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16-08-05 11:23:14 IP ADRESS: *.13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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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상급반 10(20162~7) 수강후기 발췌록

 

시나리오를 보는 재미, 쓰는 재미, 이야기를 찾고 만들어가는 재미

 

심산반 36기부터 거의 1년을 심산스쿨과 함께 했고, 저는 다음 상급반까지 다닐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여러 가지 변화가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시나리오에 대해서 배우면서 회사 다니기가 더(!) 싫어졌고, 결국 육아휴직이라는 한국 남성으로써는 매우 드문 결단을 내리게 되었으며, 다시는 없을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곧 회사 복귀를 앞두고 있는 이 상황에서 돌아보면, 과연 이 귀중한 시간을 잘 보내고 있었나 반성을 하게 됩니다. 지겨울 정도로 아들래미랑 붙어있었고, 시나리오 하나를 나름 완성(?)하고 있으며, 수업은 빠지지 않고 열심히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많이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긋지긋한 회사일을 잠깐 쉬면, 그 시간 동안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으며 최소 세편 이상 시나리오를 쓸 줄 알았던 제 생각이 얼마나 치기어린 것이었는지 다시 한번 느끼며, 이런 저런 핑계와 나태함, 자기위안, 자기 합리화로 시간을 보낸 저 자신에 대해 반성 합니다. 그래도 상급반 수업을 들으며 많은 걸 배웠고, 상급반 친구들의 훌륭한 시나리오를 읽고 리뷰하면서 저 또한 학습이 되었고, 다양한 정보들도 많이 습득했으며 제 시나리오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나름대로 보람된 부분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상급반에서 선생님 수업을 들으며, 진짜 훌륭한 시나리오와 훌륭한 영화는 그렇지 못한 영화와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있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만, 선생님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 나도 저런 부분을 생각해서 얼른 써봐야지' 하는 동기부여인 것 같습니다. 항상 수업을 듣고 나면 빨리 나도 좋은 시나리오 써봐야지, 나도 저렇게 잘 쓸 수 있겠다 하는 욕구가 솟구치게 하는 선생님의 채찍질이 있었고, 그 채찍을 당연스럽게 더 맞고자 계속 붙어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상급반 수업 초반 [해피 엔드] 시나리오 리뷰는 굉장히 훌륭한 커리큘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저 포함 일부 다음 상급반을 연이어 듣는 친구들도 있으니, 다음 상급반에서는 다른 시나리오 리뷰를 해보는 건 어떨까 선생님께 제안드립니다.

 

또한, 우리 각자의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꼼꼼히 읽어보시고 문제점 및 발전 방향에 대해 리뷰해주시는 시간은 언제나 그 시나리오의 작자뿐만 아니라 듣는 저희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런 이야기와 소재가 저렇게 발전해갈 수 있구나, 이 시나리오에는 무엇이 부족하고 어떻게 고치면 되겠구나 하는 구체적인 지적들과 독설,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시나리오를 보는 재미, 쓰는 재미, 이야기를 찾고 만들어가는 재미를 만들어주신 것 같아 항상 감사드립니다(손정우).

 

시나리오 쓰는 것이 다시 즐거워졌다

 

저번학기에 제출했던 시나리오를 이번에 다시 작업하며 더욱 힘들었다. 저번 학기에 들은 피드백을 중심으로 방향은 잡았으나 어떻게 풀어야 할지 너무나 깜깜했다. 남의 시나리오를 읽을 때에는 그리 잘 보이는 수정할 길이 왜 내 시나리오에서는 보이지 않았는지...역시 창작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이번에도 선생님과 동문들의 크나큰 도움으로 내가 조금은 더 발전하였다. 수업시간에 리뷰를 받을 때와 그 이후의 뒷풀이에서 마치 자신의 작품처럼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주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마치 만화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띵! 하고 전구불이 켜지는 느낌을 받았다.

