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6-09-05 22:48:28 IP ADRESS: *.51.16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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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의 3대 요소? 구조, 구조, 구조!
윌리엄 골드먼(William Goldman, 1931-    )

연재가 마무리되어 가면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 공식적인 집계로 3만명이 넘는 할리우드작가들 중에서 50명만을 추려내려고 하니 누구를 넣고 누구를 뺄 것인가 하는 문제가 골머리를 썩힌 것이다. 할리우드로부터는 연일 왜 나를 50명 안에 포함시키지 않느냐는 항의메일이 답지했다, 고 하면 물론 새빨간 거짓말이 되겠지만, 여하튼 나는 본의 아니게도 막중한 책임(?)을 떠맡은 인선위원장이 되어 나름의 가슴앓이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연재의 대미를 어떻게 장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낙점을 해둔 바 있다. 어차피 아카데미즘보다는 저널리즘에 많이 기대고 있는 연재이니만큼 우리 나라에 가장 많은 작품이 소개되어 있는 할리우드작가를 소개하는 것이 마땅한 피날레가 되리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윌리엄 골드먼은 20편이 넘는 작품들이 국내에 출시되어 있는 유일한 작가다. 이때 ‘유일한’이 수식하고 있는 범주에는 할리우드 작가는 물론이고 충무로 작가까지 포함된다. 할리우드와 충무로를 통틀어서 100편 이상의 작품을 남긴 작가들은 많다. 그러나 20편 이상의 작품이 국내에 출시되어 있는 작가는 윌리엄 골드먼이 유일하다. 이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 적어도 국내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그의 작품들이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왔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그의 작품들을 보고 울고 웃으며 한 세상을 살아왔다. 물론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는 그에게 아카데미 트로피를 안긴 [내일을 향해 쏴라]나 [대통령의 음모]를 꼽을 수 있겠지만, 뒤의 필모그래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외에도 참으로 다양한 장르의 대중적 상업영화들이 그의 손끝에서 탄생하여 우리나라 극장과 비디오 가게를 점령했다. 환갑을 넘긴 1990년대 이후에 오히려 더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는 사실이 대단히 인상적이며 더할 수 없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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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먼은 시나리오 작가의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글쓰기의 모든 장르에서 일가를 이룬 전방위 작가다. 그가 최초로 천착한 장르는 장편 소설로 1963년에 발표한 [빗속의 병사]가 그의 데뷔작이다. 이후 그는 10편이 넘는 장편 소설을 발표했고, 그것들 중 직접 시나리오로 각색한 작품들이 [마라톤 맨], [마술], [미스터 혼], [히트], [프린세스 브라이드] 등이다. 이중 [마술]과 [미스터 혼]을 제외한 작품들은 모두 국내에 출시되어 있다. 골드먼은 소설과 시나리오 이외에도 희곡과 에세이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았는데, 특히 [영화산업의 모험]과 [하이프 앤 글로리]는 오랜 세월 동안 할리우드에서 생활하면서 쌓아온 냉소적인 지혜와 실용적인 지식이 압축되어 있는 뛰어난 에세이로 평가받는다. 이른바 ‘꿈의 공장’이라 불리는 할리우드 영화산업을 뼛속 깊이 이해하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골드먼은 로버트 타우니와 더불어 할리우드 최고의 스크립트 닥터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드라마투르기에서도 ‘도사’의 경지에 올라서 있어 그와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지 않은 시나리오 작법서를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신봉하는 드라마투르기가 지극히 단순명료하다는 사실이다.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세 가지만 꼽아달라는 질문에 대하여 “구조, 구조, 구조”라고 답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화이다. 요컨대 그는 다루는 소재에 대해서는 클래식한 3장 구조를 관철시키고야마는 고지식한 원칙주의자인 셈이다. 다양한 형식실험이 감행되고 있는 요즈음, 한번쯤 귀기울여볼 만한 거장의 교훈치고는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괴테도 말했다. 진리는 단순하다고. 내년에는 이 거장의 고희기념작품으로 [쥬라기공원3]이 완성될 예정이다. 연재가 계속되는 동안 분에 넘치는 성원과 격려를 보내준 모든 분들께 깊이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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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필모그래피

1969년 조이 로이힐의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76년 앨런 파큘라의 [대통령의 음모](All the President's Men)ⓥ★★
1977년 존 슐레진저의 [마라톤맨](Marathon Man)ⓥ
1977년 리처드 아텐보로의 [머나먼 다리](A Bridge Too Far)ⓥ
1983년 필립 카우프만의 [필사의 도전](The Right Stuff)ⓥ
1988년 아이반 라이트먼의 [트윈스](Twins)ⓥ
1990년 로브 라이너의 [미저리](Misery)ⓥ
1992년 리처드 아텐보로의 [찰리 채플린](Chaplin)ⓥ
          존 카펜터의 [투명인간의 사랑](Memoirs ofan Invisible Man)ⓥ
1993년 애드리언 라인의 [은밀한 유혹](Indecent Proposal)ⓥ
1994년 리처드 도너의 [매버릭](Maverick)ⓥ
1996년 제임스 폴리의 [챔버](The Chamber)ⓥ
1997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앱솔루트 파워](Absolute Power)ⓥ
1999년 사이먼 웨스트의 [장군의 딸](The General's Daughter)ⓥ

ⓥ는 비디오 출시작
★★는 아카데미 각본(색)상 수상작

[씨네21] 2001년 1월 2일

오남경

2006.09.06 02:43
*.147.62.152
이 야심한 밤..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나의 나만의 로버트레드포드! 어떻게 그가 70대 노인이냔 말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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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06.09.06 10:19
*.237.81.93
내가 늘 하는 농담 하나: "나와 무라카미 하루키와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 뉴먼의 공통점은?"
답변: "모두 소띠다..."^^
그렇다면? 나는 45세, 하루키는 57세, 레드포드는 69세, 뉴먼은 81세...^^
레드포드와 가장 많은 영화를 함께 한 작가는? "당근 윌리엄 골드먼!"^^

한수련

2006.09.06 15:13
*.254.86.77
폴뉴먼... 81세라니.... '허슬러' 보고 반해서 사진을 찾아봤더니 어느새 할아버지더군요.
그래도 80을 넘겼을 줄은 몰랐어요. 이건 거의 밀란쿤데라 수준....그러나 50년을 뛰어넘는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두근두근^^

김보석

2006.09.08 12:35
*.247.102.29
120페이지 분량의 시나리오를 쓴다고 하자.
시나리오는 몇 행씩 띄엄띄엄 쓰는 것이며, 또한 여백이 많이 있다.
하루에 3페이지 분량도 쓰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하루에 3페이지 분량의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절대로 많은 양의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절대로.

윌리엄 골드만의 이 말을 모니터 앞에 붙여놓고 늘 반성하고 있습니다.
profile

심산

2006.09.08 17:29
*.254.86.77
ㅋㅋㅋ 카리스마짱, 골드먼 할아버지...^^

박재형

2010.01.30 00:03
*.143.31.76
오 마라톤맨~! 정말 끝내준다고 생각했던 영화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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