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6-06-01 16:10:19 IP ADRESS: *.147.6.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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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홍수, 한국영화끼리 출혈경쟁!

 

올해 한국영화 제작편수가 100편을 넘어설 전망이다. 121편의 영화를 만들었던 1991년에 이어 15년 만에 100편 시대를 맞이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계의 표면적인 활황에도 불구, 충무로 관계자들의 얼굴은 어둡다. 7월부터 기존 스크린쿼터 일수(연간 146일)가 반토막 나는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 국내영화간 출혈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들어 5월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는 40편. 지난해 같은 기간(28편)보다 12편 늘어난 수치다.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시네마서비스 등 주요 배급사들이 올해 확보한 국내영화만 80여 편. 군소 배급사들의 영화까지 합하면 100편은 너끈히 넘을 태세다.


충무로의 제작 붐을 이끄는 것은 지난해 10월부터 불기 시작한 영화사들의 우회 상장 바람이다. 팝콘필름, 튜브플러스엔터테인먼트 등이 상장하는 등 크고 작은 영화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증시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김형준 영화제작가협회 이사장은 “상장하면 매출이 필요하고, 영화사들은 적극 제작에 뛰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량이 증가하면서 국내영화 3편이 맞대결 하는 드문 현상이 예사로 일어나고 있다. ‘사생결단’과 ‘맨발의 기봉이’, ‘도마뱀’이 신경전 끝에 4월26일 맞붙은 데 이어 ‘호로비츠를 위하여’ ‘짝패’ ‘생, 날선생’이 5월25일 동시 개봉했다. 이런 현상은 ‘나 홀로’ 개봉해 첫 주를 독식하던 ‘달콤한 시절’이 지났음을 의미한다.

제작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스태프들의 몸값도 뛰고 있다. 전체 스태프들의 처우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1억2,000만원을 받던 한 촬영감독은 1억5,000만원에 새 영화 작업에 들어갔다는 말이 돌고 있다. 곽신애 LJ필름이사는 “쓸만한 스태프를 확보하기 힘들다”며 “제작붐이 스태프 수입의 양극화를 심화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하반기 ‘극장 잡기’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10월 추석연휴를 겨냥해 제작중인 작품만 장진 감독의 ‘거룩한 계보’와 조승우 주연의 ‘따짜’ 등 10편이다. 스크린쿼터가 축소되고 ‘왕의 남자’로 한국영화 의무 상영 일수를 채운 극장들이 초반 흥행이 부진한 영화는 가차없이 스크린에서 내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재현 MK픽처스 마케팅실장은 “올해는 영화를 안 만드는 게 돈 버는 것일 수도 있다. 한국영화가 공생하려면 편수가 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한국일보] 2006년 6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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