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8-07-24 01:36:57 IP ADRESS: *.235.169.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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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와인반 수업이 12시 전에 끝났습니다
수업 마무리를 하고...홀로 스쿨에 앉아 있자니
비소리가 너무 듣기 좋습니다

김영동의 대금 독주를 들으며 잠시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시라가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닙니다
저 놈이...아니 저 년이...왜 저러나....하고 봤더니
놀랍게도 심산스쿨 안에 웬 벌레가 한 마리 날아들은 겁니다
그 녀석은 나방과 풍뎅이...의 중간 정도(?)되는 녀석인데
시라가 그 녀석과 한참을 신나게 놉니다

참 신기해요...잡아 먹지도 않고, 그렇다고 놓아주지도 않고
앞발로 툭툭 치고 펄쩍 뛰어 낚아채고...그러면서 놉니다
벌레 녀석도 참 놀라워요...스피커 뒤의 공간에 숨더니
이내 심심한지 다시 기어나와서 시라에게 접근합니다
참 나 원...뭐하자는 수작들인지...ㅋㅋㅋ

시라앨범에 참 오랫만에 사진들을 올립니다
그 동안 너무 바빴다...고 하면 시라가 비웃을 것 같습니다
시라를 보면 참 좋은데...함께 놀아줄 시간이 거의 없네요
일전에 신화반의 김원익샘이 저한테 그러더군요
"시라 정말 불쌍한 놈이야...
다들 와서 사진이나 찍지, 정말 그 녀석을 사랑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어..."
순간 가슴이 찡했습니다

얼마 전에 결심했습니다
시라를 더 이상 붙잡아두지 말자...
시라는 심산스쿨에 있으면서 그다지 행복한 것 같지 않습니다
일종의 애정 결핍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 거냐?
시라 엄마한테 보낼 생각입니다
시라 엄마란...바로 한수련 양입니다
사실은 수련 양이 오래 전부터 제게 조르기도 했습니다
"시라 내가 데려가면 안돼요?"

그게 정답입니다
제가 보기에 시라는 자기 엄마인 수련 양과 있을 때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수련 양이 8월 초에 방이 2개 있는 공간으로 이사를 합니다
그러면 시라를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결국 심산스쿨에서 시라를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몹시 서운하긴 하지만...그래도 그게 시라에게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착과 소유욕...을 사랑이라고 우길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상대방이 잘 되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것...그게 사랑이지요

한밤 중에 시라가 난데없이 날아든 벌레와 재밌게 노는 걸 보다가
그걸 찍어서 사진으로 올리다가...
공연히 센치해진 것 같습니다
하긴 뭐...근사한 장마비 소리가 이어지고
대금 독주도 들리고...
센치해지지 말라는 법도 없지요...^^
profile

박민호

2008.07.24 07:44
*.82.98.250
갑자기 시라가 보고싶네요..
profile

명로진

2008.07.24 11:23
*.129.236.88
토요일 마다 가면, 보자 마자 배깔고 눕는 시라.....
그래도 딱 10분 동안 시라와 놀아 줍니다.
그 낚시대 같은 걸로 희롱하면
인공 쥐를 잡겠다고 이리 저리 뛰어 다니죠.
그리고 나서 빗질 한 번 해 주고......

수업 끝나고 그애 혼자 놔두고 오면 참 미안했는데
다음에 가면 조금 더 놀아 줘야지.
시라야, 어디 가든 행복해라~~~~

황현명

2008.07.24 13:23
*.10.171.160
사진반의 명모델 시라가 가는구냥...
이런 모델 어디서 구하냐...TT
꼬맹일 때부터 봐서 그런지 조금은 서글프지만,
시라 잘 살아야되!!!

민다혜

2008.07.24 18:01
*.205.197.162
음..시라의 뱃살이 마구마구 그리워 지는 날이군요.

강민정

2008.07.24 20:32
*.216.195.104
김원익샘이 저희한테도 그 말씀 하셨을 때 전 "선생님이 시라 돼보셨어요? 불쌍한지 아닌지 선생님이 어떻게 알아요?"라고 했는데... ㅋㅋㅋ

사랑할수록 적당한 때가 되면 고슴도치와 같은 간격을 유지해야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라는... 잘 살거예요~~~

손혜진

2008.07.25 18:35
*.39.118.160
시라가 있어서 스쿨이 더 정겨웠던 것 같았는데... 아, 괜시리 짠하네요.
앞으로 어딜 가든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시라야... ^^

이소영72

2008.07.29 19:01
*.207.147.76
시라야 행복할꺼야~ 인제 기나긴 밤 혼자 있지도 말고 옆방에선 재밌게 노는데 못껴서 속상해하지도 말고
수련엄마랑 다정하고 안정적인 즐거운 묘생 살거라... :)

송서윤

2008.07.30 21:01
*.237.137.64
시라..아쉽다. 어제 친해졌는데... ...

은수진

2008.07.31 16:06
*.75.244.9
근데 시라의 마음을 진짜 알아내신거에요? 지난주에 시라가 저한테 그러던데..적당한 관심(15%)과 자율(85%)을 병행하는 심산아빠가 좋다던데요...시라의 진짜 행복을 원하신다면...시라랑 잘 상의하고 결정하세요..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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