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7-07-02 17:57:11 IP ADRESS: *.241.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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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라
[필름2.0] 기획기사(1) 인트러덕션

한국영화의 흥행타율이 그리 높지 않은 이유는 좋은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다변화하는 관객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력을 갖춘 영화들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재능 있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많지 않다는 것도 한국 영화계의 고질적인 병폐중 하나다. 그러나 지금 영화현장에서 좋은 시나리오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나리오 학교와 공모전은 변화하고 있으며, 젊고 재기발랄한 작가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고, 콘텐츠 개발을 좀 더 조직적으로 하려는 제작사들의 자구책이 마련되고 있다. 새로운 이야기를 찾으려는 한국영화계의 움직임을 추적하면서, 주목할 만한 작가들도 소개한다(사진 김병준, 이휘영, 선원익/ 디자인 김미정).

최근 한국 영화계를 휩쓸고 있는 소재 중 하나는 1920~30년대 일제 치하 조선을 그리는 작품들이다. <역도산><청연>에서 조명되었던 이 시기는 올해 공포영화<기담>, 웨스턴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로맨스 <모던보이>, 드라마 <라듸오 데이즈> 등 다각도의 작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방영을 시작한 TV 드라마 <경성스캔들>에 이르기까지, 이 시기를 살았던 모던보이와 모던걸들의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쏟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특정시기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역설적으로 그간 한국 영화계가 얼마나 ‘좋은 이야깃거리’에 굶주려왔는지를 드러낸다.

하지만 이 소재들이 탄탄한 드라마로 완성되려면 서사 전략을 잘 짜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경성 기담>의 저자인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전봉관 교수는 지난 6월25일~26일 열린 디지털스토리텔링학에서 ‘경성의 매혹과 질곡:1920~30년대 경성 모티프의 영상화 전략’에서 이 당시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극복해야 할 한계를 지적했다. 영화 기획자들에게 자문역할도 하는 전교수는 “1930년대가 가진 선구자적 모티프를 강조하고 싶다면, 총독부나 독립운동 같은 정치적인 담론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조언한다. 흔히 이런 종류의 이야기에서 기대할 법한 민족주의적 구호를 버리고, “신분, 학력, 성별, 민족 등 다양한 갈등 요인을 극대화 한 스토리를 개발”하라고 덧붙인다. 이제 한국 영화의 ‘이야기’는 관습과 구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제작편수가 늘어나고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좋은 이야기’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자작 시나리오로 큰 히트작을 만들어낸 한 감독은 새 작품을 준비하면서 “누가 대신 써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좋은 작가를 찾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 했다. 각종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작가들이 탄생하고는 있지만, 작가 풀(pool)이 충분하지 않으며 스토리텔링 능력이 뛰어난 시나리오 작가도 드물다는 얘기다. 과연 관객들과 교감하는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전봉관 교수는 “서사와 캐릭터는 함께 가는 것인데, 관객들이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될 정도가 되어야 한다.”면서 “실은 모든 작가들이 인물에 대한 연구를 더 충실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금 시나리오 작가들은 과연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을까?              

한선희 기자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에게 묻다

젊은 작가들의 요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지난 6월 26일 ‘심산스쿨’에서 오후 7시 30분 강의에 참석한 2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마지막 문항을 제외하고 모두 중복 답변이 허용되었으며, 2표 이상 얻은 내용을 정리해 싣는다. 괄호 안은 응답자 수.

1. 최근 한국영화 중 가장 시나리오가 훌륭하다 생각되는 작품은?
<밀양>(3) <올드보이>(2)<청연>(2)<괴물>(2)

2.모범으로 삼고 있는 작품은?
<살인의 추억>(4)<대부>(2)<미스리틀선샤인>(2)

3.영화화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소설은?
김영하의 <오빠가 돌아왔다> (4)

4. 한국영화시나리오의 아쉬운 점은?
다양성부족(7), 치밀하지 못한 구성(3), 작은 스케일(2)

5.시나리오를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재미(8), 이야기 구조(8), 캐릭터(6)

6.시나리오를 쓰는 입장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6), 멜로드라마(5), 스릴러(5), 호러(2), 코미디(2)

7.가장 써보고 싶은 장르는?
멜로드라마(7), 로맨틱코미디(6), 스릴러(4), 호러(3), 휴먼드라마(2), 누아르(2)

8. 현재 쓰고 있는 시나리오의 장르는?
멜로드라마(8), 로맨틱 코미디(6), 스릴러(4), 호러(3), 누아르(2), SF(2)

9.국내에서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전망은?
밝지 않다(13), 점점 좋아질 것이다(6), 모르겠다(3)

[필름2.0] 2007년 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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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7.07.02 18:04
*.241.45.56
이번 주 [필름2.0]이 기획기사로 [우리들의 이야기는 어디에?]라는 것을 다루었는데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온통 심산스쿨 및 이곳 출신 작가들 이야기입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즐감...^^

신월명

2007.07.03 17:31
*.53.184.28
샘님..심산 스쿨에서 배우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ㅎㅎ..

백소영

2007.08.17 15:37
*.212.80.208
알알이 맺힙니다.......... 근데 3번답이 하나라는게..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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