 

정성 가득한 동문들의 리뷰도 크나큰 도움이 되었다. 아직까지 보잘 것 없는 시나리오이지만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마저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남의 작품을 자신의 것처럼 캐어하는 선생님과 동료들을 만나 행운이다. 언젠가 동료들이 훌륭한 작품으로 나타난다면 나의 축복 덕분이라고 믿고 싶다.

 

이번 학기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시나리오 쓰는 것이 다시 즐거워졌다는 사실이다. 처음 한글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을 때에는 벽에 머리를 박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 즐겁지 않으니 자연히 시나리오 쓰는 것을 등한시 하게 된 적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음악을 들어도, 책을 읽어도, 영화를 봐도 내 작품을 위한 영양분이라 생각하니 즐겁다. 다음 고가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처음 영화를 시작했을 때의 마음으로 돌아간 것만은 확실하다. 'A Better Tomorrow' 가 모두에게 함께하길 기원한다(이용대).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

 

1년 간의 수업이 끝난 지금은 아쉽고 시원섭섭합니다. 선생님 수업 듣고 동기들과 술 한잔 하며 노가리 까는 것이 나름 일주일의 활력소였어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또 다른 시나리오를 써서 기회가 된다면 상급반에 한번 더 선생님께 찾아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수업을 듣기 시작한 시점과 지금 달라진 점은 제 마음가짐인 것 같습니다. 자신감이 바닥을 치고 뭘 써야할지 몰라 심적으로 방황하던 시기에 심산스쿨 심산반이 개강했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제가 심산 쌤의 시나리오 가이드를 가장 아끼는 작법서이기에, 자극을 받고자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전보다는 많이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감도 회복한 듯 합니다. 마음의 여유도 좀 생긴 것 같아요. 선생님과 동료들의 격려 덕분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글 쓰는 일, 영화하는 일 모두 행복하려고 하는 일 같습니다. 이 바닥이(어느 곳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경쟁이 참 치열합니다만, 비록 지금 당장 큰 성과가 없고 좌절의 연속이라도 즐기면서 꾸준히 해나가다보면 조금씩이지만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제일이구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선생님 항상 건강하시구요. 산에 다니실 때도 항상 무탈하시길 빕니다(김혁).

 

시나리오를 쓰는 즐거움을 깨우치다

 

나는 이직 사이트를 뒤적거리다가 심산스쿨에 오게 됐다. 매일매일 심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회사를 더 이상 못 다니겠다 생각하고서 이직을 알아보게 됐다. 이직을 생각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문득 그 역시 또 다른 도피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도 아니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할 수 있는 일을 쫓다 또 후회할 거라면 하고 싶은 일을 하자! 그런 마음이 들었다. 문제는 하고 싶은 일이 뭔 줄은 아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는 거였다.

 

모르면 일단 학원에서 배워야 한다는 한국적인 마인드로 심산스쿨에 왔고 심산반에서 상급반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년을 보냈다. 퇴근 후 1시간동안 전철을 타고 신촌으로 가서 2시간 반동 안 정기적인 수업을 듣고 오는 일은 나같이 게으른 인간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6개월을 듣고 또 6개월을 들을 수 있었던 이유는 순수하게 이 시간들이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이제 시나리오를 써볼까?하고 쓰면 짠!하고 멋진 시나리오가 나올 줄 알았다. 그래서 써봤는데 모니터에 똥을 쳐바른듯, 뭐라고 씨부린건지 알 수 없는 텍스트의 나열. 그게 딱 내 수준이었다. 그런데 수업을 들으면서 종이 위를 가득 메운 똥덩어리들이 조금씩 걷히는 느낌이 들었다. 시나리오에서 구린내가 조금씩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기쁠 일인데 시나리오를 쓴다는 일이 어떤 것인지...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비누조각을 하듯이 숨어있던 이야기와 케릭터들을 조금씩 파내가며 구체화시켜 세상에 내놓는 일은 너무나 즐거웠다. 내가 만든 케릭터들이 선생님의 리뷰 한 번에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움직이며 통제를 벗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현경과 지환, 재성이 알을 깨고 나오려고 발버둥을 치고 그러한 케릭터들과 씨름하는 경험은 필설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분이었다.

