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6-06-26 23:52:47 IP ADRESS: *.110.11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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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승재/ 싸이더스FNH 대표
[img1]만년 ‘넘버3’였던 차승재 싸이더스FNH 대표가 기대 이상의 지지를 끌어모으며 1위에 올랐다. 대기업 자본을 등에 업은 투자·배급사 사령탑이 올해도 수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지난해 통신자본 KT를 충무로에 끌어들이고, 시너지 창출을 위해 “기획력과 마케팅이 앞선” 좋은영화와 손잡은 것이 뜻밖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파트너를 영입하면서 날개를 단 ‘영화공장 공장장’을 두고, 한 영화인은 “이젠 1등 할 때가 됐다”며 그를 첫손에 꼽았다. 억지나 과장은 아니다. 콘텐츠를 향한 자본의 구애가 갈수록 높아지는 국면에서 “안정된 제작시스템을 바탕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들을 쏟아내는” 싸이더스FNH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싸이더스FNH가 제작하는 영화 중 개봉작은 무려 11편에 달한다. 현재 상영 중인 <달콤, 살벌한 연인>을 시작으로 <국경의 남쪽> <호로비츠를 위하여> <각설탕> <비열한 거리> <열혈남아> 등이 연이어 개봉한다. <어깨 너머의 연인> <천하장사 마돈나> <타짜> <뚝방전설> <사랑따윈 필요없어> 등 현재 촬영 중인 영화만 5편이다. 본격적으로 개발 중인 작품만 “40편에 달하는”데다 “4, 5개월 단위로 5작품씩 촬영에 들어가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투자·배급 개시에 대해선 두드려보지 않고는 건너지 않겠다는 조심스런 태도지만, 올해 외형적인 성장에 걸맞은 흥행 타율을 기록한다면 그 신중한 타이밍은 앞당겨질 것이다.

2. 강우석/ 감독
반길까, 아니면 찡그릴까. 지난해 9년 연속 타이틀 방어에 실패한 강우석 감독은 올해도 2위에 머물렀다. <한반도> 촬영을 끝내고 잠시 가족이 있는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 터라 그의 반응을 알 순 없다. “안식년이라고 생각하지, 뭐”라며 1위 재탈환의 자신감을 내비쳤던 것이나 투자·배급사 대표가 아닌 차승재 싸이더스FNH 대표에게 챔피언 자리를 내준 것이 마음에 쓰일 법도 하고, 반면 “감독직에만 전념하겠다”는 선언만으로 이만큼 지지를 끌어모은 것에 내심 만족할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이번 평가가 상업영화 감독으로서의 능력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7월20일 개봉예정인 <한반도>는 벌써부터 충무로 안팎에서 ‘킬러 콘텐츠’로 불리고 있다. 순제작비 100여억원을 들인 <한반도>가 또 한번의 <실미도> 기적을 이뤄낼지는 단정할 순 없지만, “대중의 심리를 정확하게 읽어서 스크린에 끄집어내는” 그의 능력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높다. 제작진에 따르면, “누구나 건드릴 수 있는 소재는 아니라서 관객과의 접점을 고려해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한반도>는 그의 전작과 달리 ‘비주얼에 상당한 공을 들인’ 영화이기도 하다. “다른 때 같으면 대세에 지장없으면 그냥 가자고 했을 텐데 이번엔 다르다. 굉장히 사용을 꺼려하는 CG에만 20억원을 들였다.” 일단, 올 여름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판명돼야 한다. 그래야 장진 감독과 함께 만든 영화사 K&J의 쓰임이나 그가 품고 있는 야심의 패가 무엇인지 드러나지 않을까.

3. 김우택/ 쇼박스·메가박스 대표
처음으로 경쟁업체인 CJ 관련 인사보다 윗순위에 올랐다. <가문의 위기> <말아톤> <웰컴 투 동막골> 등 잇단 흥행작 배급으로 지난해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과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배급작 관람객 또한 3300만명으로 역대 최대 기록. 아직 “시장을 장악할 정도로 시스템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인사 이동이 잦은 CJ쪽에 비해 모기업인 오리온이 배급과 상영 부문을 통합, 관할하고 있는 김우택 체제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점도 추천 수를 늘렸다. “투자·배급작을 고르는 데 있어서 지나칠 정도로 속셈을 많이 한다”든가, “지나치게 시장을 고려한 작품들 위주로 라인업을 확보한다”는 부정적 평가는 여전히 따라다닌다. 그렇다고 해서 “상업적인 영화를 무엇보다 우선하겠다는 기조를 버리진 않겠다”고. 메가박스의 경우, 서울 공략에 나서고 있다. 9개 스크린 규모의 목동, 신촌점이 곧 들어선다. 본격적인 해외 사업은 국내시장 다지기가 끝난 다음 구체화될 것이라는 게 그의 말. <괴물> <디 워> 등을 앞세운 올해 라인업이 얼마나 파괴력을 발휘할지가 내년 순위를 결정할 것이다.

4. 김주성/ CJ엔터테인먼트 대표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는 이유로 4위에 랭크됐지만, 국내 최대 투자·배급사의 수장인 만큼 조만간 ‘차세대 파워맨’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물론 “얼마나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변수지만. 제일기획, 삼성영상사업단, 온미디어 등을 거쳐 지난해 말 CJ엔터테인먼트를 맡게 된 그는 “창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체득하고 있다”는 말로 충무로 적응에 자신감을 표한 적이 있다. 현재 역할은 일단 소방수. 영화계에선 “명분보다는 내실에 충실한 조직 운영을 꾀할 것”이라 보고 있다. 수익률이 악화됐던 지난 2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시장을 키울 때까지 영화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에 따라 지주회사 격으로 관리하던 CGV, CJ미디어 등을 떼어내고, 4월부터 비상장 법인으로 CJ엔터테인먼트를 가동하고 있다. 부채를 덜고 기동력을 배가시킨 뒤 공격적인 타격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사부일체>가 전국 600만 관객을 돌파한 만큼, 출발은 나쁘지 않다.

