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5-12-21 09:59:12 IP ADRESS: *.16.20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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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가 아니라도 ‘이야기’를 쓰려는 사람에게 필독서!!  
  
  하주영 님 | 2004-11-30

  2002년 경 ‘프리미어’에 연재되는 걸 보고 출간되기만 손꼽아 기다렸던 책이다.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득달 같이 샀다. 연재 때 글에 더 추가된 건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내용이 워낙 좋으니까.
  같은 입문서이지만 자기 얘기를 많이 늘어놨던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와는 좀 달라서(아, 물론 그 책도 훌륭하고 좋아하지만), 이쪽은 그야말로 ‘실전 테크닉’으로 가득 차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기까지 하다.  

  시나리오 입문서지만 굳이 시나리오 지망생이 아니라도 이야기 창작에 꿈을 품은 사람, 혹은 지금은 접었어도 한 때 그런 꿈을 품었던 사람이라면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물론 시나리오에만 관련있는 얘기도 나오지만 그것마저도 재미있게 읽힐 정도로 글발이 좋다. 가령 100분 제한에 대한 얘기가 상당히 많이 나오지만 뭐 어떤가? 중간의 저자 말마따나 ‘압축해서 쓸 능력이 있으면 늘려쓰기는 쉬운 법’이다. 알아둬서 나쁠 건 하나도 없다. 게다가 재미있는 걸.  

  일단, 예로 든 거의 대부분의 영화가 내가 아는 영화로 되어 있다. ‘다이하드’ ‘식스센스’ ‘매트릭스’ ‘대부’ ‘터미네이터’ ‘살인의 추억’ ‘초록물고기’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이 간다’ 등등….(가령 ‘다이하드’가 그렇게 위대한 시나리오인줄 처음 알았다. 아니 물론 몹시 재미있긴 하지만 그게 그렇게 ‘타의 모범’이 되는 상업시나리오의 걸작이라니, 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기쁘다. 우훗.) 모르는 영화도 알기 쉽게 설명했다. ‘현기증’ 같은 건 본적 없지만 이 책을 통해 나는 서스펜스가 뭔 뜻인지를 제대로 알게되었다. (왜 sub+spend, 아래로 늘어뜨리다 - 라는 뜻인지)  

  그리고 글이 현대적이다. 쉽다. 특히 드라마의 정의는 탁월하다. ‘누가 뭘 하려고 졸라리 애쓴다’라니, 이보다 명쾌한 설명이 또 어디 있을까. 플롯 캐릭터 갈등의 모든 요소가 저 한 줄에 다 집약되어 있다. 그러나 역시, 가장 가슴을 후벼판 대목은 초입의 이 구절이다.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볼 때 그들의 대부분은 허수(虛數)다. 실제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전력투구하여 한 편의 시나리오라도 완성시킬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쿠억) 대부분은 그저 영화를 좋아하는데 어떻게 하면 그 판에 끼어들 수 있을까를 궁리하다가 ‘가장 만만해 보이는’ 시나리오를 선택한 사람들일 뿐이다. 한껏 예쁘게 봐줘도 그저 어떤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 싶은 정도의 티미한 욕망에 깜빡 속고 있는 사람들이다. (쿨럭쿨럭커억)’  

  뭐, 이런 식으로 좀 가슴 아프기도 하지만, 그래도 읽다보니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했다. 위에서도 언급한 ‘누가 뭘 하려고 졸라리 애쓴다’라는 과정에 옛날 끄적거렸던 스토리들을 대입해보니 재미있었고, 앞서도 말했듯이 일단 읽는 맛이 있는 ‘입문서’라는 것이 참 좋았다. 딱딱하지도 지루하지도 학술적이지도 않고, 현장의 언어가 생생하게 살아숨쉬는 현대적인 글이라는 점이 너무 좋았다.뭔가 소개를 좀더 재미있게 잘 하고 싶은데 능력이 딸려서 잘 안되서 아쉽지만, 아무튼 재미있다. 시나리오나 소설을 써보고 싶지만 마땅한 안내서가 없었던 분들에게 꼭 추천한다.

  [리브로 독자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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