 

타이밍, 내면의 외면화, 아이러니 같은 기법을 쓰면 좋다고 하시길래 써보고 구리면 빼고 썼는데 동기들이 구리다고 하면 고치고 좋다고하면 더 발전시키고...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과정들도 참 즐거웠다. 이렇게 재미있는데 돈도 들지 않는다니 시나리오를 쓰는 일은 세상에서 제일 생산적이고 가성비가 좋은 유희임에 틀림없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여기에 오기 전까지 시나리오를 읽어본 적도 없어서 문자 그대로 시나리오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다. 지문은 어떻게 생겼는지, 대사는 어떻게 생겼는지, 신은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그래서 훌륭한 동기들의 시나리오는 나에게는 좋은 교보재였다. 말 그대로 가나다부터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더 열심히 배우고 더 열심히 써봤어야했다고 뒤늦게 후회하는 짓은 하지 않겠다.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내 시나리오 공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니까.

 

심산반과 상급반을 거치면서 만난 동기라는 이름의 선생님들에게 깊은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심산 선생님께는 어떻게 감사의 말씀을 전해야할지 모르겠다. 선생님의 수업을 통해서 배운 것은 시나리오 그 자체가 아니라 시나리오를 쓰는 즐거움이었던 것 같다.

 

작가는 시나리오에 있어 신이라고 생각했었다. 작가가 세계를 창조하고 캐릭터를 만들고 사건을 굴러가게 하기 때문에 작가야말로 전지전능한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게 아니었다. 작가는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로직에서 움직여야한다. 관객들과 같은 감정선을 타고 이야기를 끌어가야한다. 그런 것들이 수반되지 않은 시나리오는 말 그대로 똥덩어리에 다름없다. 제약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런 요소들이 있기에 시나리오는 더 해볼 만한 가치가 있고 재미있는 작업이라는 걸 심산선생님과의 수업을 통해 배웠다.

 

상급반을 졸업하며 받은 마지막 리뷰에서 또 많은 숙제들을 받았지만 여전히 기대가 된다. 똥으로 시작된 시나리오가 조금씩 알을 깨고 나오고 있는 것을 느끼며 지치지 않고 즐겁게 써보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선생님의 가르침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던 것들이다. 시나리오 뿐만 아니라 작가로서 나도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 줄탁동시라고 나 혼자 그 껍질을 깨고 나오는건 너무 어려웠고 가능해보이지도 않았다. 선생님께서 알 밖에서 부리로 쪼아주셔서 이제야 겨우 나를 가두고 있던 알에 작은 균열이 생긴듯한 기분이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말씀하신대로 정말 힘껏 마음껏 써보고 제대로 된 녀석을 들고 찾아뵙겠습니다!(손홍구)

 

미국 거주 온라인 수강생의 수강후기

 

사이트가 없어지기 전에 오게 되서 다행이네요. 한국에 와 있습니다. ^^ 애들만 데리고 왔는데요. 공항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시댁어른들의 차에 실려 시댁으로 끌려가 마을버스도 없는 전호리 올드보이, 삼시세끼 농촌편을 찍고 나오느라 이제야 연락드립니다. 시댁이 현대에 보기 드문, 종갓집입니다. 오자마자 선산을 돌며 절을 해야 하는 ㅜㅜ 미국이 저를 살린 샘이죠.

 

상급반 10기 내내 정말 좋았습니다. 매주 복면가왕을 보는 느낌으로 시나리오를 읽었습니다. 동기들의 이미지를 그려가는 시간들이 흥미진진 했습니다. 연희언니가 꿈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예쁘시던데요. 세련되고. ^^ 선생님 수업을 들었으면 정말 더 많이 깨지고, 배우고, 했겠지만, 그래도 지금 저의 상황에는 도움이 많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다른 시나리오를 읽고 분석하며, 내 시나리오 또한 칼질 하게 되는 거 같았습니다.

