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18-04-15 22:32:56 IP ADRESS: *.13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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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운틴 오디세이저자 심산

산악문학은 최고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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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 최준석 [주간조선] 선임기자

 

심산씨는 알피니스트보다는 산악문학가로 유명하다. 한국 산악인 교육기관인 코오롱등산학교에서 산악문학을 강의한다. 그가 쓴 책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2002), ‘마운틴 오디세이-심산의 알피니스트 열전’(2014)은 꾸준한 인기다. 최근 심산씨는 2002년 책을 보완해 마운틴 오디세이-심산의 산악문학 탐사기라는 제목으로 새로 냈다.

 

산악문학만큼 드라마틱한 게 어딨나. 다른 소설은 못 읽는다. 보다가 던져버린다.”

 

심산씨의 신간에는 41편의 글이 들어 있다. 2002년판보다 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설적인 국내외 산악인들과 그들의 작품이 줄줄이 소개되어 있다. 존 로스켈리의 난다데비’, 라인홀트 메스너의 죽음의 지대’, 헤르만 불의 ‘8000미터 위와 아래’, 제임스 힐튼의 잃어버린 지평선.

 

소개된 책은 대부분 유럽인 작품이다. 실존의 문제를 다루고 고뇌에 차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김영도 한국산서회 고문이 산악문학을 많이 번역·소개해 왔다. “그분이 독일어를 할 줄 알았기에 독일어로 쓰인 산악문학이 한국에 많이 알려졌다. 헤르만 불, 라인홀트 메스너(이탈리아)의 작품이 그분 손에서 나왔다.” 김영도씨는 1977년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를 이끌었다. 당시 대원인 고상돈씨가 산 정상을 한국인 최초로 밟았다.

 

심산씨에 따르면 한국 등반 문화는 독일 영향을 받았다. 독일 등반 문화를 일본이 받아들였고 이게 한국에 자리 잡았다. 버너를 부르는 코펠’, 눈이 와서 미끄러운 산길을 걸을 때 신발에 착용하는 아이젠이 독일어다.

 

그때와는 세상이 달라졌다. 미국 책이 재밌다. 빌 브라이슨이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은 이야기를 담은 나를 부르는 숲이라는 책은 배꼽을 잡게 한다. 코미디를 보는 것과 같다. 그러면서 내용이 있다. 미국은 등산 문화도 유럽과 다르다. 원래 히피가 등산을 좋아했고, 그들은 요세미티에 모여 마약 파티를 하고 놀았다.”

 

심산씨는 “21세기는 개인이 좋아서, 놀러가는 등산을 하는 시대라고 했다. 한때 국가 주도의 원정대가 유행이었고 한국의 에베레스트 원정대도 그 열풍 끝자락 속에서 진행됐다. 일본이 마나슬루를 기를 써서 처음으로 오르고, 독일이 낭가파르바트 초등(初登)을 위해 산악인 30명을 희생시킨 건 국가 간 경쟁 때문이었다.

 

요즘 한국에 오는 서양 산악인은 한국인에게 묻는다. 8000m 14좌 완등 열기에 빠져 있느냐? 어쩌다 보니 14좌 등반자 숫자가 한국이 어느 나라보다 많아졌다. 서양은 7000~6000m급 미답(未踏)봉을 찾는다고 들었다. 등반을 한다고 후원업체가 붙지도 않고, 앞선 등반자가 없으니 등산로 지도도 없는 곳이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한국 산악문학 작품으로 그는 주영의 얄개바위’(2002) 이야기를 꺼냈다. 책 제목 얄개에서 느낄 수 있듯이 재밌으면서도 묵직한 책이다. ‘얄개바위에 실린 저자 소개에 따르면, 주영은 암벽에서 추락하여 병원에 입원하고 1979년 맥킨리 원정 때는 고상돈 대장을 잃었다. 또 산악자전거 사고로 얼굴을 꿰매고, 스노보드를 타다가 기절하고, 물에 빠져 익사할 뻔도 했다.

 

주영은 요즘 중국 칭다오에서 살며 칭다오의 대표적인 산 라오산(崂山) 암벽을 타고 논다. 중국인은 암벽등반을 하지 않는다. 계단이 없으면 올라가지 않는다. 그래서 올라가지 않은 봉우리가 거의 다다. 주영은 암벽에 올라가고 이름을 붙이고 산다. 시간이 남으면 자신의 암벽등반화 매드락을 만든다.” 코오롱등산학교는 수년 전부터 중국인 대상 등반 교육을 시작했는데 그래서인지 요즘은 중국인도 암벽등반을 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정광식의 영광의 북벽은 심산씨가 낄낄대고 읽은 책. 그는 1982년 아이거북벽을 올랐고, 1991년 에베레스트 남서벽을 등반했다. “유머가 있는 사람이었다. 정광술이 별명이었고.” 정씨는 지난 319일 네팔에서 실족사했다. 산악인 엄홍길씨의 휴먼재단네팔지부장으로 일했는데 재단이 학교를 짓고 있는 지방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문상을 갔다. 산악인이 거의 다 왔다. 첫날 문상객이 마신 소주가 1000병이 넘는다.”

 

꿈 속의 알프스’(1989) 저자 임덕용은 암벽등반으로 유명한 악우회출신이다. 1970년대 전설적인 클라이머인 허욱, 윤대표가 악우회 출신이다. 임덕용은 알프스 등반 이후 한국에 오기 싫다고 귀국하지 않았다.” 홍익대 미대를 나온 그는 이탈리아에 자리 잡고 디자이너로 변신했다. 2007년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DNA는 불가능에의 도전이라는 책으로 냈다. 돌로미테 인근의,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1944년생)와 한 동네에 살고 있다고 했다. 현재 꿈속의 알프스 등산학교교장을 맡고 있는데 돌로미테를 찾는 한국인 트레커들과 알프스를 같이 걷고 있다고 했다.

 

심산씨는 그 많은 사람이 백두대간을 뛰었지만, 쓸 만한 백두대간 문학이 나오지 않았다고 딱해했다. 백두대간에는 신작로가 나고 관광지가 될 정도가 되었으나 보고서와 같은 책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역사와 문학이 들어간 백두대간 문학이 나와야 한다. 인문학이 담겨야 한다. 빌 브라이슨 책을 보면 얼마나 재밌는가?”

 

그는 최근에는 서울 주변의 산에 빠져 있다. 2016, 2017년 두 해는 수락산만 갔다. 매주 갔는데 100번은 될 것이라고 했다. 수락산에서 김시습의 흔적을 찾기도 했다. 김시습은 수락산에서 10년간 살았다고 했다. 박세당의 고택도 수락산에 있다고 했다. 요즘은 관악산과 삼성산 옆에 있는 호암산에 다닌다고 했다. 호암산이란 이름은 낯설었다. 그는 호암산만 넉 달째 다닌다며 하나의 산을 안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산행 결과를 ○○산 인문산행이라는 제목으로 낼 예정이다. 인왕산, 북한산, 관악산이 그 후보들이다. ‘서울은 산이다라는 제목의 책도 구상을 마쳐놓고 있다.

 

그는 알려진 시나리오 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들의 선생님이다. 정우성 주연의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9)가 그의 작품 중 일부다. 대학 시절(연세대 불문과 81학번)부터 소문난 문재(文才)이기도 하다.

 

[주간조선] [2503] 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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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8.04.1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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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본문 중 일부 오탈자나 오류가 있는 부분은 제가 수정하였습니다

 

좋은 기사를 써주신 최준석 선임기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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