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6-02-05 12:03:22 IP ADRESS: *.217.44.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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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어제밤을 여기서 새웠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제밤에 엄홍길과 휴먼원정대 대원들이 심산스쿨 오픈을 축하해주려고 모였다가...거의 기절(!)할만큼 술을 마시고 뻗어버렸습니다. 눈을 뜨니....집!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농성장으로 달려나왔습니다.

와보니 한국미술감독조합의 신보경 대표 이하 여러분들이 농성장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고맙고 미안하고...ㅠㅠ...곧 작가조합의 여러분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김진수 작가, 이영화 작가, 하수진 작가...모두들 고맙고 든든합니다. 이제 오후 2시가 되면 다른 영화인 단체들이 바톤 터치를 하러 나와주실 겁니다. 그때까지는 우리가 이곳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어제 안성기 선배가 홀로 덜덜 떨면서 광화문을 지켜주었습니다. 언제나 존경스러운 선배입니다. 오늘은 박중훈이 바톤 터치를 하기로 했고, 내일은 장동건(!)이 나와준다는군요. 제 개인적인 바램은...문근영과 이준기가 나와주는 겁니다...^^

이번 싸움은 쉽지 않습니다. 여론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싸워야만 합니다. 스크린쿼터 지키기...돌이켜보면 거의 20년 동안이나 지속되고 있는 싸움입니다. 그 동안 우리는 잘 싸워왔습니다. 그리고...이번 싸움이 거의 마지막이리라 생각됩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눈물이 나오려 합니다. 여러분, 정말 한번 상상해보세요. 현재 한국영화의 1년 제작편수는 약 70편 정도입니다. 만약 그것이 반으로 준다면? 우리는 어떤 영화들을 볼 수 있을까요? 영화에 청춘을, 아니 목숨을 건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면서 살아야 되는 걸까요?

그런데...과연 반으로 줄기만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1년에 10편도 제작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브라질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지요. 거기도 미국과 NAFTA를 체결하면서 스크린쿼터를 없앴고, 그 결과 자국영화 시장점유율이 40%에서 4%로 줄어들었습니다. 한국도 그렇게 될 게 뻔합니다. 오늘 아침에 철야농성을 한 미술감독들이 두런두런 나누던 이야기들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덤프트럭 기사를 해야된다, 포크레인 기사가 더 낫다...포크레인 기사자격증을 따자...ㅠㅠ...왜? 앞으로는 우리 모두 실업자가 될 테니까...ㅠㅠ...이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우리가 노무현 정권의 결정을 뒤집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미국의 대외정책에 맞서 싸우는 건 애당초 되지도 않는 싸움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합니다. 이라크 파병에는 반대해야 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반대를 해도 정부는 결국 이라크에 파병했습니다.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고 해서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지 말아야 합니까? 반대해야 됩니다. 이번의 스크린쿼터 사수투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하는 것과 미국이 한국의 스크린쿼터를 폐지시키려는 것이 '동일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쟁과 영화, 미국의 영원한 수출품목이자 그들의 존립근거이지요. 미국은 지금 우리 나라를 침략한 겁니다. 그래서 엊그제 이곳의 상임집행위 회의에서도 제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명칭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이것은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가 아니라 '미국의 문화침략 저지를 위한 영화인대책위' 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전적인 동의를 표해주었습니다.

미국의 문화침략 저지를 위한 우리의 싸움에 힘을 보태주십시오. 우선 시급한 것은 대국민 홍보활동입니다. 이 활동에 만화, 플래쉬, 애니메이션 등의 도움을 받으려 합니다. 컨텐츠는 저희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에서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만화로, 플래쉬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은 제게 연락을 주십시오. 방명록에 이름을 남겨주셔도 되고, 제게 직접 메일을 주셔도 됩니다. 제 메일은 simsan81@hanmail.net입니다. 연락기다리겠습니다.

아, 지금 막 박중훈씨가 도착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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