 

<어게인> 리뷰들은 프린트 해서 여러번 읽고 또 읽고 있습니다. 전체 흐름 잡아 3고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리뷰 감사합니다. 제가 그러게 방해가 되진 않았죠? ㅎㅎㅎㅎ 상급반 11기나 12기 온라인 스튜던트를 다시 생각하고 있는데요. 선생님께서, 이 이상한 학생을 허락해 주실지는 또 의문이네요. ㅋㅋㅋㅋㅋ 심산 샘, 멋진 10기 동기분들 감사드리구요. 모두 좋은 소식 있으시길 바라고요. 끝까진 건필 다필, 화이팅입니다!!!!!!! 저도 작년에 둘째 아이가 이제 2학년이 되고, 처음으로 4시까지 시간이 나게 됐어요. 앞으로 보고, 읽고, 쓰면서 노력해볼 생각입니다. 이제 이 미국 촌 아줌마의 얼굴은 상상속으로- ㅋㅋㅋㅋㅋㅋㅋ 우리 필드에서 꼭 만나요. ^^(김수강)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욕설과 어디에서나 탐낼만한 좋은 리뷰

 

2년 전 처음으로 심산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지금이라고 뭘 아는 건 아니지만,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르는 게 나을 정도로 뭣도 모르던 저에게 처음으로 영화란 걸 가르쳐주신 분이었습니다. ‘영화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해오다가 처음으로 진짜 영화를 가르쳐주시는 분이 나타났던 거죠. 선생님께 기초반을 수강하면서 들었던 확신이 하나 있었습니다.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는 이 분께만 수업을 듣는 거로도 충분하다.  

 

제가 겉으로 드러내는 편이 아니라서 선생님은 모르시겠지만 기초반 들을 때 당시 전 거의 심산쌤찬양론자였습니다(지금도 마찬가지). 그 때 같이 들었던 수강생 중에 누군가가 저에게 너가 그렇게 심산선생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너에게 처음으로 영화를 가르쳐주는 사람이어서 그런 거일 수도 있다. 그러니 다른 분의 강의를 들어보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하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나에게 스승이라는 존재는 심산 선생님만으로도 과하게 좋다였습니다.

 

선생님은 그 어떤 것보다도 본인의 시나리오를 하나 만들어내는 걸 중요시 여기셨습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 느꼈던 건 시나리오 한편을 쓴다는 건 단순히 70장 남짓의 긴 분량의 글을 써내는 게 아니었습니다. 한 편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자연스레 딸려오는 자료조사, 로그라인부터 캐릭터설정, 트리트먼트, 한 씬 한 씬 써나가는 과정은 어려운 선택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려운 선택의 연속은 선생님께서 스토리텔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부분 중에서도 하나기도 했구요. 하나 하나, 갈수록 커져가는 장애물을 넘어가는 주인공은, 제 시나리오에서의 주인공이기도 했고 제 자신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이 장애물을 넘어가면서 성장하듯, 저 역시 성장해가는 과정에 놓여있겠죠.

 

그리고 저에게 있어 선생님은 저 멀리 2막과 3막 사이 즈음에 있는 가장 어려운 장애물입니다. 시나리오나 어떤 생각을 낼 때마다 항상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욕설과 함께 어디에서나 탐낼만한 좋은 리뷰를 해주시는 과정 속에서 저도 모르게 선생님이란 장애물이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글을 쓸 때의 척도가 선생님이 되었고, 선생님은 좋은 스토리텔링의 척도였습니다. ‘이 정도만 하고 넘어가도 되겠지?’ 하고 생각할 때면 어디선가 선생님이 튀어나와 야 이 아메바 같은 놈아, 내가 그렇게 가르쳤냐하시는 환청이 들려옵니다. 그리고 전 결국 수정을 반복하죠. 그리고 그 수정을 반복한 결과물은, 전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좋은 냄새가 나는 글들이었습니다.

