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5-12-21 09:59:31 IP ADRESS: *.16.20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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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한층 맛있어지는 즐거운 경험
  
  [rothko62] ㅣ 2004-11-23 ㅣ  [교보문고 독자서평]

    시나리오 작가도 아니요, 지망생도 아닌 그저 영화를 좋아하는 순수한 관객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늘 그래왔듯이 책 소개글을 보고 그 안에 인용된 본문 몇 줄이 흥미를 끌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책은 아주 맛깔나는 요리책처럼 시나리오와 시나리오 작가가 갖추어야 할 여러 요소와 문제들을 마치 "쇠고기 200그램, 간장 한 스푼, 설탕 2/1스푼..."하듯이 설명하고 있다. 즉 요리를 할 때 순서가 있는 것처럼 시나리오를 써나가면서 마주치게 되는 여러 가지 사항들을 차근 차근 집어내어 그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 속 시원한 해결방안과 더불어 구어체로 쓰여진 본문은 자못 신랄하면서도 자주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으면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적이 있다).

  저자는 생생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이지 않게, 다양한 영화 시나리오의 예를 들어가며 좋은 시나리오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놀라운 입심으로 풀어놓고 있다. 그래서 흥미진진한 소설책을 읽을 때처럼 첫 페이지를 펼치고 나면 중간에 책을 덮을 수가 없다. 물론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이라면 훨씬 진지하게 메모도 해가며 곱씹을 구석이 아주 많은 책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마도 나와 대동소이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런 재미로 책을 읽으면서 어느 사이엔가 시나리오에 관한 지식(상식인가?)도 쏠쏠히 챙기게 되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책을 읽고 난 다음의 일이다. 나름대로 영화에 대해서는, 아니 영화를 보는 데 대해서는 누구보다 세심하게 구석구석 놓치지 않는다는 만만찮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영화의 또 다른 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가령 이 책에서 다룬 시간의 압축과 운용에 대한 설명이나 장면전환에 관한 것을 이해를 하고나니 영화를 보는데 그런 점들이 하나 하나 새롭게 눈에 들어오면서 더 한층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 권의 책이 이 정도의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효과를 주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또 하나, 이것은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들 만이 아니라 글을 쓰든 일반 사무를 보든,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할때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저자가 제시한 '시나리오 베껴쓰기'는 어떤 일을 시작할때 사람들이 쏟아야 할 진정한 노력과 겸손을 제안한 것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 그리고 일상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할때 이 책에서 작가에게 당부하는 여러 이야기는 공히 적용되는 사항이다고 본다.
  관객을 집중시키기 위해서 염두에 두어야 할 정서적 기법들에 대해서나, 내면의 외면화 등도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측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시나리오를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친절한(사실 말투는 터프하기까지 하지만 논리와 설명만은 아주 친절하다) 교과서이면서, 자기개발서나 교양서를 찾는 일반인 역시 한번쯤 읽어보아도 좋을 듯 싶다.

  술술 읽어나가며 즐거웠고, 솜씨좋은 언변에 시나리오에 관한 이론들을 쉽게 소화시켰으며, 게다가 영화가 한층 더 맛나게 보이니 이번 독서는 영양가 만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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