찬옥 감독의 2009년작 <파주>는 이제 막 신도시 건설의 끝자락에서 파괴되어 가는 농촌을 그려낸다. 그곳에서 불륜의 관계로 엇물리는 세 남녀의 사랑은 결국 철거민 점거 농성장에서 '결자해지'의 연을 가지게 된다. 영화 <파주>는 흔들리는 청춘과 농촌에서 도시로의 변화되어가는 그 지점에서 해체된 관계를 통해 지역과 동시대의 청춘의 관계를 절묘하게 그려냈다.

 

그렇게 2009년에도 이미 도시로 진입되어 가던 파주는 이창동 감독에 의해 발전되어 가는 일산에 밀린 폐비닐하우스가 즐비한 농촌의 정경으로 다시금 찾아온다. 그곳에서 폐쇄된 관계 속의 부자는 감독이 그려내고자 하는 고도화된 자본주의 사회 속에 방치된 인간들을 담아내고자 한다. 이창동 감독이 바라본 이 시대의 청춘은 <초록 물고기>에서 어떻게든 자본주의 사회에 진입하려 안간힘을 쓰던 이도 아니요, <파주>에서 이제 막 도시로 진입된 농촌처럼 자본주의 사회 그늘에서 그 그림자를 직시하려 고군분투하던 이도 아니다. 이창동 감독이 바라본 2018년의 청춘은 아이러니하게도 시대는 한층 더 발전했지만, 그 시대의 발전에 방치된 채 어찌할 바를 모르는 이들이다.

 

영화의 제목 <버닝> '태우다'는 본래의 의미와 다르게, 흔히 인터넷 상에서 열렬히 어떤 대상에 빠져있는 상태를 뜻한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에서 ''은 감독이 그려내고자 하는 '주제'를 매개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버닝> 역시 마찬가지다. 종수는 빠져들지만 벤은 빠져들지 못하는 그 '여성', 무기력했던 종수를 전사로 깨어나게 한다. 영화의 마지막 그의 선택은 폭발적이지만 종수란 존재를 증명하기엔, 또한 벤이라는 대상으로 상징되는 '가진 자'들에 대한 정죄로 보기엔 우발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우연히 나타났던 벤만큼이나 피상적이다.

 

<버닝>, 그리고 <리턴>

 

<초록 물고기>라는 작품을 오래도록 회자되도록 만든 건, 막동이란 청춘을 더욱 안타깝게 한 조폭 보스 배태곤의 존재다. 자신의 손아귀에 쥘 수 없는 이라면 그 누구라도 거침없이 제거해 버리는 이 존재의 무참한 악이 그 맞은 편에 있는 선량한 막동의 존재를 부각시킨다. <버닝>에서 그 역할을 하는 건 스티븐 연이 분한 벤이다. 그는 직업조차 알 수 없지만, 강남의 빌라에 살며,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대마초를 스스럼없이 피우고, 폐비닐하우스를 태우는 취미를 가진, 이 시대 '부도덕, 혹은 탈도덕의 상징'. 그런데 어쩐지 벤으로 그려진 이 '악의 축'이 새삼스럽지 않다. 파괴적이지도 않다.

 

얼마전 종영한 SBS<리턴>에서 벤 저리 가라할 재벌가 혹은 유력 명문가 자제들의 도덕적 아노미가 '진수성찬'으로 나열되었기 때문이다. 아니 <리턴>을 들 것도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드라마, 그리고 종수를 연기한 유아인이 영화 <베테랑>에서 연기했던 조태오를 대표로 하여 빈번하게 등장했던 캐릭터들의 '연장'이다. 그런 면에서 <버닝>은 우리 사회에서는 새롭지 않은 부도덕한 가진 자와, 그 가진 자에 의해 농락당하는 여자와, 그녀를 사랑했던 순진한 남성의 삼각 관계의 재연이라는 점에서 '서사'적 신선함을 접고 들어간다.

 

<버닝>, 그리고 <>

 

하지만 서사의 신선함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의 빼어남으로 얼마든지 상쇄할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부도덕한 가진 자들을 악의 축으로 한 작품들이 계속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창동 감독은 어쩌면 뻔한 이 사회의 부조리한 관계를 통해 우리 사회의 모순과 청춘의 고뇌를 잘 구현해 냈을까?

 

그 지점에서 이창동 감독의 전작 <>가 떠오른다. 노인의 처지에 버텨내기 힘든 일을 하면서도 손주를 키워가는 할머니 미자(윤정희 분)가 시를 배우게 느끼게 되는 '세상에 대한 자각'이 뜻밖에도 마주하게 된 현실을 영화는 담담하게 승화시켰다. 할머니의 현실, 손주의 상황은 구체적이었기에, 할머니가 만난 시를 통해 깨달은 자각의 세계는 더욱 처절했다. '안다', '깨닫다', '보다'라는 '인문학적 사고'가 만난 '자각''책임'의 묵직함을 이보다 더 절묘하게 설명해 낼 수 있었을까.

 

한 소도시에서 벌어진 청소년들의 부도덕한 사건으로 비롯된 할머니의 슬픈 결말은 할머니가 처한 상황의 구체성으로 인해 더욱 빛이 났다. 그러기에 2018<버닝>으로 돌아온 이창동 감독이 어쩐지 아쉽다.