 

동시에 선생님은 주인공 옆에서 그를 도와주는 조력자입니다. 선생님의 알 수 없는 마력은 신기하게도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가 피어나게 합니다. 영화와 이야기를 향한 선생님의 순수한 애정이 보는 이로 하여금 에너지가 샘솟게 한다고 할까요. 선생님의 수업뿐만 아니라 리뷰에서도 뜬금없이 제가 쓰고 있는 이야기의 막힌 부분이 풀릴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 에너지와 함께 가혹한 채찍질... 나태한 제 모습을 늘 반성케 해주셨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선생님과 함께 선생님이란 장애물을 넘는 날은 곧 제 이름이 엔딩 크레딧 각본란에 오르는 날이겠죠.

 

이번 상급반 수강은 많은 분들께 죄송한 마음에 섣불리 말을 꺼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결석도 잦았고, 좋은 작품 읽고 리뷰도 많이 안 했고, 그중 최악은 제 시나리오를 약속한 날에 제출을 안 했던 것이겠죠... 100% 저의 나태함이 빚어낸 잘못들이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제 시나리오를 정성스럽게 리뷰해주셨는데...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혹시 리뷰가 필요하신 시나리오가 있으시다면, 절대 불편해하지 마시고 연락해주세요. 부족한 실력이지만 꼭! 최선을 다해 리뷰 해드리겠습니다. 10기 수강생 형님, 누님, 그리고 좋은 친구^^ 고맙고 감사드리며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생님 저는 11기는 건너 뛰고 더 좋은 모습으로 12기를 기약하겠습니다~. 좋은 가르침 감사드립니다!(이동환)

 

들인 시간과 노력만큼 차이가 난다

 

저도 수강 후기를 올려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됐습니다. 열심히 하지 않아서, 제가 생각해도 너무 창피해서...그 이유 때문이지요. '너의 단점은 영화를 너무 안 본 것이다.'라고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1년 전, 저는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도 제대로 모른 채 심산반을 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드라마교육원을 알아봤으나 시기를 놓쳐 이곳에 왔다는 게 솔직한 이유입니다.

 

그렇게 시나리오에 대해 무지했던 저는 지금도 마지막 리뷰 때 내뱉었던 횡설수설 말들처럼 무얼 써야할지, 어떤 장르를 잘 쓸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알게 된 건 시나리오는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거지요. 들인 시간과 노력만큼 차이가 나는 게 당연한 건데 늦게서야 본 명작 영화와 시나리오를 흉내 내다 결국 마감에 맞춰 후다닥 내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심산 선생님 존경하는 만큼 마지막 리뷰 때 들었던 말 되새기며 제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공을 쌓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어디 가서도 이런 강의는 못 만날 거라 생각합니다. 같이 수업 들었던 동료 분들도요. 바쁜 와중에도 리뷰해 주시고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항상 건강하시고 건투를 빕니다.^^(채정신)

 

시나리오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생생히 목격하다

 

심산스쿨에 발을 들인지 약 1년의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상급반을 마치며 먼저 들었던 생각은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이었습니다. 더 열심히 쓰고 잘할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한계치까지 못 몰아붙인 것에 대한 후회가 컸습니다. 부족한 첫 시나리오를 마치고 초라한 글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다 보니 두려움이 커져서 후반부에 많이 움츠러들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의 수강을 결정했을 때의 마음가짐을 끝까지 이어가진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상급반까지 이어서 들었던 판단은 옳았습니다.