5. 박찬욱/ 감독
“상업적 코드를 잃지 않는 국내 유일의 월드 클래스 감독”,“그의 존재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 2005년 박찬욱 감독이 선보인 복수 3부작의 완결편 <친절한 금자씨>는 전국 350만 관객을 동원하며 “관객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않고, 관객을 감독의 눈높이로 끌어당긴다”는 평가를 받았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촬영 중인 박찬욱 감독은 “내가 5위라면 그것은 한국 영화산업의 취약성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농담을 건넸다. 정지훈(비)의 데뷔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완성하면, 박감독은 송강호와 오랜만에 재회하는 차기작 <박쥐>에 착수한다. 올해 박 감독은 연출뿐만 아니라 “오승욱 감독과 신인 이경미 감독의 제작에 참여”한다. “감독의 이름만으로 100만 관객을 보장한다”는 박 감독의 제작 솜씨는 어떨지 궁금하다.

6. 정훈탁/ IHQ 대표
“상장 엔터테인먼트사 중 가장 훌륭한 실적, 갈수록 흥미진진한 행보를 보이는 영화 비즈니스맨”,“한국 영화시장의 보석은 배우다. 그가 가진 다이아몬드는 몇개일까. 심지어 자본의 날개마저 달았다”. IHQ 정훈탁 대표가 지난해 7위에서 또 한 계단 올라섰다. <파랑주의보>와 <데이지>의 흥행 실패도 정 대표의 순위 상승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지난해 말 YTN미디어 인수, SK텔레콤에 모바일 콘텐츠 공급, 마술피리 오기민 대표 영입 등을 통해 그는 여전히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미래를 모색 중이다. 한 응답자의 표현처럼 “가장 놀라운 것은 오기민 대표의 영입처럼, 누구도 쉽게 상상하기 힘든 그림을 그린다는 점”이다. 2006년 하반기는 <눈부신 날에>의 개봉을 필두로 제작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7. 심재명/ MK픽처스 영화제작 부문 총괄사장
“마케팅과 제작의 귀재가 배급과 글로벌 비즈니스에까지 손을 내밀다”, “MK의 라인업은 어느 감독과 배우, 어떤 내용이든 그의 마케팅 능력으로 인해 잠재력을 가진다”. <광식이 동생 광태>의 성공으로 배급업에 연착륙한 MK픽처스 심재명 이사가 7위를 차지했다. 여성 영화인 중에는 1위. 그는 “<안녕, 형아>와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을 통해 발군의 마케팅 능력을 재확인시켰다”는 중평이다. MK픽처스는 2006년 여섯편을 자체 제작하고 10편 이상을 배급할 계획. 4월27일 개봉하는 <사생결단>을 필두로 <아이스케키> <구미호 가족> 등이 촬영 중이다. 심재명 이사가 “지난해에는 합병과 회사 구조의 정착을 꾀하며 네편을 시장에 내놓았다. 올해는 제작에 매진하여 여섯편을 관객에게 선보일 생각”이라고 전했다.

8.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김동호 위원장은 부산영화제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계의 어른이기도 하다. “다양한 인맥을 형성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평가는 올해 11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이면서 한국영화가 해외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2005년 대한민국 영화대상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김 위원장은 올해 부산영화제가 아시안필름마켓을 신설하면서 더욱 바쁜 한해를 보내게 되었다. 지난해 신설된 아시아영화아카데미도 또다시 허우샤오시엔을 교장으로 맞았다. 한 추천인은 “김동호 위원장이 없는 부산영화제의 다음 10년을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말로 이러한 부산영화제의 위상과 김 위원장을 연결지었다.

9. 박동호/ CGV 대표
순위가 8계단이나 떨어졌다. 그러나 전국 274개 스크린을 보유한 공룡 극장 CGV의 위상과는 별 관련이 없다. 지난해는 CJ엔터테인먼트 대표까지 겸하면서 ‘넘버 원’ 자리에 올랐으나, 이제 배급 책임은 김주성 CJ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넘겨줬기 때문. 또 다른 극장 체인 프리머스까지 손에 넣고 있는 상황에서 CGV의 파워는 가공할 만하다. “CGV와 프리머스, 두 체인만 잡아도 흥행의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영화판의 진리를 만든 장본인”이라는 한 추천인의 비판은, CGV의 현실적 파워를 외려 생생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39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들인 CGV는 올해 제주, 압구정에 새 극장을 마련했고, 서울대, 인천 계양, 안산, 부산 동래 등에도 멀티플렉스를 차린다. 9월에 중국 상하이, 내년 6월에 미국 LA 등에도 스크린을 펼칠 계획. 자체 펀드 조성 및 투자 소문도 돌고 있다.

10. 김광섭/ 롯데시네마 대표
의욕과 포부만큼 결과가 좋지는 않았다. <홀리데이> <나의 결혼원정기> <새드무비> <미스터 소크라테스> 등 예년보다 라인업을 늘려 배급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지난해 성적은 저조했다. 그럼에도 사령탑의 순위는 한 계단 뛰어올랐다. 26개 극장, 204개 스크린을 갖춰 CJ에 이어 극장업계에서 상당한 파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에서는 무시 못할 집객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중평. 올해는 건국대, 홍익대 등 서울 대학가를 중심으로 멀티플렉스를 들인다. 연말까지 36개 극장, 284개 스크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언젠가는 치러야 할 수업료였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가을로> <모노폴리> <다세포 소녀> 등 10편 이상의 한국영화에 투자, 배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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