 

이창동 감독이 영화를 통해 표현해 내고자 했던 상징을 이해못한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감독이 그려낸 그 상징이 미자 할머니가 살았던 그 현실에 가닿았던 <>와 달리, 2018년의 청춘의 현실에서는 막연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문학적'인 우리 문학이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쉬이 회자되지 않는 것처럼 상징으로 점철된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낯설지 않은 이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치정극은 그 집요한 시각에도 불구하고 쉬이 다가서지지 않는다.

 

서른의 유아인이 연기한 종수는 우리 시대의 젊은이이지만, 마치 90년대나 80년대에서 시간 여행을 온 여행자 같다. 이 시대 젊은이들이 '하루키'를 좋아하지만, 그들이 하루키처럼 사는 건 아니다. 본의 아니게 전투에 떠밀려온 몇 포의 젊은이들에게 종수의 전쟁은 사치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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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우스 +1

  희귀혈액병을 앓고 있는 생화학자 ‘모비우스’(자레드 레토)는 동료인 ‘마르틴’(아드리아 아르호나)과 함께 치료제 개발에 몰두한다. 흡혈 박쥐를 연구하던 중 마침내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모비우스’는 새 생명과 강력한 힘을 얻게 되지만, 동시에 흡혈을 하지 않고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그러던 중 ‘모비우스’와 같은 병을 앓고 있던 그의 친구 ‘마일로’(맷 스미스)도 ‘모비우스’와 같은 힘을 얻게 되는데…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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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피 +2

    부산 변두리 작은 포구 '구암'의 절대적인 주인 '손영감’(김갑수), 그의 밑에서 수년간 수족으로 일해온 '희수'(정우)는 무엇 하나 이뤄낸 것 없이, 큰돈 한번 만져보지 못한 채 반복되는 건달 짓이 지긋지긋하다.     1993년, 범죄와의 전쟁 이후 새로운 구역을 집어삼키기 위해 물색중인 영도파 건달들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구암’에 눈독을 들이고, 영도파 에이스이자 ‘희수’의 오랜 친구 '철진'(지승현)이 '희수'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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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미 +1

  슈퍼스타 ‘캣 발데즈’는 화려한 공개 결혼식 콘서트 당일 자신의 피앙세 ‘바스티안’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한편 딸에게 이끌려 온 콘서트장에서 남이 주고 간 ‘Marry Me’ 플래카드를 우연히 들고 있던 수학 교사 ‘찰리’. ‘캣 발데즈’는 그런 ‘찰리’를 향해 ‘Yes’를 외치고, 전 세계가 바라보는 가운데 두 사람은 무대 위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화려한 무대 위 삶이 익숙한 슈퍼스타와 평범한 무대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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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1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간다.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기피 대상 1호인 ‘이학성’은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난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한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나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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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1

  모범사병으로 사단장 사택의 취사병이 된 ‘무광’ 그의 목표는 오직 아내와 아이를 위해 출세의 길에 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사단장이 출장을 간 사이 시작된 그의 젊은 아내 ‘수련’의 위험한 유혹에 ‘무광’은 자신의 목표와 신념 그리고 빠져보고 싶은 금기된 사랑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데…    빠져보고 싶은 유혹 스크린에 뜨겁게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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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 +1

  인류를 위협하는 사상 초유의 위기 발생!   글로벌 범죄조직에 의해 전 세계 국가 시스템을 초토화 시킬 일급 기밀 무기를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CIA 요원 `메이스`(제시카 차스테인)은 전 세계 최정예 블랙 에이전트를 모아 TEAM`355`를 결성한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원팀이 된 TEAM`355`는 역대급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비공식 합동작전에 돌입하는데… 월드클래스 블랙 에이전트 TEAM ‘355’ 드디어 그들이 움직인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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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1

  세상 바뀌는 꼴 좀 보고 싶습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 앞에  그와 뜻을 함께하고자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찾아온다.    열세인 상황 속에서 서창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선거 전략을 펼치고  ‘김운범’은 선거에 연이어 승리하며, 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까지 올라서게 된다.    대통령 선거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되고 그들은 당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그러던 중 ‘김운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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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 도깨비 깃발 +1

  “가자, 보물 찾으러!”   자칭 고려 제일검인 의적단 두목 ‘무치’(강하늘)와  바다를 평정한 해적선의 주인 ‘해랑’(한효주).  한 배에서 운명을 함께하게 된 이들이지만  산과 바다, 태생부터 상극으로 사사건건 부딪히며 바람 잘 날 없는 항해를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왜구선을 소탕하던 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왕실의 보물이 어딘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해적 인생에 다시없을 최대 규모의 보물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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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송 +4

  예상치 못한 배송사고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  어쩌다 맡게 된 반송 불가 수하물에 출처를 알 수 없는 300억까지!  경찰과 국정원의 타겟이 되어  도심 한복판 모든 것을 건 추격전을 벌이게 되는데…    NO브레이크! FULL엑셀!  성공률 100% 특송 전문 드라이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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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1

  경찰의 기준이 뒤집어진다!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받고 고급 빌라, 명품 수트, 외제차를 타며  범죄자들을 수사해온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의 팀에  어느 날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인 신입경찰 민재(최우식)가 투입된다.    강윤이 특별한 수사 방식을 오픈하며 점차 가까워진 두 사람이  함께 신종 마약 사건을 수사하던 중  강윤은 민재가 자신의 뒤를 파는 두더지, 즉 언더커버 경찰임을 알게 되고  민재는 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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