 

다른 동기분들의 글과 냉철한 리뷰 그리고 수업들은 언제나 일주일중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글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에서 기존의 한계치를 넘어서는 모습을 볼 때마다 스스로 많이 놀랐습니다. (정작 그렇게 한계치를 넘어선 경험을 했지만 결과물이 형편없다는 것은 함정입니다) 좋은 시나리오는 농사를 하듯이 장기간 정성을 들여야 나온다는 사실을 다시금 여실히 느꼈고요. 심산반에서는 배웠던 것을 알고 있는 과정에서 그쳤다면 상급반에서는 배웠던 요소에 대해 실천하는 과정 속에서 깊이나 피부로 와닿는 게 남달랐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의 바닥을 너무나 잘 알게 된 걸까요. 부끄러움도 따랐지만 스스로에 대한 불신이 내적으로 지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실베스터 스텔론이 극중에 했던 대사를 떠올렸습니다. “이기는 것이 얼마나 쎄게 때리느냐에 달린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이 맞고서도 계속 전진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그만큼 행동하지 못한 것은 다 저의 부끄러움입니다.

 

이번 상급반 수업의 가장 큰 배움은 제 글을 완성하는 경험도 있지만 아무래도 심산반 때부터 이어서 봤던 시나리오가 여러 수정단계를 거쳐서 50점에 근접하도록 완성되는 과정을 생생히 봐왔던 체험에서 얻은 것 같습니다. 해피엔드를 통해서 제작된 시나리오의 요건에 대해서 철저하게 배웠지만 재밌는 이야기에서 점차 제작사에 제출하기에 적합한 시나리오의 모습으로 살이 붙어가는 과정에서 온 느낌표의 여운이 수업을 마치는 현 시점에서도 남았습니다.

 

상급반 수업을 마치면서 만씬의 법칙에 대해서 더 확실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오탈자도 많고 내용과 별개로 글쓰기 자체로 많은 수련이 필요한 저로서는 넘어야 될 장애물과 코스가 많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뭐든지 미숙하게 숙련된 상태서 하는 작업들이 마법처럼 뿅! 하고 바로 잘 될 일은 없으니까요. 텍스트보다는 이미지에 친숙하게 지내온 오랜 습관 덕에 앞으로도 더욱 처절한 실패와 악수 해야될 게 훤히 그려지지만 과부화된 컴퓨터 마냥 스스로를 가동시켜야 되겠습니다. 아무래도 저한테 현재로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이미지에 대한 기깔난 공상 보다는 텍스트를 오래 접하고 써나가는 과정에 버틸 훈련인 것 같습니다(이창범).

 

시작했으니 끝까지 간다!”

 

지난해 9, 심산반 36기를 등록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첫 뒷풀이 후 집 방향이 같은 선생님이랑 창범이랑 셋이 걸어가는데, 선생님께서 제게 했던 말이 있죠. “나영아, 넌 네 인생에서 마지막 방학이라 생각하고 1년 동안 그냥 즐겨.” 아마도 선생님은 제가 나이도 많고 하니, 정말 시나리오 작가를 해보려고 들어왔다기보다 회사생활이 지겨워 잠시 쉬어가려 왔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사실 저도 그 당시엔 그런 마음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고요.

 

그런데 확실한 건 다시 예전처럼 평범한 직장인으로 돌아가더라도 내 영혼을 하얗게 불태워보고 가자! 라는 의지는 있었어요. 그래야 평생 미련이 안 생길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지난 1년을 나름 치열하게 보냈어요. 학원도 기초반에 이어 상급반까지 가고, 그 속에서 허접하지만 장편 시나리오도 써보고...비록 상급반 초반부터 선생님 덕분에 드라마 보조작가를 하게 되면서 학원을 더 열심히 다니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영화가 아닌 다른 장르의 작가 생활을 경험 할 수 있었다는 것에도 만족하고요.

 

지금은... 다시 평범한 직장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1도 없어요. 종강날 시나리오를 마지막 주자로 제출할 때 뼈 속까지 느꼈거든요. ‘난 정말 갈 길이 멀구나!’ ㅎㅎㅎ 오히려 그 생각을 하니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되든 안 되든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보려고요. 앞으로 제가 어떤 작가로 성장할지 모르겠지만, 제 작가인생의 모태가 된 심산스쿨을 잊지 않을게요! , 상급반 12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선생님 건강하세요. 벌써부터 보고싶다는. 쭈르륵.(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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